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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죄송하지만 아가씨의 개인 정보가 명단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전국적인 정상회담은 그 직원들도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훈련을 거친다.

그래서 직원은 원서윤의 체면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이 일을 해결할 방안을 웃으며 제시했다.

“소개해주신 분에게 무언가 착오가 있었을 수도 있으니 연락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아주 친절한 말투였지만 그 말인즉 이렇게 어설픈 초대장으로는 절대 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때 뒤에서 기다리던 부잣집 사모님들이 갑자기 소리를 높이며 원서윤을 밀어냈다.

“좀 비켜줄래요? 우리 다 시간 없는 사람들이거든요. 당신이랑 우리들은 달라서 시간이 금이라고요.”

거칠게 밀어대는 여자들 때문에 원서윤의 하이힐이 하필 계단 틈 사이에 껴버려 중심을 못 잡은 원서윤이 그대로 바닥에 넘어질 뻔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뭐야, 꽃뱀 주제에 초대장 위조로 안 되니까 이젠 가짜 쇼까지 하는 거야? 왜 혼자 넘어지고 난리래?”

“아!”

이 날카로운 비명소리는 원서윤이 아니라 민예원에게서 흘러나온 것이다.

차에서 내리던 민예원은 여승재의 팔짱을 끼고 화려하게 치장한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했는데 여승재가 빛의 속도로 앞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허공만 잡게 된 것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넘어질 뻔한 원서윤을 보고 달려간 걸 보면 다른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원서윤 씨, 어린애도 아니고 뭘 자꾸 넘어져요. 걸을 줄도 몰라요?”

여승재가 넘어질 뻔한 원서윤을 받쳐 들자 원서윤은 민트향이 진하게 퍼지는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

저 향수는 원서윤이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직접 만든 향수였는데 그때 동아리 부장이 그런 말을 했었다.

“후배님들, 내가 신기한 거 하나 알려줄까? 향수 만들 때 정성을 다해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대.”

그때 원서윤의 소원은 여승재도 어릴 때처럼 저를 사랑해주는 것이기에 그 마음을 담아 향수를 만들었지만 바로 여승재에 의해 차가운 바다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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