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437 챕터

제401화

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네 형수가 오해할까 봐 그러지? 네가 나한테 알려줬다고? 걱정할 거 없어. 나 입 그렇게 가볍지 않아. 하지만 궁금하긴 하네. 진동성 안 되는 거 아니었어? 어떻게 바람피워?”“하, 형도 안 되는 건 아니에요. 그냥 형수한테만 안 되고 다른 여자와 있을 때는 정상이에요.”나는 형의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했다.남주 누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뭐? 그게 뭐야? 자기 와이프한테 안 되지만 다른 여자한테는 된다고? 고태연이 평범한 여자면 몰라도, 그렇게 몸매가 좋고 그렇게 예쁜데, 정말 아무 느낌 없다고?”“네, 저도 몇 번 봤어요. 형수는 형과 잠자리 가지고 싶어 하는데, 형이 안 돼서 화장실에 숨거나 제 방에 숨었거든요.”나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실이 이러하다.“네 형은 아픈 게 틀림없어. 그것도 아주 심하게.”남주 누나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나 역시 동의하기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형이 마음에 병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형은 인정하지 않지만.이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형과 형수가 앞으로 계속 지낼 수 있을까?나는 솔직히 형수가 빨리 형과 이혼했으면 한다. 형이 어제 한 말만 놓고 봐도 형이 지금은 왕정민과 다를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나는 형수가 이참에 빨리 끝내 애교 누나처럼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남주 누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내가 볼 때 네 형수는 형과 이혼하지 않을 거야.”“왜요?”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러자 남주 누나가 설명했다.“네 형과 형수의 상황은 애교와 왕정민과 달라. 애교는 눈에 흙이 들어가는 걸 두고 보는 사람이 아니야. 그동안 왕정민한테 모든 걸 바쳤는데 왕정민이 저를 배신한 걸 알았으니 당연히 참지 않겠지.”“하지만 네 형수는 달라. 걱정하는 게 많을 거야. 양쪽 집안, 주위의 시선, 그리고 그동안 네 형과 사는 게 익숙해졌을 거야. 네 형이 바람피운 걸 마음속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네 형을 떠나는 건 쉽게 결정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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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9시가 넘어 나는 화인당 문 앞에 도착했다.하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 내 앞에 막아섰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내 형 진동성이었다.동성 형은 초췌한 얼굴에 분노한 모습이었고, 표정은 매우 복잡해 보였다.보아하니 어젯밤 밤새 잠을 못 잔 모양이다.하지만 잔뜩 풀이 죽어 있는 데다 눈에 핏발이 가득 서 있는 걸 봐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이 모든 건 자업자득이니까.“수호야, 네 형수 어디 있어? 제발 알려줘.”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나도 몰라.”동성 형의 눈에 분노가 스쳐 지났다.“수호, 넌 내 동생이야. 내가 어릴 때부터 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잊었어? 형이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아직도 날 속일 수 있어?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야?”동성 형은 매우 격분해서 끊임없이 나에게 도덕의 잣대를 내밀며 질책했다.나는 기분이 너무 언짢았다.만약 예전처럼 아무것도 몰랐다면 난 분명 죄책감을 느끼며 형한테 미안해했을 거다.하지만 형이 나한테 잘했던 게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고,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가짜라는 걸 알고 난 뒤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없어졌다.나는 차갑게 말했다.“지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면 무슨 소용 있어? 형이 형수한테 그런 짓을 하지 않았으면 형수도 형을 숨지 않았을 거야.”동성 형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더니 내 어깨를 꽉 잡았다.“그 말은 네 형수가 어디 있는지 안다는 뜻이네? 그럼 당장 알려줘, 오늘 반드시 네 형수를 만나야겠으니까.”형이 이토록 눈을 번뜩이는 모습은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기에 나는 괜히 무섭고 두려웠다.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안돼, 형수가 형 얼굴 보기 싫댔어.”동성 형은 갑자기 나를 향해 버럭 소리 질렀다.“보기 싫대도 그건 우리 부부 간의 일이야.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네 형수가 어디 있는지 말해.”