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준우는 지금껏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위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자라온 위준우는 어릴 때부터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며 가문 내에서 모든 사랑을 한 몸에 담고 언제나 남들 위에서 군림해 왔다. 그런 위준우 눈에 임지환은 그저 한낱 파리에 불과했다.그런데 지금 이 파리가 감히 위준우의 머리 위에 올라타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이건 위준우가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도련님, 안심하십시오. 제가 도련님 분노를 반드시 풀어드리겠습니다.”진대하는 쌀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질주하는 말처럼 몸을 낮게 웅크렸고 체내의 혈기가 솟구치는 가운데 뼈마디에서는 콩을 볶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그 순간, 위준우는 수십 년은 젊어진 듯한 놀라운 기세를 폭발시키고 있었다.“임지환, 왜 멍하니 서 있어? 얼른 도망쳐!”임지환이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서 있는 것을 본 양서은은 초조해지며 급히 임지환더러 피하라고 재촉했다.“지금 와서 도망치려 해도 이미 늦었어.”진대하는 고개를 들어 살벌한 살기를 띤 눈으로 임지환을 쏘아보았다.진대하가 막 공격하려는 순간, 문밖에서 들려오는 급한 발소리를 듣고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어느 미친놈이 감히 우리 임 선생님을 건드리려고 들어?”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한 청년이 군복을 입고 전투화를 신은 채 눈에 띄는 보라색 머리를 휘날리며 당당히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이 당당한 청년이 바로 용수의 현직 교관이자 젊은 대사 허청열이었다.그리고 허청열 뒤에는 실탄을 장치한 총을 든 용수 대원 두 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허 교관님, 마침 잘 오셨어요. 임지환이 이제야 살길이 트였네요.”양서은은 보라색 머리의 청년을 보고 이제야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용수 사람들이 왜 여기 온 거지? 이러면 상황이 귀찮아지겠는데?”진대하는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긴장한 기색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진대하, 왜 겁먹고 그래? 우리 아버지는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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