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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9시가 넘어 나는 화인당 문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 내 앞에 막아섰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내 형 진동성이었다.

동성 형은 초췌한 얼굴에 분노한 모습이었고, 표정은 매우 복잡해 보였다.

보아하니 어젯밤 밤새 잠을 못 잔 모양이다.

하지만 잔뜩 풀이 죽어 있는 데다 눈에 핏발이 가득 서 있는 걸 봐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이 모든 건 자업자득이니까.

“수호야, 네 형수 어디 있어? 제발 알려줘.”

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도 몰라.”

동성 형의 눈에 분노가 스쳐 지났다.

“수호, 넌 내 동생이야. 내가 어릴 때부터 너를 어떻게 대했는지 잊었어? 형이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아직도 날 속일 수 있어? 네가 이러고도 사람이야?”

동성 형은 매우 격분해서 끊임없이 나에게 도덕의 잣대를 내밀며 질책했다.

나는 기분이 너무 언짢았다.

만약 예전처럼 아무것도 몰랐다면 난 분명 죄책감을 느끼며 형한테 미안해했을 거다.

하지만 형이 나한테 잘했던 게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고,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가짜라는 걸 알고 난 뒤로 감사하다는 마음이 없어졌다.

나는 차갑게 말했다.

“지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면 무슨 소용 있어? 형이 형수한테 그런 짓을 하지 않았으면 형수도 형을 숨지 않았을 거야.”

동성 형은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더니 내 어깨를 꽉 잡았다.

“그 말은 네 형수가 어디 있는지 안다는 뜻이네? 그럼 당장 알려줘, 오늘 반드시 네 형수를 만나야겠으니까.”

형이 이토록 눈을 번뜩이는 모습은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기에 나는 괜히 무섭고 두려웠다.

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

“안돼, 형수가 형 얼굴 보기 싫댔어.”

동성 형은 갑자기 나를 향해 버럭 소리 질렀다.

“보기 싫대도 그건 우리 부부 간의 일이야.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네 형수가 어디 있는지 말해.”

나는 형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

지금의 형은 마치 미친 짐승처럼 흉악하고 잔인했다.

마치 내가 말하지 않으면 다음 순간 나를 산 채로 잡아먹을 것처럼.

그걸 느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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