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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여승재의 검은 눈동자는 그게 무엇이라도 얼려버릴 정도로 차가웠다.

그런 눈으로 원서윤을 응시하던 여승재가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후회할 짓 하지 마, 네가 감당할 수도 없는 결과면 어쩌려고 그래.”

말을 마친 여승재는 민예원이 사라진 쪽으로 빠르게 따라갔다.

그들이 떠나자 정원준이 원서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윤 씨는 가만 보면 정말 겁이 없는 것 같아요. 왜 자꾸 여승재를 건드려요?”

하지만 원서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그게 뭐 어때서요? 제가 고분고분 가만히 있는다 해도 여승재는 어차피 절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

“대표님은 우리 집안일에서 손 떼실 거에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며 묻는 원서윤에 한동안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정원준이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

“진짜 악연이네요, 정말 원서윤 씨가 본 게 전부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럼 서윤 씨도 승재도 이렇게 서로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3일 뒤, 원서윤은 여승재가 말했던 감당 못 할 결과가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정말 말 그대로 저주인 것 같았다.

전에 민예원 때문에 본사로 돌아갔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해고되었고 이 업계에는 발도 못 붙일 정도로 소문이 안 좋아져서 다른 곳에 이력서를 넣어봐도 받아주는 데가 없었다.

그리고 석사, 박사 학위를 따려는 사람들도 학원 하나 신청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들의 사정을 전해 들은 원서윤은 일부러 연차를 쓰고 직원들과 같이하는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3일 동안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던 직원들도 원서윤을 보자마자 안 좋았던 기억들은 다 떨쳐버리고 다 같이 웃는 얼굴로 그녀를 마주했다.

한우영은 여전히 긍정적인 척 말했다.

“걱정 마세요 비서님, 공무원 못 해도 엄마 아빠 슈퍼 일 물려받아서 하면 되니까 굶어 죽지는 않는다니까요.”

“맞아요, 우리 집도 차 수리하는 쪽에서 일한 지 오래돼서 일 년에 1억 정도는 벌어요!”

그들의 말에 다른 직원들도 잇따라 가업을 물려받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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