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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그래, 이건 분명히 꿈이었다.

정원준한테 들은 말에 의하면 여승재는 민예원을 위해 제 목숨도 바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 같았는데 그런 그가 자신의 귀에 대고 노래를 불러준다는 사실을 원서윤은 믿을 수가 없었다.

“좀 괜찮아졌어?”

꿈이라서 그런가 여승재의 말투는 전처럼 날이 서 있지 않았다.

아예 자신을 안아 침대에 눕히는 그의 행동에 원서윤은 어차피 꿈인 김에 한 번쯤은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푹신한 침대에 몸을 뉘인 원서윤은 여전히 잘생긴 여승재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오빠, 가까이 좀 와봐.”

“왜.”

여승재가 가까이 다가오자 원서윤은 빠르게 그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미친 여우처럼 웃어대며 말했다.

“여승재, 내 지난 5년이 어땠는지 네가 알기나 해? 돌아오자마자 우리 아빠가 준 별장으로 네 와이프랑 같이 나 괴롭혔잖아.”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원서윤은 두 손으로 여승재의 볼을 잡고 늘리며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냈다.

“여승재, 이거 하나는 똑똑히 알아둬, 5년 전의 나한테 여승재는 엄청 소중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말을 하던 원서윤은 갑자기 여승재의 얼굴에 가슴이 닿아버릴 정도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지금 넌 나한테 상종할 가치도 없는 놈이야!”

여승재가 민예원을 사랑하든 말든 원서윤은 더 이상 그런 것엔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에게서 아빠의 별장을 되돌려받아서 동생을 데려오는 것 그뿐이었고 여승재의 가치고 그게 전부였다.

“여승재, 나한테 넌 아무것도 아니야. 쓰레기만도 못한 존재라고...”

흐르던 눈물도 말라붙어버렸고 목도 다 쉬어버렸다.

그렇게 정신줄을 놓고 분풀이를 하고 나니 원서윤은 기진맥진해서 침대로 쓰러지듯 누워버렸다.

원서윤이 마지막으로 들은 건 조롱 섞인 여승재의 말이었다.

“원서윤, 네가 했던 말 잊었어? 증오도 미련이 남아서 존재하는 거랬잖아. 넌 날 증오하는 만큼 사랑하잖아. 내가 모를 것 같았어?”

그날 밤 원서윤은 지독한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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