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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병실 밖 복도에서, 목마를 타고 있는 수아의 곁을 세 남자아이들이 에워싸고 있다.

그 중 수아의 앞에 엎드린 강세윤은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수아야, 오빠라고 해 봐, 빨리 오빠라고 불러봐!”

그러자 수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세윤 오빠.”

“아이고, 아니야, 둘째 오빠라고 불러야지! 나는 너의 둘째 오빠야, 둘째 오빠! 빨리 불러 봐.”

“둘째 오빠.”

그때, 강세훈도 다가왔다.

“나는 큰 오빠야. 불러 볼래?”

“큰 오빠.”

말을 잘 듣는 수아는 시키는 대로 다 말하고 있었다. 한편, 도제훈은 상당히 우울했다. 엄마와 여동생을 다 뺏긴 것 같은 기분에 너무 슬펐던 것이다.

“얘는 셋째 오빠야.”

강세윤이 도제훈을 가리키며 말하자, 도제훈의 얼굴이 금방 굳어지며 말했다.

“내가 너보다 크거든! 왜 네가 둘째 오빠고 내가 셋째 오빠야?”

“아빠가 내 나이가 너보다 많다고 하셨어!”

강세윤이 득의양양하게 머리를 들며 계속 말했다.

“내가 형이고 네가 동생이니까, 나를 둘째 형이라고 불러야지!”

몇 년동안 동생으로 지냈던 그는 마침내 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도제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아이큐를 생각해 봐, 형이 될 자격이 있는지!”

강세윤도 지지 않고 말했다.

“내 아이큐가 뭐가 어때서, 나도 똑똑해!”

눈이 커진 두 아이가 싸울 지경이 되자, 강세훈은 머리가 아팠다. 전에는 도제훈이 성숙하고 듬직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유치할까? 세윤이와 바보처럼 싸우다니.

강세훈이 두 동생을 떼어 놓는 사이, 목마를 타고 있던 수아가 갑자기 움츠러들어 세 오빠들 뒤에 숨었다. 수아가 포도 같은 맑은 눈동자로 복도 반대편을 경계하며 바라보자, 세 아이들도 동시에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복도 저쪽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은색 가며이 씌워져 있었으며, 가면의 차가운 빛이 유난히 무섭고 기괴해 보였다.

수아는 물론이고 강세윤도 조금 무서웠지만 대담하게 수아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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