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6화

가볍다고 생각되는 건 다 받아줬지만 힘이 많이 들어간 건 나도 슬쩍슬쩍 피했다.

그러다 보니 분위기는 마치 애인끼리 싸우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소여정도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았고 나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아 좋은 마음에 소여정을 위로했다.

“여정 누나, 이러지 마요. 그 어떤 남자도 애인이 자기를 두고 바람피우는 걸 좋아할 사람이 없어요. 임천호가 알면 끝장이라고요.”

소여정은 그제야 얌전해져 더 이상 나를 때리거나 꼬시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끝장나면 났지 뭐. 산송장처럼 지내는 것보다는 좋거든.”

‘뭐가 산손장이라는 건데? 매일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멋지게 사는 거 아닌가?’

“그 눈빛 뭐야? 나 못 믿어?”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믿죠.”

“흥, 안 믿으면서. 눈빛이 이미 너를 배신했거든. 역시 너도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이미 임천호의 여자가 돼서 아무 걱정 없이 여유로운 생활을 즐긴다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지 알아?”

“설마요. 그 사람이 죽고 싶은 게 아닌 이상 그럴 리가요.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면 모를까.”

소여정은 내 말에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누나는 젊고 예쁜 데다 임천호 같은 거물의 애인이잖아요. 강북 전체 여자들은 아마 누나처럼 되고 싶어 할 걸요.”

“예쁜 여자는 시기와 질투를 받는 게 익숙할 거잖아요. 누나는 예쁜데 젊기까지 하고 다른 사람들이 평생 가도 벌 수 없는 재부와 권력을 가졌으니 당연히 부러워하고 질투하겠죠.”

“너 몸매도 좋은데 말도 예쁘게 잘하네. 듣기 좋네, 앞으로 그런 말 많이 해.”

내 칭찬에 소여정은 기분이 점점 좋아져 긴장을 풀었다.

그 틈에 나는 얼른 말했다.

“여정 누나, 앞으로 기분 안 좋으면 찾아와요. 같이 말동무 해줄게요. 하지만 더 이상 나 놀리지 마요, 못 참겠으니까. 우리가 누나와 동생처럼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

“쳇, 내가 잡아먹을까 봐 일부러 이렇게 말하는 거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