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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날도 어두워지지 않았는데 벌써 급한 거예요?”

남자는 조금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흥미로워 보였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말투로 상대에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까 철렁 내려앉았던 가슴이 찌릿하고 아파졌다.

그녀는 차갑게 그의 팔을 내치고 침대 서랍에서 두 장의 문서를 꺼내 그에게 던졌다.

“사인해요.”

여전히 미소 가득하던 강남천의 얼굴은 문서를 확인하고 차갑게 굳었다.

“지금 저랑 이혼하려는 거예요?”

“저는 당신을 사랑해서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제 사랑하지 않으니 이혼하는 게 맞겠죠.”

도예나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이혼이 기업과 아이들에게 줄 타격을 생각해서 대외적으로는 이혼 사실을 밝히지 않도록 하죠. 아이들이 적어도 8살이 되고 나서 알려줄 생각이에요. 그전까지는 이 별장에서 머물며 아내와 엄마의 의무를 해줄게요.”

강남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날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고 하면 제가 믿을 것 같아요?”

“당신도 날 사랑하지 않잖아요.”

도예나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냉소했다.

“당신은 하룻밤 사이에, 나에 대한 사랑을 저버렸죠. 저는 이 사랑을 정리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어요. 이 감정에 있어 더 차가웠던 건 당신이에요.”

강남천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이 여자, 생각보다 쉽지 않은 걸.’

도예나처럼 별 볼 일 없는 가문의 사람이 강씨 가문에 시집을 왔으면 앞으로의 인생은 탄탄대로일게 뻔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모든 걸 포기하다니.

‘내 사랑이 강현석보다 못하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 관심을 갈구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러나 그녀는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그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서류를 꺼낸 걸 보아 아마 서류는 훨씬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가 싫다고 하면요?”

도예나는 이런 그의 반응을 예상했다.

그녀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이혼을 하면 당신은 자유에요. 당신이 다른 여자와 무엇을 하든 전혀 터치하지 않을게요. 기사로 나오지 않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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