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김진호더러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귀띔하는 거였다.윤미화의 남편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어제 윤미화가 떠날 때 언짢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더욱이 김진호가 윤미화를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정 사장님은 한 번 더 귀띔했다.좋은 백 두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만, 선은 지키라고.하지만 김진호는 윤미화의 집에 간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짐을 싸서 바로 출발했다.김진호가 떠나니 나 역시 긴장이 풀렸다.김진호가 시비를 걸지 않으면 나도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오전부터 가게에는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말없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덕에 고객들이 나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았다.심지어 일부 손님은 내 연락처까지 추가하며 나중에 또 나를 찾겠다고 약속했다.손님들이 내 손기술에 만족해 다시 마사지 받으러 오겠다는 말로 생각해 나는 모두 받아들였다.그렇게 오전 내내 나는 팁만으로 16만 원을 벌었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을 받다니!이거로 충분히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그 순간, 나는 이 일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심 식사 시간, 김진호는 갑자기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어두운 안색으로 말이다.심지어 들어올 때부터 윤미화가 고귀한 척한다느니 하며 투덜댔다.하지만 그를 상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김진호의 평판은 가게 내에서 아주 나쁘다. 그런데 지금 이 모양이기까지 하니 모든 사람이 그를 피하기 바빴다.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식사가 끝나자마자 나는 곧장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자 이형권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주의 사항을 전달할 게 있다면서.“네, 이 선생님.”나는 곧장 이 선생님을 따라 밖을 나갔다.그때, 김진호가 갑자기 우리 앞길을 가로막았다.그러자 이 선생님이 차가운 얼굴로 언짢은 듯 물었다.“뭐 하자는 건가?”“전달할 주의 사항이 있다면서요? 저도 같이 배울게요.”김진호는 말만 이렇게 했지 눈빛은 매우 불경했다.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김진호를 바라봤다.‘사람이 가만있는다고 가마니로 아나?’‘난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은 거라고, 내가 호락호락하게 당할 줄 알아?’누가 나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일을 만들지 않지만, 나를 먼저 건드리면 몇 배로 되돌려준다.이 말은 물론 조금 중2병 같지만 아주 맞는 말이다.“그만하고 두 사람 떨어져 있게.”그때 이 선생님이 덤덤하게 우리를 훈계하더니 계속 강의를 이어 나갔다.하지만 김진호는 나한테 보복하고 싶은 모양인지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네가 안 움직이면 내가 움직인다.’나는 아예 이 선생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그제야 김진호는 따라오지 않았다.나는 김진호한테 신경을 끄고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하지만 김진호는 달랐다. 심지어는 원망의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김진호가 이토록 나를 원망하는 건 다름 아니라, 오늘 오전 윤미화를 찾아갔다가 된통 욕사발을 먹었기 때문이다.사실 김진호는 윤미화를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때문에 윤미화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에게 은근슬쩍 손을 댔다.그 행동에 화가 난 윤미화는 쌍욕까지 내뱉으며 김진호를 쫓아냈다.그게 언짢았던 김진호는 바로 따져 물었다.“윤 사모님, 저한테 마음이 없으면 왜 매번 저를 찾아오셨어요?”“그건 당연히 마사지 기술이 좋으니까 찾아갔지 설마 사람이 좋아서 찾아갔겠어? 늙고 못생긴 주제에, 내가 눈이 삔 것도 아니고 너 같은 걸 마음에 들어 하겠어? 정말 애인을 만들고 싶어도 가게에 새로 온 그 잘생긴 총각을 찾았겠지. 그 총각은 눈이 즐겁기라도 하잖아.”새로 온 잘생긴 총각은 당연히 나를 말하는 거였다.나는 맹인 마사지사 중에서 가장 어리고 젊다.그리고 잘생기고 말고는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보는 눈이 다르니까.하지만 윤 사모님 연령대의 여자들은 당연히 젊고 잘생긴 총각을 좋아할 거다.윤미화의 말에 김진호는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그와 동시에 부러움과 질투심이 솟아났다.소여정도 그렇고