나는 형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지금의 형은 마치 미친 짐승처럼 흉악하고 잔인했다.마치 내가 말하지 않으면 다음 순간 나를 산 채로 잡아먹을 것처럼.그걸 느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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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때문에 나도 독설을 내뱉었다.“말이 나왔으니 나도 하나만 묻자. 그동안 나한테 잘해준 거 진심이었어? 아니면 목적이 있었던 거야?”동성 형의 눈에는 약간 불안한 빛이 언뜻 지나갔다. 보아하니 그동안 점잖던 내가 이렇게 물어볼 거라고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하지만 형은 이내 불안을 숨기며 잡아뗐다.“목적? 너한테 뭐 얻을 게 있기는 해? 네가 돈이 많아? 아니면 인맥이 넓어?”동성 형의 변명에 기가 차서 나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내가 돈 없고 백 없고 시골에서 와서 그동안 형이 조금만 잘해줘도 고마움을 마음속에 새겨뒀어. 그러니까 그동안 나를 쉽게 주물렀던 거 아니야? 소여정이 주최했던 술자리에 나를 데려갔던 게, 나를 소여정한테 소개해 주기 위해서 아니야?”나는 더 이상 거리낄 것도 없었기에 직설적으로 내 속내를 털어 놓았다.그랬더니 동성 형이 내 말에 놀랐는지 두 눈을 부릅떴다.“그런 얘기는 누가 해줬어?”동성 형은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하지만 나는 형수를 팔 수 없었기에 할 수 없이 말을 돌렸다.“이런 걸 꼭 누가 말해줘야 해? 나 혼자서 생각할 수는 없는 거야? 내가 정말 형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던 정수호인 줄 알아? 정신 차려. 형도 변하면서 나는 왜 변하면 안 되는데?”“난 사람이야. 형이 기르는 애완동물이 아니야. 형이 뭔데 나더러 원래 모습을 유지하도록 강요하는데?”“나더러 애교 누나를 꼬시라고 한 것부터 시작해서 형수를 임신시키라고 하고, 술자리라는 핑계로 나를 소여정한테 넘긴 거, 다 형이 꾸민 거잖아. 그동안 내가 말하지 않았을 뿐이야. 그런데 굳이 말하라고 강요한다면 나도 더 이상 눈에 뵈는 거 없어.”나도 감정이 격해져서 목이 쉬도록 소리쳤다. 내 목소리 톤과 뛰어난 연기 덕에 동성 형은 깜빡 속아 넘어가 더 이상 형수를 의심하지 않았다.오히려 얼굴이 잿빛이 되더니 말했다.“네 마음대로 생각해. 이제야 알겠네, 이제 다 컸다고 눈에 뵈는 게 없구나. 네 생각이 있다고 이젠 내 말을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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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그래. 네가 형수한테 물어봐.”동성 형은 나를 빤히 바라보며 지금 당장 형수한테 물어보라는 듯 다그쳤다.“지금은 출근 시간이라 시간 날 때 연락할 거야.”형은 그제야 내가 본인 앞에서 전화하기 싫어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우선 일 봐. 물어보고 나면 나한테 알려줘.”“응.”나는 짤막한 한마디를 끝으로 더 이상 형과 대화를 섞지 않았다.동성 형이 떠난 뒤 나는 화인당으로 들어갔다.출근 시간까지 몇 분 남은 터라 나는 형수에게 전화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전화했다.연결음이 몇 번 우리더니 형수가 전화를 받았다.“형수, 할 말이 있어요. 형이 방금 찾아와서 형수가 있는 곳을 물었는데 제가 말해주지 않았어요.”나는 단숨에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모두 설명했다.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는 한참 동안 응답이 들려오지 않았다.이에 전화가 끊겼다고 생각해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여전히 통화 상태였다.‘형수가 왜 대답이 없지? 설마 신호가 안 좋은가?’나는 다시 장소를 바꾸어 몇 번이나 형수를 불렀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여전히 아무 반응도 없었다.‘대체 무슨 일이지?’“형수? 형수?”내가 또 두 번 형수를 부르자 마침내 전화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세요?]이 말 한마디와 낯선 목소리에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그제야 나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형수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누구지?’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맑고 청아한 게 조금 익숙했다.그제야 나는 어제 형수와 전화할 때 이 목소리를 들은 적 있다는 게 생각났다.전화 건너편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의 동생이었다.나도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형수의 동생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결국 나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수연 누나죠? 진동성이 제 형이에요. 저는 정수호고요.”[우리 언니한테는 왜 전화한 거예요? 언니와 형부한테 무슨 일 있어요?]수연은 심문하듯 따져 물었다.나는 뻔뻔하게 거짓말했다.