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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이유는 별거 없었다. 이곳은 내 구역이기에 뭐든 내 말에 따라야 하니까.

‘여자가 내 구역에 와서 나를 겁주려고 하다니, 웃겨 정말.’

그 사이 지은이 속으로 내 조상까지 욕했다는 걸 나는 알 리 없었다.

하지만 아무렴 상관없었다. 나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으니까.

‘욕하고 싶은 대로 욕하라지 뭐.’

지은은 다시 침대에 엎드렸다. 곧이어 나는 지은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지은을 살짝 농락하고 싶었을 뿐이지, 그렇다고 치료를 해주지 않을 생각은 없었다.

“계속 자리에 앉아 있고 운동을 안 해서 허리 근육이 손상된 거예요. 그리고 실수로 허리를 삐끗했으니 이럴 만도 하죠. 그런데, 허리는 어쩌다가 삐끗한 거예요?”

나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솔직히 이 기회에 지은이 성관계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한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지은도 내 뜻을 알아차렸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계단을 내려가다가 실수로 넘어졌어요. 됐어요?”

지은의 대답을 들으니 나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이 부상이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다 생긴 것만 아니면 괜찮았으니까.

사람은 누구나 소유욕이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나는 지은과 절대 이어질 리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게다가 지은이 남자 친구를 사귀려고 하면 막을 자격도 없다.

하지만 지은이 그런 말을 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 안 그러면 질투 나니까.

“그럼 요즘에는 하이힐 신지 마요. 허리에 안 좋으니까.”

어쨌든 우리도 몸정을 나눈 사이기에 나는 다정하게 귀띔했다. 그와 동시에 조금 궁금했다.

“그런데 의사 아니에요? 병원에서 치료하면 더 좋을 텐데, 왜 여기까지 왔어요?”

“이봐요, 우리 지은이 의사인 건 어떻게 알아요?”

지은이 대답하기 전에 그녀의 친구 정현이 먼저 끼어들었다.

나는 얼른 반박했다.

“정현 씨가 말했잖아요.”

“내가 말했나? 기억 안 나는데?”

“다들 가슴 큰 여자가 머리는 텅 비었다던데, 정현 씨는 가슴도 작은데 왜 머리가 텅 비었어요?”

나는 참지 못하고 조롱했다.

그 순간 정현은 화가 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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