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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안석현이 내게 말했다.

“내가 흑기사 할게.”

나는 급히 그를 막았다.

“안 돼, 내가 마실게.”

그러나 안석현은 단호하게 내 손을 뿌리치며, 아무 말도 없이 첫 잔을 단숨에 마셨다.

그리고 두 번째 잔을 집어 들었다.

나는 그가 마시는 걸 보며 속이 타들어 갔다. 그건 그냥 와인이 아니라, 도수 높은 폭탄주였다.

“남은 건 내가 마실게.”

안석현은 나에게 한 잔도 마시게 하지 않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석 잔을 연달아 비웠다.

망설임 없이 석 잔을 마시자, 그의 얼굴은 눈에 띄게 붉어졌고, 원래의 맑은 향기는 짙은 술 냄새에 가려졌다.

나는 급히 물 한 잔을 건네며 말했다.

“이거 마셔. 좀 진정해야지.”

그는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진윤아는 혀를 찼다.

“언니, 정말 다정하네요. 오늘 파티의 공기가 다 달달해지는 것 같네요.”

“누가 아니래? 이 술에도 설탕이 들어간 것 같아.”

“이게 바로 연애의 달콤한 냄새지!”

다른 사람들도 이어서 말했다.

이때 ‘쾅’ 하는 소리가 나며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문지성이 화를 내며 들고 있던 잔을 테이블에 거칠게 내려놓은 것이었다.

감정이 섞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 감정도 없는 것 같기도 한 그의 표정 속에서, 문지성은 모두가 어리둥절해하는 가운데 뒤돌아 나갔다.

나는 문지성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안석현이 물을 다 마시자, 나는 그에게 물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얼굴이 붉어진 것 외에는 안석현에게 큰 문제가 없어 보이자, 나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그 후 진윤아는 다시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안석현이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을 핑계로 모든 초대를 거절했다.

나는 안석현을 구석의 소파로 데려가 쉬게 했다.

파티의 분위기가 갑갑하게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가 정원으로 향했다.

밖의 공기는 신선했고, 실내 파티 공간의 답답함과 진한 술 냄새가 모두 날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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