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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하지 마, 누가 보면 어떡해.”

여자의 목소리가 먼저 들여왔는데 마치 밀당하는 듯했다.

곧이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걱정하지 마, 이른 아침에 누가 온다고 그래?”

“그래도 안 돼. 만약 오면 어쩌려고.”

“만약은 없어. 얼른.”

곧이어 남자가 다급히 여자의 치마를 걷어 올렸다.

나는 흠칫 놀라 얼른 몸을 감추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른 아침부터 뭐 하는 거야? 집에서 하지 않고 왜 야외에서 이러는 건데?’

‘게다가 여긴 공원인데, 사람들이 볼까 봐 두렵지도 않나?’

‘그걸 왜 하필 내가 봐 버려서는. 너무 민망하잖아.’

나는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지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두 사람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있는 게 보였다.

‘이건 너무 부도덕하잖아.’

커플끼리 성적 욕구를 푸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인데, 그걸 몰래 촬영하다니. 이건 너무 부도덕한 짓이다.

나는 그 사람을 막고 싶었지만 커플을 방해할까 봐 한편으로 걱정이었다.

이에 나는 허리를 숙인 채 돌을 찾아 던졌다.

몰래 녹화하던 사람은 내 돌에 맞고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하지만 놈은 일부러 두 커플을 향해 ‘뭐 하는 거야?’라고 말하고 난 뒤 도망쳤다.

그 결과 내가 그놈을 뒤쫓든 말든 아주 민망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두 커플이 뒤돌아서면 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남자는 얼른 바지를 입으며 나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젠장. 당신 변태야? 커플끼리 하는 거 못 봤어?”

나는 다급히 설명했다.

“오해예요. 방금 내가 도와드렸거든요. 저쪽에 웬 변태가 두 사람을 촬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소리 내어 말했더니 그 자식이 도망간 거고요.”

“누구를 속여? 어디서 맞으려고!”

남자는 나한테 성큼성큼 다가와 당장이라도 때릴 것처럼 행동했다.

그때 여자가 다급히 자기 남자 친구를 말렸다.

“됐어, 그만해. 얼른 가자.”

여자는 남자와 달리 무척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이런 짓을 하다가 발각됐으니 그럴 만도. 그래서인지 새하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두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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