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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뒤를 돌아보니 진윤아가 문가에 서서 나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굳은 미소를 지었다.

“문 대표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잠깐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문지성의 눈빛이 조금 더 어두워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 문지성의 감정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서류를 품에 안고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서늘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짧은 순간 강렬했다가 점점 희미해지며 멀어져 갔다.

멀어져 가는 내 발걸음 소리 사이로 진윤아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점심에 우리 나가서 파스타 먹을까요?”

“그래.”

남자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뒤따랐다. 그 속에는 다정함과 애정이 가득했다.

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두 사람의 대화가 더 이상 내 머릿속에 자리하지 않도록, 애써 털어내려 했다.

...

하루 종일 진윤아는 나에게 붙어 이것저것 질문을 퍼부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진윤아가 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언니, 이따가 제 남자친구가 저를 데리러 올 거예요. 우리 같이 저녁 먹으러 가요!”

문지성과 진윤아와 함께 밥을 먹다가는, 나는 먹은 음식 한입도 제대로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초대는 고맙지만, 윤아 씨와 남자친구의 달콤한 데이트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서둘러 서류를 챙기고, 진윤아가 나를 붙잡기 전에 빠르게 사무실을 나섰다.

차를 몰고 가는 중,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잠시 차를 세워 기다렸지만, 전혀 교통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어디선가 소란스러운 말다툼 소리가 들려왔다.

“이 노인네, 당신이 우리 마누라를 쳤으니 당연히 돈을 내고 치료비를 내야지. 돈도 안 내고 발뺌할 셈이야?”

나는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때 들려온 대화가 이러했다.

고급차 한 대 앞에서 우아한 차림의 할머님이 서 있었고, 그 앞에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남자가 서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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