“별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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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나는 형수를 사랑하기에 형수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결국 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순간 너무 당황했다.‘내가 때를 잘못 골랐나?’‘이러면 형수를 팔아버린 셈인가?’‘형수 친정 식구들이 형수한테 따져 물으면 어떡하지?’나는 불안하고 당황했지만 형수한테 전화할 수 없었다.그 시각, 태연의 집.태연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본인의 핸드폰을 쥐고 있는 동생을 보자 무심코 물었다.“고수연, 내 핸드폰은 왜 쥐고 있어?”“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본 거야.”수연은 헤실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 전화를 받았다는 걸 말하지 않고, 심지어는 나와의 통화 기록마저 삭제했다.수연은 일부러 나와 통화했다는 걸 숨겼다.태연은 방금 화장실에 있어 아무것도 듣지 못한 탓에 당연히 내가 전화했다는 건 알 리 없었다.그저 화가 나는 듯 걸어가 자기 전화를 빼앗았다.“다 큰 애가 왜 남의 사생활을 훔쳐봐? 이거 불법인 거 몰라?”수연은 헤실 웃으며 말했다.“언니와 형부의 야릇한 사진이 있나 보려고 그랬지. 언니, 요즘 형부랑 잘 돼가?”태연은 눈을 매섭게 부릅떴다.“질문 엄청 재미없거든? 대답하기도 싫어.”“언니, 말해 봐. 궁금하단 말이야. 나 우리 남편이랑 요즘 성생활이 점점 별로란 말이야. 아이 낳기 전에는 그나마 좋았는데, 아이 둘 나으니까 남편이 나한테 손을 안 대.”“매번 퇴근하고 돌아오면 돼지처럼 퍼질러 자기만 하고 내가 원하든 말든 상관도 안 한다고. 정말 짜증 나 죽겠어. 가끔 보면 나랑 결혼한 게 애를 낳기 위해서인 것 같다니까.”수연은 쌓인 게 많았는지 불만을 늘어놓았다.그러자 태연이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진지하게 말했다.“하나만 묻자. 네 남편이 애 낳기 전에 에너지를 다 쓴 거 아닐까?”“응. 애 낳기 전에는 매일 달려들었다니까. 그것도 하루에 두세 번씩. 그때는 너무 자주 했어. 마치 힘이 계속 솟아나는 것처럼. 그런데 그때 정말 행복했어. 매일 사랑을 가득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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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수연도 고민이었지만 태연은 더 고민이었다.동생은 그래도 아이라도 있고, 심지어는 아들 하나 딸 하나인데, 언니인 본인은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도 모자라 아이도 없으니까.그것도 모자라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눈앞에서 직접 봤다.태연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아예 방으로 돌아갔다.언니가 떠난 뒤 수연은 얼른 핸드폰을 꺼냈다.사실 방금 전, 수연은 태연의 핸드폰에서 내 번호를 자기 폰에 보냈었다.그리고 지금, 자기 방에 숨어 나한테 전화했다.그 시각, 나는 이미 출근했지만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었다.그때 내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발신 번호는 낯선 번호였지만 현지 번호로 표시되어 있었다.나는 당연히 내 고객일 거라고 생각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다시 한번 익숙하고도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수호 씨, 나 그쪽 형수 동생이에요. 수연 누나라고 불러요.]가뜩이나 불안했는데 이 여자의 전화를 받자 나는 더 불안했다.“수연 누나, 이게 누나 번호예요?”[맞아요. 내가 몰래 그쪽 번호 저장했거든요.]‘내 번호는 왜 저장한 거야?’‘설마 뭐 고문이라도 할 작정인가?’나는 애써 진정하며 물었다.“저한테는 왜 전화했어요?”[하나만 묻죠. 아까는 왜 전화 끊었어요?]“아까요? 신호가 안 좋아서 저절로 끊어진 거예요.”나는 얼굴도 붉히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지라 이미 내 얼굴도 두꺼워질 대로 두꺼워졌으니까.[누굴 속여? 솔직히 말해. 아까 당황했지? 내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전화 끊은 거지?]“아니에요.”[계속 내빼겠다? 그럼 말해 봐, 우리 언니가 그쪽을 왜 달링이라고 저장했지?]“수연 누나, 저 그만 놀려요. 형수가 어떻게 저를 달링이라고 저장했겠어요? 잘못 저장한 거 아니에요?”나는 방금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형수가 그렇게 하수들이 저지를 법한 실수를 저지를 리가 없다.나와 형수 그리고 형이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데, 실수로 보기라도 하면 끝장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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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형수는 놀란 듯 물었다.[동생이 뭐라고 했는데요?]나는 또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그제야 형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수연 이게 아주 정신이 나갔네. 뭐 하자는 거지? 그래도 수호 씨가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앞으로 고수연이 전화하면 받지 마요.][알았어요. 형수, 그럼 형 일은 어쩔 거예요?]