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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나는 나와 형수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게다가 형수도 이 혼인을 유지하고 싶어 하니 나는 그걸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형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어 평소에 형수한테 몇 배 더 잘하도록 하는 거다.

나는 때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형수가 얼마나 괴로울지 알면서 잘해주기는커녕 함정에 빠뜨리기나 하고, 형 진짜 사람 아니야. 내 형만 아니면 정말 한 대 때렸을 거야.”

[수호야, 형이 잘못했어. 그래도 네가 시원하게 욕해줘서 내 잘못을 알았어.]

동성 형은 나한테 참회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속으로는 매우 미안했다. 어쨌든, 나도 형 모르게 뒤에서 몰래 형수와 육체적인 관계를 가졌으니까.

하지만 나는 형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다.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형수는 너무 불쌍하니까.

형수와 형 중에 한 사람을 고르라고 하면 나는 형수를 고를 거다.

하지만 이 일을 제외하면 나는 형한테 잘못한 게 없다.

형이 그동안 나한테 잘해준 건 목적이 있었던 것이니, 은혜에 보답하되 절대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진심으로 잘해주는 것과 가식적으로 잘해주는 건 완전히 다른 거니까.

동성 형은 내가 모든 걸 내놓으면서 보답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형수는 다르다.

“형이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 형수가 며칠 혼자 있고 싶댔어. 기분 풀리면 아마 연락 갈 거야. 그러니까 요즘에는 형수 생각하지 말고 형 할 일이나 해.”

“그리고, 형이라서 하는 말인데, 왕정민과 더 이상 엮이지 마. 안 그러면 언젠가는 된통 당할 거야.”

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그럼 네가 대신 좀 전해줘. 네 형수가 집에 돌아가면 꼭 나한테 얘기해 줘. 내가 아무리 바빠도 돌아갈게. 적어도 얼굴 보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알았어, 그렇게 할게.”

전화를 끊고 나니 나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막막했다.

예전에 나는 형이 말하는 건 뭐든 따랐고 뭐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형한테서 거짓말하는 걸 배우고 사람 마음을 주무르는 법을 배웠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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