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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누나, 왜 나 피해?”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불어넣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방이연에 원서윤은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방이연은 바로 펄쩍 뛰며 말했다.

“여승재 그 자식은 어디 가서 대가리라도 맞았대? 민예원 그 발연기를 보고 어떻게 믿지? 그런 놈이 무슨 세계 1위 협상 전문가야, 나사 하나 빠진 놈 같은데.”

방이연이 대신 화내주니 원서윤은 서운함이 가시는 것 같아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원서윤은 여승재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관심이 없었다.

5년 전 그 일이 있은 뒤로 둘은 원수가 아니면 원수가 되어가는 사이였기에 애초에 저를 싫어할 사람에게 좋은 말을 기대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방이연 말대로 원서윤과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 늘 그를 향해 웃어 보이는 게 힘들었는데 이렇게 저 대신 화를 내주는 사람이라도 있으니 그게 또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누나, 가자. 내 아지트 보여줄게.”

그전에 먼저 정형외과에 가 보았지만 전문의 말로는 뼈에는 문제가 없는데 주변 근육이 놀란 거라 약만 잘 바르고 조심하면 금방 나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원서윤은 약을 바르고 깁스까지 하고 난 뒤 방이연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위층까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에서 옥상까지 가려면 캄캄한 복도를 지나야 했기에 방이연이 그녀 앞에 주저앉으며 웃어 보였다.

“누나, 내가 업어주고 싶어.”

업어준다는 게 아니라 업어주고 싶다고 말하는 방이연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원서윤은 천천히 그의 등에 몸을 기댔다.

하지만 그래도 몸이 완전히 닿는 건 좀 어색해서 원서윤은 허리에 힘을 주고 있었는데 그걸 알아챘는지 방이연이 갑자기 휘청대자 원서윤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의 목을 꼭 감싸 안으며 몸을 방이연의 등에 붙여버렸다.

그에 사탕을 받아 신난 아이처럼 환하게 웃던 방이연이 손을 뒤로해 원서윤의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누나, 왜 이렇게 부끄러워해? 우리가 남도 아닌데 그냥 나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대해.”

동생이라는 단어가 방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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