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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진윤아가 갑자기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버튼을 눌렀는지 모르겠지만, 갑작스레 사진 한 장이 내 눈앞에 들어왔다.

그 순간, 진윤아의 목소리가 뚝 멈췄다.

그 사진 속 문지성과 진윤아는 나란히 서 있었고, 문지성은 고개를 살짝 돌려 진윤아를 바라보는 듯했다. 아니면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일지도 몰랐다.

햇빛 때문인지, 문지성의 눈빛은 유난히 부드럽게 보였다.

그리고 이 사진만 있는 게 아니었다.

뒤에 이어지는 사진들도 하나같이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가끔 진윤아가 혼자 찍힌 사진도 있었고,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진윤아는 갑자기 가볍게 비명을 질렀고,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도 이거랑 똑같은 게 있어서... 제가 잘못 가져왔네요. 언니, 미안해요.”

그녀는 두 손을 모아 나에게 간절하게 사과했다.

사진 속의 인물들을 바라보자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목소리가 잠겼지만 겨우 말했다.

“괜찮아요. 얼른 가져가요.”

“사실 상관없어요. 이 카메라도 꽤 잘 찍히니까, 언니도 써봐요. 나중에 우리 사진만 따로 모아두면 헷갈리지 않을 거예요.”

진윤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사진을 보기가 너무도 괴로웠다.

“아니에요. 이건 유나 씨와 남자친구의 추억이잖아요. 그냥 가져가는 게 좋겠어요.”

“언니, 저한테 그렇게 미안해하지 마요. 그냥 써도 돼요!”

진윤아는 손을 흔들며 문지성에게 기대어, 자신만만하고도 고집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 이건 바로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태도였다.

나는 더 이상 두 사람의 사진을 보고 싶지 않아,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방에 급히 넣고 대충 핑계를 둘러대고 자리를 떴다.

“석현 씨 좀 보고 올게요.”

방으로 들어가면서도, 등 뒤로 느껴지던 시선이 나를 놓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그 시선이 사라진 듯했다.

그 순간 나도 안석현과 마주쳤다.

그의 얼굴에 남아 있던 홍조는 어느 정도 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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