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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그중 한 명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을 꽁꽁 가리고 있었지만 소여정은 아니었다.

소여정의 독특한 분위기는 한 눈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여자는 조금 더 차갑고, 사람한테 들키는 게 두려운지 매우 조심스러워 보였다.

그에 반해 다른 여자는 비교적 해맑았다. 게다가 가족 옷과 가죽 바지가 아주 멋있었다.

다만 몸이 너무 말라 가슴이 작았다.

이른 아침은 손님이 별로 없기에 우리는 보통 로비에 앉아 손님의 선택을 기다리곤 한다.

그때 가죽옷을 입은 여자가 주위를 빙 둘러보더니 나를 선택했다.

“그쪽한테 받을게요. 지은아, 네가 보기에는 어때?”

가죽옷을 입은 여자가 미라처럼 꽁꽁 싸맨 여자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꽁꽁 싸맨 여자가 나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말했다.

“아니면 그냥 가자.”

여자는 말하면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가죽옷을 입은 여자가 얼른 그 여자를 잡아당겼다.

“가긴 어딜 가? 여기까지 왔으면서 마사지는 받고 가. 너도 그것 때문에 고생하는 건 싫잖아. 그러니까 고민하지 마. 이 사람들은 소경이라 아무것도 못 볼 거야. 그런데 뭘 걱정해?”

가죽옷을 입은 여자의 말에 나는 기분이 확 나빠졌다.

소경이라니?

맹인 혹은 시각 장애인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물론 가자이긴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존중은 길러야 하는 거 아닌가?

꽁꽁 싸맨 여자는 가죽옷을 입은 여자의 설득에 넘어가 결국 룸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나는 곧장 따랐다.

그러자 뒤에서 동료들의 부러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꺼번에 2명씩이나. 그것도 이렇게 젊고 예쁜 미녀들이라니. 수호 씨 복 받았네.”

“제가 젊은 걸 어떡해요.”

나는 헤실 웃으며 받아쳤다.

나도 동료들이 아니꼽게 생각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기에 이런 농담을 던졌다.

김진호는 보통 로비에 나와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지 않으니까. 김진호는 항상 자기가 잘나간다고 자신한다.

때문에 그 자식이 내 말을 들을 거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방에 들어온 뒤 나는 준비물을 챙기며 물었다.

“누구부터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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