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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나는 자연스럽게 안석현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도, 이 ‘은혜’를 갚을 기회는 너무나 빨리 찾아왔다.

다음 날 저녁, 안석현은 회사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네가 약속을 지킬 날이야.”

“무슨 약속을 말하는 거야?”

“따라와보면 알게 될 거야!”

“알았어.”

이미 약속한 일이었기에,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차가 멈추기 전까지 나는 안석현이 어디로 나를 데려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눈앞에 펼쳐진 아파트 단지를 보고 의아해졌다.

“여기가 너희 집이야?”

이곳은 도심의 비싼 아파트 단지로, 넓은 집들이 많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다.

“응, 우리 가족은 많지 않지만 부모님과 나는 조용한 걸 좋아해서 전 재산을 다 투자해서 이 집을 샀어. 방이 세 개라서 손님이 와도 편하게 잘 수 있어.”

안석현은 차에서 내린 뒤 내 쪽으로 돌아와 문을 열어주었다.

“내려, 은인님.”

차에서 내리면서 문득 깨달았다.

“잠깐만, 방금 뭐라고 했어? 부모님이랑 이 집을 샀다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부모님이랑 같이 산다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침을 삼키며 어렵게 물었다.

“설마 내가 도와줘야 할 일이, 네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거야?”

그는 그냥 웃기만 했다.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화났어?”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화가 난 건 아니었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이라면 적어도 미리 나에게 언질이라도 줬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석현의 걱정 어린 표정을 보며 나는 이마를 문질렀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화난 건 아니야, 그냥 좀 걱정돼서 그래.”

그는 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아는 듯, 얼른 트렁크에서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을 꺼냈다.

“우리 부모님이 요즘 결혼하라고 계속 압박을 주셔서 정말 미칠 것 같아. 너는 내 구세주야! 네가 와주기만 하면 엄청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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