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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아, 아무것도 아니야. 정현, 너 잠시 나가 있을 수 있어?”

지은은 정현을 밖으로 내보내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혼자 몰래 처리하면 되니까.

하지만 정현은 나가는 대신 지은의 곁에 다가가 그녀를 걱정해 주었다.

“너 왜 이래? 혹시 어디 불편해? 불편하면 나한테 말해줘.”

지은은 미끌미끌한 느낌에 미칠 지경이었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그저 속으로만 자기 친구가 이토록 열정적이지 말았으면 하고 바랐다.

다만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정현은 죽어도 나가지 않겠다면서 계속 버텼다. 심지어 지은의 팔을 잡고 마구 흔들어댔다.

지은은 이렇게 하다가 자기 치마가 더러워질까 봐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상황을 친구한테 말할 수 없어 마지못해 코트를 가져와 걸치며 한편으로 민망한 아래를 막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이만 가자.”

지은은 당장이라도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뭐? 마사지 안 받을 거야? 허리 안 아파?”

“이제 안 아파. 얼른 가자.”

지은은 코트를 입은 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얼른 밖으로 향했다. 마치 결심을 내린 것처럼.

결국 정현도 마지못해 그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룸에서 나온 걸 보자 나는 얼른 다가가 인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를 마주해 오던 지은은 바람처럼 내 곁을 쌩하고 지나가 버렸다.

심지어 정현마저 뒤다라 떠나는 바람에 나는 어리둥절하면서도 걱정되었다.

나는 지은을 이토록 난처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다. 이건 절대 내 본의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라는 생각에 나는 지은에게 사과의 문자를 보냈다.

지은의 카톡에는 내 연락처가 두 개 있다. 하나는 내가 친구들을 사귈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계정이다.

내가 정수호라는 이름으로 지은을 추가했던 건 부계정이다.

때문에 나는 부계정으로 지은에게 문자를 보냈다.

[괜찮아요?]

나는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말이 많을수록 실수할 것 같다는 생각에 적었던 말을 모두 삭제했다.

그런데도 지은은 답장하지 않았다.

이건 나도 진작 예상했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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