형수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답변했다.[우리 일은 상관하지 마요. 내가 따로 연락할게요.]나는 남주 누나가 했던 말이 생각나 조심스럽게 물었다.[형수, 우리 형과 이혼할 거예요?][이혼은 무슨. 잘 먹고 살고 돈도 있는데 왜 이혼하겠어요? 진동성이 나 하나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나도 다른 사람 찾으면 그만이에요. 진동성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매달 나한테 돈만 주면 됐어요.][그건 결혼생활 동안 서로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형수, 정말 형과 그렇게 살 생각이에요?”[수호 씨, 나도 수호 씨가 나를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지금 이렇게 사는 부부 많아요. 단념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 이제 아무렴 상관없어요. 남편이 예전처럼 경제권을 나한테 주면 돼요.][진동성 돈으로 다른 남자랑 자는 거, 난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이혼하고 재혼한다고 해도 진동성보다 더 나은 사람 만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나도 형수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대답했다.[형수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응원해요.][출근 잘해요. 내 일은 걱정하지 말고.]형수와 대화를 나누니 내 기분도 한결 가벼워졌다.마지막에 일이 어떻게 해결되든 형수가 기쁘다면 나도 기쁘니까.내가 핸드폰을 내려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 사장님이 걸어 들어왔다.“수호 씨, 큰 예약 하나 들어왔네.”‘무슨 큰 예약이지?’‘이제 겨우 출근 이틀째인데, 큰 예약이라니?’그때 정 사장님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방금 윤 사모님이 전화 오셔서 수호 씨더러 집에 오라고 하더라고. 방문 서비스로 고양이에게 마사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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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이건 김진호더러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귀띔하는 거였다.윤미화의 남편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어제 윤미화가 떠날 때 언짢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더욱이 김진호가 윤미화를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정 사장님은 한 번 더 귀띔했다.좋은 백 두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만, 선은 지키라고.하지만 김진호는 윤미화의 집에 간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짐을 싸서 바로 출발했다.김진호가 떠나니 나 역시 긴장이 풀렸다.김진호가 시비를 걸지 않으면 나도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오전부터 가게에는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말없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덕에 고객들이 나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았다.심지어 일부 손님은 내 연락처까지 추가하며 나중에 또 나를 찾겠다고 약속했다.손님들이 내 손기술에 만족해 다시 마사지 받으러 오겠다는 말로 생각해 나는 모두 받아들였다.그렇게 오전 내내 나는 팁만으로 16만 원을 벌었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을 받다니!이거로 충분히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그 순간, 나는 이 일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심 식사 시간, 김진호는 갑자기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어두운 안색으로 말이다.심지어 들어올 때부터 윤미화가 고귀한 척한다느니 하며 투덜댔다.하지만 그를 상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김진호의 평판은 가게 내에서 아주 나쁘다. 그런데 지금 이 모양이기까지 하니 모든 사람이 그를 피하기 바빴다.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식사가 끝나자마자 나는 곧장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자 이형권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주의 사항을 전달할 게 있다면서.“네, 이 선생님.”나는 곧장 이 선생님을 따라 밖을 나갔다.그때, 김진호가 갑자기 우리 앞길을 가로막았다.그러자 이 선생님이 차가운 얼굴로 언짢은 듯 물었다.“뭐 하자는 건가?”“전달할 주의 사항이 있다면서요? 저도 같이 배울게요.”김진호는 말만 이렇게 했지 눈빛은 매우 불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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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김진호를 바라봤다.‘사람이 가만있는다고 가마니로 아나?’