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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그래. 네가 형수한테 물어봐.”

동성 형은 나를 빤히 바라보며 지금 당장 형수한테 물어보라는 듯 다그쳤다.

“지금은 출근 시간이라 시간 날 때 연락할 거야.”

형은 그제야 내가 본인 앞에서 전화하기 싫어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우선 일 봐. 물어보고 나면 나한테 알려줘.”

“응.”

나는 짤막한 한마디를 끝으로 더 이상 형과 대화를 섞지 않았다.

동성 형이 떠난 뒤 나는 화인당으로 들어갔다.

출근 시간까지 몇 분 남은 터라 나는 형수에게 전화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전화했다.

연결음이 몇 번 우리더니 형수가 전화를 받았다.

“형수, 할 말이 있어요. 형이 방금 찾아와서 형수가 있는 곳을 물었는데 제가 말해주지 않았어요.”

나는 단숨에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모두 설명했다.

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는 한참 동안 응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에 전화가 끊겼다고 생각해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여전히 통화 상태였다.

‘형수가 왜 대답이 없지? 설마 신호가 안 좋은가?’

나는 다시 장소를 바꾸어 몇 번이나 형수를 불렀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여전히 아무 반응도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형수? 형수?”

내가 또 두 번 형수를 부르자 마침내 전화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이 말 한마디와 낯선 목소리에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그제야 나는 전화를 받은 사람이 형수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누구지?’

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맑고 청아한 게 조금 익숙했다.

그제야 나는 어제 형수와 전화할 때 이 목소리를 들은 적 있다는 게 생각났다.

전화 건너편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의 동생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형수의 동생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수연 누나죠? 진동성이 제 형이에요. 저는 정수호고요.”

[우리 언니한테는 왜 전화한 거예요? 언니와 형부한테 무슨 일 있어요?]

수연은 심문하듯 따져 물었다.

나는 뻔뻔하게 거짓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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