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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대체 어디서부터 문 대표님을 오해하시게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모르시겠지만,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건, 소문이나 스캔들 덕이 아닙니다.”

‘아무리 상사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나를 모함하는 건 용납할 수 없어!’

‘이런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나뿐만 아니라 안석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거야.’

문지성은 냉랭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야 할 겁니다.”

그 한마디가 나의 분노를 가볍게 자극했다.

그때 마침 진윤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 분 왜 그러세요? 처음부터 갈등이 있던 건가요? 혹시 전에 아는 사이였나요?”

“아니.”

“처음 뵀어요.”

우리 둘은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대답하자마자 서로 고개를 돌렸다.

‘차라리 내가 문지성을 모르는 편이 더 나았을 텐데!’

‘어릴 때는 다들 철없는 남자를 사랑한다고들 하지만, 나는 정말 눈이 멀었던 게 분명해.’

...

진윤아는 나와 문지성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얼굴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문지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하 팀장과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 한마디에 진윤아의 얼굴에 보조개가 패였다.

진윤아는 문지성의 옷소매를 잡고 애교를 부렸다.

“그런 말 하지 마요. 언니 참 좋은 분이에요. 저를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그렇죠, 언니?”

나는 말없이 어색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언니, 안 대리님과 사귀는 거 맞죠?”

나는 반박하려 했지만, 방금 문지성의 말이 떠올라 입을 다물었다.

‘반박해봤자 믿지도 않을 텐데.’

문지성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물어봐도 인정하지 않을 거야.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라서.”

나는 입을 열었다가 할 말을 잃었다. 어쨌든 내가 더 말해 봤자 소용없을 것이고,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진윤아는 무척 흥분한 모습이었다.

“그럼 너무 잘됐네요! 언니, 안 대리님이랑 꼭 잘 해보세요. 나중에 저 오빠랑 결혼식 할 때 우리 같이 할 수 있잖아요!”

내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결혼식,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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