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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 사람은 이미 방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벤틀리 차 키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을 꺼내 진윤아에게 문자를 작성했다.

[갈게요...]

그러나 문자를 보내기도 전에 진윤아가 방에서 나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다행이네요! 언니, 아직 안 갔네요!”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언니,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뭘 도와줘요?”

진윤아는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나는 더욱 의아해졌다.

“무슨 일이에요? 혹시 문 대표님에게 무슨 일 생긴 거예요?”

내 마음속에 걱정하고 있긴 하지만, 가능한 한 차분하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손으로 옷자락을 쥐고 잠시 망설이더니, 아주 천천히 잘 접힌 종이를 내게 건넸다.

“이건 뭐예요?”

진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은 부끄러워서 빨개졌고,

“이거 가지고 나가면 알 거예요. 저는 지금 나갈 수가 없어서... 부탁해요.”

말을 마친 진윤아는 방을 슬쩍 바라보며 얼굴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이상하네...’

나는 의심하면서 핸드폰을 보았는데, 택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10분 정도 더 걸릴 것 같았다.

아래층에 있는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 오는 데는 10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나는 폰을 쥐고 밖으로 나섰다.

마트에 도착해 종이를 펼쳤을 때, 그 위에 적힌 글자를 본 순간 수치심이 밀려왔다.

‘진윤아는... 어떻게... 나한테...’

‘그러니까 오늘 밤, 둘이 내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겠다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피임도구까지 사 오라고 한 거야?!’

나는 종이를 꼭 쥐었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내 가슴속은 마치 누군가가 세게 움켜쥐고 있는 듯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팠다.

결국 나는 마트를 빠져나와 길가에 섰다.

찬바람이 불어오자, 나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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