‘난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은 거라고, 내가 호락호락하게 당할 줄 알아?’누가 나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일을 만들지 않지만, 나를 먼저 건드리면 몇 배로 되돌려준다.이 말은 물론 조금 중2병 같지만 아주 맞는 말이다.“그만하고 두 사람 떨어져 있게.”그때 이 선생님이 덤덤하게 우리를 훈계하더니 계속 강의를 이어 나갔다.하지만 김진호는 나한테 보복하고 싶은 모양인지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네가 안 움직이면 내가 움직인다.’나는 아예 이 선생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그제야 김진호는 따라오지 않았다.나는 김진호한테 신경을 끄고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하지만 김진호는 달랐다. 심지어는 원망의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김진호가 이토록 나를 원망하는 건 다름 아니라, 오늘 오전 윤미화를 찾아갔다가 된통 욕사발을 먹었기 때문이다.사실 김진호는 윤미화를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때문에 윤미화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에게 은근슬쩍 손을 댔다.그 행동에 화가 난 윤미화는 쌍욕까지 내뱉으며 김진호를 쫓아냈다.그게 언짢았던 김진호는 바로 따져 물었다.“윤 사모님, 저한테 마음이 없으면 왜 매번 저를 찾아오셨어요?”“그건 당연히 마사지 기술이 좋으니까 찾아갔지 설마 사람이 좋아서 찾아갔겠어? 늙고 못생긴 주제에, 내가 눈이 삔 것도 아니고 너 같은 걸 마음에 들어 하겠어? 정말 애인을 만들고 싶어도 가게에 새로 온 그 잘생긴 총각을 찾았겠지. 그 총각은 눈이 즐겁기라도 하잖아.”새로 온 잘생긴 총각은 당연히 나를 말하는 거였다.나는 맹인 마사지사 중에서 가장 어리고 젊다.그리고 잘생기고 말고는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보는 눈이 다르니까.하지만 윤 사모님 연령대의 여자들은 당연히 젊고 잘생긴 총각을 좋아할 거다.윤미화의 말에 김진호는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그와 동시에 부러움과 질투심이 솟아났다.소여정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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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다만 김진호는 나한테까지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이게 김진호를 더 화나게 만들었고 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게 만들었다.‘정수호가 내 윤 사모님을 빼앗아 갔어!’‘이건 다 정수호 때문이야!’김진호는 속으로 나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이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김진호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나는 김진호가 떠나는 걸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진호가 떠나든 말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나는 그저 강의를 열심히 듣고 내 일을 열심히 할 생각뿐이었다.강의가 끝난 뒤 이 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냈다.“김진호가 방금 또 시비 걸던가?”“별거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으니까요.”나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뭐든 일러바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너무 재미없으니까.이 선생님도 내 말을 이해했는지 더 이상 말이 없었지만 슬쩍 귀띔했다.“김진호는 심술이 많고 소심한 데다 뒤끝이 기네. 하지만 워낙 강자한테 약한 자라 자네가 약해 보이면 더 괴롭히려 들 거고, 강하면 강할수록 도망칠 거네.”이 선생님은 나에게 암시하는 거다. 절대 김진호한테 굴복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겁을 주라고.나는 이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물론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 선생님이 아주 좋은 스승이라는 걸 나는 알 수 있다.“고마워요, 꼭 기억해 둘게요.”내가 감격스러워 말하자 이 선생님은 웃으며 일 보러 가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내 방으로 돌아온 뒤, 나는 이 선생님한테서 배운 걸 다시 소화시키려 했다.하지만 그때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그중 한 손님이 분명 내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진호가 튀어나와 빼앗아 갔다.“젠장.”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감히 내 손님을 빼앗아?’‘참자...’‘아무리 빼앗아 가 봤자 모든 손님을 다 빼앗아 갈 수 없잖아?’또각또각...그때, 하이힐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검은 바바리코트로 꽁꽁 싸맨 여자 한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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