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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수연도 고민이었지만 태연은 더 고민이었다.

동생은 그래도 아이라도 있고, 심지어는 아들 하나 딸 하나인데, 언니인 본인은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도 모자라 아이도 없으니까.

그것도 모자라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눈앞에서 직접 봤다.

태연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아예 방으로 돌아갔다.

언니가 떠난 뒤 수연은 얼른 핸드폰을 꺼냈다.

사실 방금 전, 수연은 태연의 핸드폰에서 내 번호를 자기 폰에 보냈었다.

그리고 지금, 자기 방에 숨어 나한테 전화했다.

그 시각, 나는 이미 출근했지만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었다.

그때 내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발신 번호는 낯선 번호였지만 현지 번호로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당연히 내 고객일 거라고 생각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다시 한번 익숙하고도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수호 씨, 나 그쪽 형수 동생이에요. 수연 누나라고 불러요.]

가뜩이나 불안했는데 이 여자의 전화를 받자 나는 더 불안했다.

“수연 누나, 이게 누나 번호예요?”

[맞아요. 내가 몰래 그쪽 번호 저장했거든요.]

‘내 번호는 왜 저장한 거야?’

‘설마 뭐 고문이라도 할 작정인가?’

나는 애써 진정하며 물었다.

“저한테는 왜 전화했어요?”

[하나만 묻죠. 아까는 왜 전화 끊었어요?]

“아까요? 신호가 안 좋아서 저절로 끊어진 거예요.”

나는 얼굴도 붉히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지라 이미 내 얼굴도 두꺼워질 대로 두꺼워졌으니까.

[누굴 속여? 솔직히 말해. 아까 당황했지? 내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전화 끊은 거지?]

“아니에요.”

[계속 내빼겠다? 그럼 말해 봐, 우리 언니가 그쪽을 왜 달링이라고 저장했지?]

“수연 누나, 저 그만 놀려요. 형수가 어떻게 저를 달링이라고 저장했겠어요? 잘못 저장한 거 아니에요?”

나는 방금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형수가 그렇게 하수들이 저지를 법한 실수를 저지를 리가 없다.

나와 형수 그리고 형이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데, 실수로 보기라도 하면 끝장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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