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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김진호를 바라봤다.

‘사람이 가만있는다고 가마니로 아나?’

‘난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은 거라고, 내가 호락호락하게 당할 줄 알아?’

누가 나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일을 만들지 않지만, 나를 먼저 건드리면 몇 배로 되돌려준다.

이 말은 물론 조금 중2병 같지만 아주 맞는 말이다.

“그만하고 두 사람 떨어져 있게.”

그때 이 선생님이 덤덤하게 우리를 훈계하더니 계속 강의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김진호는 나한테 보복하고 싶은 모양인지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안 움직이면 내가 움직인다.’

나는 아예 이 선생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제야 김진호는 따라오지 않았다.

나는 김진호한테 신경을 끄고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김진호는 달랐다. 심지어는 원망의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김진호가 이토록 나를 원망하는 건 다름 아니라, 오늘 오전 윤미화를 찾아갔다가 된통 욕사발을 먹었기 때문이다.

사실 김진호는 윤미화를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

때문에 윤미화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에게 은근슬쩍 손을 댔다.

그 행동에 화가 난 윤미화는 쌍욕까지 내뱉으며 김진호를 쫓아냈다.

그게 언짢았던 김진호는 바로 따져 물었다.

“윤 사모님, 저한테 마음이 없으면 왜 매번 저를 찾아오셨어요?”

“그건 당연히 마사지 기술이 좋으니까 찾아갔지 설마 사람이 좋아서 찾아갔겠어? 늙고 못생긴 주제에, 내가 눈이 삔 것도 아니고 너 같은 걸 마음에 들어 하겠어? 정말 애인을 만들고 싶어도 가게에 새로 온 그 잘생긴 총각을 찾았겠지. 그 총각은 눈이 즐겁기라도 하잖아.”

새로 온 잘생긴 총각은 당연히 나를 말하는 거였다.

나는 맹인 마사지사 중에서 가장 어리고 젊다.

그리고 잘생기고 말고는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보는 눈이 다르니까.

하지만 윤 사모님 연령대의 여자들은 당연히 젊고 잘생긴 총각을 좋아할 거다.

윤미화의 말에 김진호는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그와 동시에 부러움과 질투심이 솟아났다.

소여정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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