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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진심인지 오해인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여승재에 원서윤은 예상했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여승재는 이 세상 모든 나쁜 말은 다 저를 형용하는데 쓸 것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민예원만은 아무 잘못도 없다고 싸고도는 게 바로 여승재였다.

그렇게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정원준이 입을 열었다.

“승재야, 이번엔 너랑 예원 씨가 오해한 거야, 서윤 씨는...”

“대표님, 한번은 지각하고 한번은 상대편 속임수에 걸려들어서 다 제가 수습하게 만들고 저번 인터뷰 때는 없는 말 지어내면서 다른 사람 공로 채가려고 한 건 진심인가요 아니면 오해인가요?”

어떤 순간에도 민예원만 감싸고 도는 여승재가 꼴 보기 싫었던 원서윤이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뱉어냈다.

애초에 뭐 그리 잘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민예원이 남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 여승재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하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정원준은 자꾸 여승재를 긁어대는 원서윤에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원서윤 씨, 진짜 어쩌자고 이래요!”

여승재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민예원을 감싸 안은 채 원서윤을 바라보았다.

원서윤은 크고 따뜻한 손으로 민예원의 등을 쓸어주는 여승재를 보면서도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그 답을 듣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가 원하는 건 언제나 예원이었어.”

“선생님!”

그 말에 감격한 민예원은 우는 것도 멈추고 여승재를 바라보았다.

원서윤은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흐드러지게 핀 독말풀마냥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럼 몇 년 간 제대로 소원성취하셨네요.”

“원서윤 씨!”

정원준은 그만하라는 듯 그녀를 잡아당겼지만 원서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승재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입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니 빨갛게 부어오른 그의 볼이 눈에 띄었다.

누구한테 맞은 것 같은 볼에 원서윤은 불현듯 어젯밤의 일이 떠올랐다.

거의 반쯤 눈을 감고 있어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꿈이라 생각하고 여승재의 뺨을 연속 때린 것만은 생생하게 기억났다.

“원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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