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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친인척 하나 없는 피라드의 매정한 거리에서 원서윤은 정말 죽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이 지긋지긋한 삶을 끝내려던 그때, 원서윤 앞에 신사다운 남자 하나가 나타나서 웃으며 말했다.

“죽고 싶어요? 며칠만 더 살아주면 안 돼요? 버리려고 했던 목숨 나 좀 빌려줘요, 나한테 당신이 너무 필요해요.”

그 남자의 말에 홀려 원서윤은 또 다른 지옥으로 제 몸을 내던졌다.

“아!”

“아아아!”

원서윤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며 비싸 보이는 거, 아니 던질 수 있는 건 모조리 집어던지고 깨부쉈다.

그렇게 원서윤은 산발이 된 채로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두려운 것도 아니었고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았다.

그저 원서윤은 자신이 살아왔던 세상이 너무 추워서, 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추워서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또 다른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것만 같아 숨이 막혀왔다.

그때 원서윤의 핸드폰이 울렸고 여승재에게서 온 친구신청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원서윤, 왜 나 차단해?]

여승재가 다른 번호로 보낸 친구신청임을 알기에 원서윤은 무시했지만 여승재는 포기하지 않고 1, 2분 건너 한 번씩 친구신청을 보내왔다.

[다시 추가해.]

[별장 안 갖고 싶어?]

[왜 전화도 안 받는 거야?]

[원서윤, 보고 싶어.]

[우리 계속 보던 데서 기다릴게. 네가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할 말이 있어.]

“원 선생님? 원 선생님!”

“원 선생님이 자해를 하시다가 과다출혈로 쓰러진 것 같아, 얼른 병원으로 모셔!”

원서윤이 시끄럽다고 컴플레인을 넣었던 사람들도 피를 흘리며 실려 나가는 그녀를 보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원서윤의 핸드폰은 오가는 사람들에 의해 밟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튿날 아침, 커튼을 뚫고 얼굴에 비치는 눈 부신 햇살에 원서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곧바로 들려오는 유지훈의 목소리에 원서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서윤아, 이젠 이런 식으로 나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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