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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그는 침대 옆 서랍에서 서류 하나를 건넸다.

도제훈이 잠시 멈칫하다가 서류를 꺼내 보았다.

“저한테 회사 하나를 주시는 거예요?”

“내가 말했잖아. 세훈이와 세윤이가 있는 건 너도 챙겨줄 거라고.”

강현석이 덤덤하게 말했다.

“너한테 비서를 찾아줄 테니 필요한 건 비서에게 부탁하면 될 거야.”

강세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오랫동안 졸라도 나한테는 회사를 주지 않으셨는데 아빠는 왜 갑자기 도제훈 이 녀석에게 주는 거야?'

‘세상에! 아빠는 이젠 나를 사랑하지 않으시는가 봐!'

‘사랑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옮겨가는였어!'

강세윤은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다……

도예나는 가만히 문 어구에 서 있었는데 강현석의 말에 저도 모르게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서류를 확인해보니 회사 이름만 보아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다루는 인터넷 회사였다.

‘어린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회사를?'

네살밖에 되지 않는 제훈이가 아무 고민 없이 자랄 수 있기를 그녀를 바랐다. 그래서 회사 관리와 같은 일은 18살을 넘기고 생각하고 싶었다.

도예나가 입을 열려는 찰나 한참이나 아무 말도 없던 강세훈이 입을 열었다.

강세훈은 강현석과 가장 닮아있었다. 말없이 얼굴을 굳힐 때면 강현석의 축소판이 따로 없었다.

“그러면 저도 예나 이모를 엄마라고 불러도 되죠?”

말을 하고 나서 그의 얼굴과 귓불이 모두 빨개져 버렸고 그는 부끄러운 마음에 시선을 피했다.

도예나는 이런 아이가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강세훈과 시선을 마주하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당연하지. 나는 세훈이 엄마니까 세훈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야.”

강세훈은 코끝이 시려왔다.

코끝이 시리고 눈이 찡해지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솟구쳤다.

아이는 참지 못하고 도예나의 품에 폭 안기며 말했다.

“엄마…….”

“그래, 착하지. 우리 세훈이 참 착해…….”

도예나는 아이를 품에 안으며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꼈다.

그녀의 네 아이 모두 건강히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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