다만 김진호는 나한테까지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이게 김진호를 더 화나게 만들었고 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게 만들었다.‘정수호가 내 윤 사모님을 빼앗아 갔어!’‘이건 다 정수호 때문이야!’김진호는 속으로 나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이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김진호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나는 김진호가 떠나는 걸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진호가 떠나든 말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나는 그저 강의를 열심히 듣고 내 일을 열심히 할 생각뿐이었다.강의가 끝난 뒤 이 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냈다.“김진호가 방금 또 시비 걸던가?”“별거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으니까요.”나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뭐든 일러바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너무 재미없으니까.이 선생님도 내 말을 이해했는지 더 이상 말이 없었지만 슬쩍 귀띔했다.“김진호는 심술이 많고 소심한 데다 뒤끝이 기네. 하지만 워낙 강자한테 약한 자라 자네가 약해 보이면 더 괴롭히려 들 거고, 강하면 강할수록 도망칠 거네.”이 선생님은 나에게 암시하는 거다. 절대 김진호한테 굴복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겁을 주라고.나는 이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물론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 선생님이 아주 좋은 스승이라는 걸 나는 알 수 있다.“고마워요, 꼭 기억해 둘게요.”내가 감격스러워 말하자 이 선생님은 웃으며 일 보러 가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내 방으로 돌아온 뒤, 나는 이 선생님한테서 배운 걸 다시 소화시키려 했다.하지만 그때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그중 한 손님이 분명 내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진호가 튀어나와 빼앗아 갔다.“젠장.”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감히 내 손님을 빼앗아?’‘참자...’‘아무리 빼앗아 가 봤자 모든 손님을 다 빼앗아 갈 수 없잖아?’또각또각...그때, 하이힐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검은 바바리코트로 꽁꽁 싸맨 여자 한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비슷한 연령대다.그런데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자를 누나라고 부르자니 왠지 어색했다.“어? 왜 안 불러? 또 혼나고 싶어?”소여정은 말하면서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새하얀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난 이 여자의 수단을 너무 잘 알기에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네, 누나, 이러지 마요. 내가 잘못했어요, 됐죠?”“하하, 진작 이럴 것이지. 내가 뭘 내보여야만 꼬리 내린다니까. 솔직히 말해, 일부러 내 몸 보고 나서 사과하는 거지?”솔직히 말해서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이 여자의 신분을 안 뒤로 나는 한 번도 이 여자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으니까.하지만 이 여자가 나를 꼬실 때마다 자극적인 건 확실하다.물론 그걸 인정할 수 없지만. 인정하면 나 자신을 파는 거니까.“내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요. 난 평범한 사람이에요. 내가 어떻게 죽는지조차 모르고 싶지 않아요.”나는 거짓말로 둘러댔다.그러자 소여정이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나는 코피를 품을 뻔했다.‘이 여자가 언제 이렇게 벗었지?’소여정은 핑크색 실크 슬립에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게다가 봉긋 솟아 오른 가슴은 너무 예뻤다.나도 가슴 예쁜 여자는 많이 봤지만 이 여자처럼 모양이 예쁜 건 드물었다.심지어 속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탱탱하고 가슴골이 성명했다.‘대박, 이 여자 몸매 너무 좋잖아.’‘이러니까 임천호 같은 거물을 만나는 거겠지.’‘이런 몸매를 보고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을까?’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눈으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다른 곳을 보자니 너무 아쉬웠고, 대놓고 보자니 또 그럴 배짱이 없어 너무 괴로웠다.“그 말은 네가 보통 사람이 아니면 뭐라도 해보겠다는 소리야?”소여정은 당황해하는 나를 일부러 건드리며 다가왔다.순간 소여정의 몸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내 코끝을 간지럽혔고, 말캉하고 따듯한 가슴이 그대로 느껴져 온몸의 피가 끓는 기분이었다.심지어 그곳 역시 순식간에 불편
