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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너도나도 고고한 척 원서윤을 두고 수군거렸지만 원서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민예원을 보고 웃으며 대꾸했다.

“사모님, 아직 임신하신 지 3개월도 채 안 됐는데 벌써부터 태동이 있다면 유산이나 다른 질병을 의심해보셔야 해요. 아이랑 사모님 다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되는 축복을 남기고 뒤 돌아가던 원서윤이 갑자기 다시 돌아와 말했다.

“아, 사모님, 산모 수첩에 혼인신고서 복사본이 없던데, 까먹으신 거예요?”

“나는...”

그 말에 민예원이 대꾸도 못 하고 어버버 거리고만 있다 원서윤을 두고 수군대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민예원을 보며 말했다.

“설마 둘 다 첩인 거야? 그래도 저건 임신이라도 했으니 좀 더 나은가.”

“임신한 게 더 젊긴 한데 얼굴과 몸매만 보면 처음이 낫지.”

사모님들의 말에 남들 앞에서 치부가 까발려진 듯한 수치심이 밀려온 민예원이 불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

“됐어, 울지 마. 애한테 안 좋아.”

제 와이프가 울자 마음이 아픈 건지 여승재는 민예원을 껴안고 원서윤을 보며 표정을 굳혔다.

“원서윤 씨, 그런 얕은수 쓰지 마요. 예원이는 아직 어려서 원서윤 씨 상대가 안 돼요.”

“그럼 대표님이 사모님한테 저랑 거리를 좀 두라고 전해주세요, 안 그러면 저도 어쩔 수가 없거든요.”

여승재에게 남은 건 증오뿐이었고 그 옛날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은 이미 먼지투성이가 돼버린 지 오래였기에 원서윤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어 보이고는 뒤돌아 자리를 뜨려 했다.

“원서윤 씨, 거기 서요.”

하지만 원서윤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걸 보는 여승재는 화가 나서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 때문인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았다.

여승재가 사랑하는 건 민예원이고 그녀를 위해서 원서윤을 조롱하고 무시하고 또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기까지 했었다.

그러면서도 원서윤이 저를 대하는 태도에 이렇게 화를 내는 게 원서윤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5년 전, 화재가 있었던 그 밤, 둘 사이에 남았던 감정은 전부 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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