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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나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감은 채로 물건을 찾기 어려워 잠깐 눈을 떴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이렇게 화끈한 장면을 보고 말았다.

“켁!”

나는 너무 놀라 사레까지 들렸다.

소여정은 알면서 일부러 물었다.

“왜? 이 자세에 무슨 문제가 있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고?’

나는 눈앞의 요물 때문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이러면 마사지해줄 수 없어요. 반듯하게 누워요.”

“나 오늘 허리 안 아파. 다리 아파. 이런 자세로 앉아 있을 때만 그나마 괜찮거든, 그냥 이렇게 해.”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렇게 어떻게 마사지하라고?’

‘나더러 앞에 무릎 꿇고 마주 앉아 마사지하라는 건가?’

‘그게 어떻게 마사지냐고?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지.’

나는 얼른 애원했다.

“누나, 이 자세는 너무 야해서 마사지할 수 없어요. 제발 나 좀 놔줘요. 나 이런 거 못 견뎌요.”

“이봐, 마사지사면서 왜 이래? 그것도 맹인 마사지사 아닌가? 그런데 자세가 어떤지 뭔 상관인데? 설마 맹인인 거 가짜야? 다 보이는 거야? 그럼 선글라스 벗고 나 봐봐.”

이 여자는 나를 놀리려고 작정한 게 틀림없다.

내가 맹인인지 아닌지 분명 알면서 선글라스를 벗으라니.

선글라스를 벗으면 나는 더 못 견딜 거다.

그때는 참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바로 덮쳐버릴 수도 있으니까.

‘됐어.’

나는 애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기에 더 이상 말씨름하지 않고 오일을 들고 앞에 꿇고 앉았다.

소여정이 입은 치마는 너무 부드러워 다리를 벌렸지만 치맛자락이 흘러내려 중요 부위를 모두 가렸다.

하지만 뭐든 신비할수록 매력적인 법.

나는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오일을 소여정의 다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시작했다.

소여정의 다리는 가늘고 곧으며 솜사탕처럼 부드러웠다.

하지만 나는 종아리만 문지르며 더 올라가지를 못했다.

“조금만 더 위로해 봐. 허벅지가 아픈데 왜 자꾸 종아리만 주물러?”

소여정은 일부러 나를 괴롭혔다.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조금 위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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