나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감은 채로 물건을 찾기 어려워 잠깐 눈을 떴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이렇게 화끈한 장면을 보고 말았다.“켁!”나는 너무 놀라 사레까지 들렸다.소여정은 알면서 일부러 물었다.“왜? 이 자세에 무슨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고?’나는 눈앞의 요물 때문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이러면 마사지해줄 수 없어요. 반듯하게 누워요.”“나 오늘 허리 안 아파. 다리 아파. 이런 자세로 앉아 있을 때만 그나마 괜찮거든, 그냥 이렇게 해.”나는 어안이 벙벙했다.‘이렇게 어떻게 마사지하라고?’‘나더러 앞에 무릎 꿇고 마주 앉아 마사지하라는 건가?’‘그게 어떻게 마사지냐고?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지.’나는 얼른 애원했다.“누나, 이 자세는 너무 야해서 마사지할 수 없어요. 제발 나 좀 놔줘요. 나 이런 거 못 견뎌요.”“이봐, 마사지사면서 왜 이래? 그것도 맹인 마사지사 아닌가? 그런데 자세가 어떤지 뭔 상관인데? 설마 맹인인 거 가짜야? 다 보이는 거야? 그럼 선글라스 벗고 나 봐봐.”이 여자는 나를 놀리려고 작정한 게 틀림없다.내가 맹인인지 아닌지 분명 알면서 선글라스를 벗으라니.선글라스를 벗으면 나는 더 못 견딜 거다.그때는 참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바로 덮쳐버릴 수도 있으니까.‘됐어.’나는 애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기에 더 이상 말씨름하지 않고 오일을 들고 앞에 꿇고 앉았다.소여정이 입은 치마는 너무 부드러워 다리를 벌렸지만 치맛자락이 흘러내려 중요 부위를 모두 가렸다.하지만 뭐든 신비할수록 매력적인 법.나는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오일을 소여정의 다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시작했다.소여정의 다리는 가늘고 곧으며 솜사탕처럼 부드러웠다.하지만 나는 종아리만 문지르며 더 올라가지를 못했다.“조금만 더 위로해 봐. 허벅지가 아픈데 왜 자꾸 종아리만 주물러?”소여정은 일부러 나를 괴롭혔다.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조금 위로 올렸다.
“조금만 더 세게. 더 세게. 누나는 거친 게 좋아.”소여정은 말하면서 내 머리를 꽉 잡았다.“아, 이러지 마요. 뽑히겠어요.”머리채가 뽑히는 고통에 나는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소여정은 내 말이 듣기지도 않는지 손에 힘을 더했다.결국 나 역시 마지못해 손동작을 멈췄다.그러자 소여정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며 나를 노려봤다.“누가 멈추랬어? 계속해!”나는 할 수 없이 다시 마사지했다.그러자 소여정은 다시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내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나는 소여정이 사람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건 아닌지 정말 의문이다.어찌나 힘을 쓰는지 두피가 찢겨나갈 정도니까.“아, 안 되겠어요. 너무 아파요. 너무 힘줘서 끊어질 것 같아요.”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벌떡 일어섰다.소여정은 새 둥지가 된 내 머리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소여정도 사릴 방금 자신이 이 정도로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다.“웃음이 나와요? 난 아파 죽겠어요.”나는 머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렸다.그러자 소여정이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이리 와. 내가 문질러 줄게.”“필요 없거든요. 잡아당기지나 않으면 감사하겠네요.”‘또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오라고 하는 거야?’내 말에 소여정은 갑자기 애교 부렸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오빠, 너무 쪼잔하게 굴지 마.”‘젠장!’오빠라는 호칭에 나는 순간 온몸이 찌릿해 났다.심지어 뼈까지 녹을 지경이었다.나는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방, 방금 뭐라고 했어요?”“오빠라고. 오빠 내가 문질러 줄게, 응?”‘뭔데? 요염할 때는 요염하고, 귀여울 때는 또 이렇게 귀엽다고?’‘대체 요염한 것과 귀여운 걸 어떻게 한꺼번에 갖췄지?’소여정은 요염한 모습과 귀여운 모습이 모두 어울렸다. 어느 것 하나 어색한 것 없이. 아무리 봐도 천 년 동안 수련한 구미호가 틀림없이.보통 여자는 이런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할 거다.나는 소여정의 부드러운 모습에 그대로 무너졌다.아마 그 어떤 남자가 와도 미
