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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나는 형이 왜 부모한테 전화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것도 어쩜 그런 말을 하는지.

나는 형의 연락처 차단을 풀고 곧바로 전화했다.

“형, 대체 무슨 뜻이야? 왜 우리 부모님한테는 전화해서 나를 그렇게 말해?”

형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내가 두 분께 말씀드리는 게 뭐 어때서?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틀린 말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부모님한테 전화한 것 자체가 잘못된 거지.”

나는 화가 나서 강조했다.

그러자 형이 갑자기 버럭 소리 질렀다.

[누군 뭐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그러니까 왜 나랑 했던 약속 어겼어?]

“내가 언제 약속 어겼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소리 질러? 내가 아침에 찾아갔을 때 네가 뭐랬어? 네 형수한테 물어보고 답장 주겠다면서? 그런데 하루 종일 기다렸더니 왜 아무 말도 없어?]

내가 답장을 주지 않은 건 형수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형수는 아직 형한테 연락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

그런데 형이 그 하루조차 기다리지 못해서 나한테 이런다는 게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사람은 역시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형이 나한테 이래봤자 뭔 소용 있어? 형수가 아직 형을 용서하지 않는데. 형은 나한테 형수 위치를 따져 물을 게 아니라, 어떻게 형수를 보상해 줄지 생가해야지.”

나는 생각할수록 형이 너무 어이없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나를 괴롭혀서 뭐 어쩌겠다는 건지.

‘미친 거 아니야?’

[씨X, 나더러 어떻게 보상하라고? 네 형수가 현장을 덮쳤는데 나더러 어떡하라고? 지금은 네 형수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내 돈 모두 네 형수한테 있어. 네 형수가 나한테 일전한 푼 안 주면 내가 그동안 헛고생한 거라고!]

나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형은 형수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돈을 걱정하는 거였다.

나한테 형수의 위치를 계속 캐물은 것도 형수한테 용서를 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재산을 빼앗아 오기 위해서고.

‘그러니까 애초부터 형은 형수의 용서는 바라지도 않은 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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