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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다만 김진호는 나한테까지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

이게 김진호를 더 화나게 만들었고 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게 만들었다.

‘정수호가 내 윤 사모님을 빼앗아 갔어!’

‘이건 다 정수호 때문이야!’

김진호는 속으로 나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이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김진호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는 김진호가 떠나는 걸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진호가 떠나든 말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나는 그저 강의를 열심히 듣고 내 일을 열심히 할 생각뿐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 이 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냈다.

“김진호가 방금 또 시비 걸던가?”

“별거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으니까요.”

나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뭐든 일러바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너무 재미없으니까.

이 선생님도 내 말을 이해했는지 더 이상 말이 없었지만 슬쩍 귀띔했다.

“김진호는 심술이 많고 소심한 데다 뒤끝이 기네. 하지만 워낙 강자한테 약한 자라 자네가 약해 보이면 더 괴롭히려 들 거고, 강하면 강할수록 도망칠 거네.”

이 선생님은 나에게 암시하는 거다. 절대 김진호한테 굴복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겁을 주라고.

나는 이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

물론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 선생님이 아주 좋은 스승이라는 걸 나는 알 수 있다.

“고마워요, 꼭 기억해 둘게요.”

내가 감격스러워 말하자 이 선생님은 웃으며 일 보러 가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내 방으로 돌아온 뒤, 나는 이 선생님한테서 배운 걸 다시 소화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때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한 손님이 분명 내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진호가 튀어나와 빼앗아 갔다.

“젠장.”

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감히 내 손님을 빼앗아?’

‘참자...’

‘아무리 빼앗아 가 봤자 모든 손님을 다 빼앗아 갈 수 없잖아?’

또각또각...

그때, 하이힐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검은 바바리코트로 꽁꽁 싸맨 여자 한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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