“놀긴 누가? 난 너랑 논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해, 방금 기분 좋았지?”소여정은 다시 한번 물었다.순간 나는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성욕이 끓어올랐는데, 제대로 발산하지도 못하고 희롱당하니 짜증 날 수밖에.하지만 이 상황에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나는 얼렁뚱땅 대답했다.“네, 기분 좋았어요. 이제 됐죠?”“너만 기분 좋으면 끝이야? 난 아직 안 됐어. 나도 기분 좋게 해줘 봐.”소여정은 여전히 나를 놔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나는 순간 울컥했다.“어떻게 기분 좋게 해줄까요? 머리채 더 잡아당길래요? 그러다가 머리털 다 뽑힐까 봐 겁나네요.”이 여자가 방금 전 미친 듯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던 모습을 생각하니 나는 무서웠다.이렇게 예쁜 여자가 왜 이런 취미가 있는지.‘너무 이상하잖아.’“머리채 안 잡아당길 테니 계속 마사지해 줘.”“정말 그것뿐이에요?”“아니면? 나랑 자기라도 할 거야?”소여정이 되물었다.그 모습을 보니 소여정도 선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니면 나랑 이렇게 대화나 하며 시간 낭비할 리 없으니까.소여정이 나한테 뭔가를 강요하거나 선 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실 나는 아무렴 상관없었다.마사지는 원래 스킨십이 필요한 거니까.결국 나는 다시 소여정 쪽으로 걸어갔다.소여정은 더 이상 나를 유혹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다리마저 침대 위에 올려놓고 내가 마사지할 수 있도록 반듯하게 누웠다.나는 소여정이 힘센 걸 좋아하는 걸 알기에, 일부러 손에 힘을 더해 다른 사람을 해줄 때보다 더 세게 마사지했다.소여정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더니 갑자기 다리를 내 팔 위에 걸었다.나는 순간 어이없었다.‘이 여자가 또 무슨 꿍꿍이지?’“혀로 마사지할 줄 알아?”‘뭐라고? 혀로... 허벅지를 마사지하라고?”정말 그렇게 한다면 내가 미친 게 아니면 이 여자가 미친 거지.나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차라리 몸 전체를 핥아달라고 하지 그래요?”“그렇게 할래?”소여정이 진지하
이렇게 예쁜 여자와는 손만 잡아도 기분 좋을 텐데, 그런 일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나는 어리석은 짓을 할 수 없었다.이 여자는 평범한 여자가 아니다. 나 같은 게 10명이 있어도 상대할 수 없는 여자다.일시적인 즐거움을 얻는 게 스릴 넘치겠지만 생명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나는 아직 젊고 아직 결혼도 못 한 데다 아이도 없기에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고 싶지 않다.“진심이야. 나를 도와주면 나도 도와줄게.”소여정은 포기하지 않고 나를 향해 애교 부렸다.‘안 들린다, 안 들린다. 저건 헛소리하는 거야.’나는 끊임없이 세뇌하며 소여정한테 넘어가지 않았다.소여정은 내가 한사코 타협하지 않자 또 나를 꼬시기 시작했다.심지어 갑자기 침대에 엎드리더니 엉덩이를 흔들어댔다.“오빠, 이래도 안 돼?”나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소여정은 계속해서 자세를 바꾸었다.그러다가 내가 계속 움직이지 않자 선글라스를 벗겼다. 나는 그때까지 눈을 꼭 감고 있었다가 그대로 들통나 버렸다.“눈 떠!”소여정은 명령조로 말했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내가 아무리 욕망을 통제할 수 없다지만, 내 몸 하나 정도는 통제할 수 있거든.’소여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에 나도 이런 방법으로 시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소여정이 강제로 내 눈을 벌렸지만 나는 곧바로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그러자 소여정은 갑자기 애교 부리기 시작했다.“오빠, 눈 뜨고 나 한 번만 봐줘. 눈도 안 뜨면서 욕구가 없는 척하는 거야?”소여정은 요즘 인터넷에서 핫한 숏츠를 따라 하며 내 몸에 몸을 비비기 시작했다.그 행동에 나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눈은 계속 감은 채로 말이다.소여정은 내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계속해서 나를 꼬셔댔다.하지만 내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자 갑자기 화가 났는지 버럭 소리쳤다.“명령이야. 눈 떠!”“싫어요!”나는 계속해서 고집부렸다.“그래, 안 뜬다 이거지? 그럼 나도 가만있지 않아.”소여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