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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은침 날리는 용왕: Chapter 501 - Chapter 510

607 Chapters

제501화

손바닥이 내려앉는 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허세를 떨더니 결국 내 손에 죽지 않았나? 사람은... 너무 자만해서는 안 돼, 알겠어?”진대하는 측은한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보며 모든 것을 통제하는 듯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내가 여기 오지 말아야 했어. 임지환을 죽게 만든 건 다 내 잘못이야.”양서은의 예쁜 얼굴에는 자책의 감정이 가득했고 눈물이 눈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이미 죽었어. 그만 울어.”위준우는 냉랭한 말투로 양서은을 달랬다.“앞으로 여자로서 얌전하게 행동하면 내가 좀 더 잘 대해줄 수 있어.”“넌 진짜 미련하기 짝이 없구나. 이 영감탱이 따위가 임 선생님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허청열은 위준우의 말이 우스워 조롱하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패배를 인정하지 못해? 임지환이 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기라도 한단 말이야?”위준우는 허청열의 말이 불만스러워 즉각 반박했다.위준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대하의 일격을 맞고 즉사해야 했을 임지환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입가를 치켜올려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어라? 왜 안 죽었지?”진대하는 귀신이라도 본 듯 경악하며 본능적으로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내 호신용 영기도 뚫지도 못하는 네가 무슨 배짱으로 날 죽이려 해?”임지환은 콧방귀를 뀌며 조롱했고 이내 체내의 영기를 급격히 끌어올려 폭발시켰다.진대하는 무방비 상태에서 그 거대한 영기에 밀려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섰다.진대하가 아직 몸을 가누기도 전에 임지환이 번개처럼 다가와 그의 옆에 바짝 붙었다.임지환이 오른손을 활처럼 쫙 펼치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그 속에 응축된 듯했다.쾅!별장 홀 전체에 둔탁한 소리가 빠르게 울려 퍼졌다.어떤 화려한 기술도 없이 임지환의 주먹이 정확하게 진대하의 관자놀이에 꽂혔다.순간, 모든 이들이 숨을 멈추고 홀 중앙을 주시했다.하지만 임지환은 이미 손을 거둔 상태였고 진대하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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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그런데 내가 따라가겠다니까 네가 왜 싫다고 그래? 날 데려가지 않으면 저 위 도련님의 억울함은 어떻게 풀어줄 거야?”임지환은 싱글벙글 웃으며 위준우를 생각해서 선심을 베푸는 것처럼 말했다.유진헌은 불에 달궈진 솥에서 뛰어다니는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심사숙고 끝에 갑자기 유진헌의 눈이 번뜩였다.“내 생각엔 방금 일은 완전히 오해였던 것 같아요. 위 도련님, 그렇게 생각하시죠?”눈치 빠른 유진헌은 상황이 불리해진 것을 눈치채고 바로 공을 위준우에게 넘겼다.지금 위준우의 얼굴은 부모가 죽은 것처럼 어둡고 찌그러져 있었다. 위준우는 비록 오만하기 짝이 없지만 멍청하지는 않았다. 임지환을 건드린 결과가 어떤지 진대하의 죽음이 가장 좋은 증거였다.그래서 위준우는 이빨 사이로 겨우 몇 마디를 내뱉었다. “네가 날 때린 건 그냥 넘어가겠어.”그러고는 유진헌을 향해 험악한 눈빛을 던졌다.“유 국장, 오늘 너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그 자리에 무사히 앉아 있기를 바랄게.”말을 마치고 위준우는 자리를 뜨려 했다.“거기 서 봐!”하지만 몇 걸음도 걷지 않았는데 저승사자의 목소리처럼 무서운 소리가 위준우를 불러세웠다.위준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난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고 했잖아, 뭘 더 원하는데?”“방금 해결한 건 너와 나 사이의 문제였어.”임지환은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네가 양 팀장을 모함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위준우는 이 말을 듣고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 “말하고 싶은 게 뭐야? 도대체 뭘 원하는 건데?”“너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생각은 없어. 양 대장님께 무릎 꿇고 사과하면 돼.”임지환은 담담하게 말했다.무릎 꿇고 사과하라고?“이봐, 임지환. 네가 아주 날 바보 취급하는구나. 양서은은 내 여자야. 내가 너희 관계를 오해했다고 하자. 그래서 뭘 어쩌라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웃기지 마. 네 앞에서 양서은을 쌍욕 해도 양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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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양서은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고 눈빛에 굴욕감이 서려 있었다.위준우의 말이 맞았다. 아무리 양씨 가문이 도망치려고 해도 결국 위씨 가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위씨 가문은 용산시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거물급 존재였다.양서은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위씨 가문이라는 운명의 그물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다.“내가 보기엔 너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구나.”임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잠시 눈앞이 흐려졌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임지환은 이미 위준우 앞에 서 있었다.“너... 너 뭐 하려는 거야?”위준우는 눈앞의 괴물 같은 존재를 보고는 반사적으로 돼지머리처럼 부어오른 뺨을 감싸안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팍!이번엔 임지환이 귀싸대기를 날리지 않고 손을 뻗어 위준우의 배꼽 아래 2촌 부위를 가볍게 쳤다.“고작 이거야? 뭐 대단한 필살기라도 보이는 줄 알고 쫄았단 말이야. 너도 위씨 가문이 두려워 감히 주제넘은 행동은 못 하겠지?”임지환이 단지 겁만 주려는 듯 자기를 가볍게 툭 건드린 걸 보고 위준우는 터져 나오는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 “네가 날 안 때린다고 해서 내가 널 용서할 거라고 착각하진 마. 임지환, 너랑 나 사이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위준우는 으름장을 놓고 당당하게 별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위 도련님, 잠시만요.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유진헌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슬그머니 도망치려 했다.“허 교관, 수고스러운 대로 이 사람들을 처리해 줘. 그리고 몇 명 더 불러서 별장 청소 좀 부탁할게.”임지환은 바닥에 널브러진 유진헌 부하들을 힐끗 보다가 진대하의 시체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재차 지시했다.“임 선생님, 맡겨만 주십시오.”허청열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 있게 말했다. “한 시간 안에 모든 걸 원래 상태로 복원해 드리겠습니다.”허청열이 손을 휘젓자 부하들이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임지환, 우리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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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차창이 내려가며 진태양의 얼굴이 드러났다. “강 문주님을 모셔 왔으니 잠시 차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시죠.”“잠깐 기다려줘. 잠깐 얘기를 하고 바로 돌아올게.”임지환은 양서은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괜찮아. 먼저 볼일 봐. 굳이 날 챙기느라 애쓰지 않아도 돼.”양서은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돌았고 마음속에서 달콤한 기분이 스며들었다.‘왜 굳이 임지환이 주동적으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임지환은 한국 차의 문을 열고 태연한 자태로 조수석에 앉았다.“정호야, 출발해.”한국 차 뒷좌석에서 꽤 권위 있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양서은은 이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져 뒷좌석을 보려 했으나 뒷좌석의 유리는 짙은 검은색 방탄유리였다.양서은이 주시하는 가운데, 그 한국 차는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갔다.임지환은 차에 올라타고 뒤쪽을 쓱 훑어보았다.뒷좌석에는 진태양 외에 선글라스를 쓰고 지팡이를 든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이 사람이 바로 진태양이 말한 천문 둘째 가주 장 문주일 것이다.임지환의 시선을 감지한 듯, 진태양 옆에 앉은 강진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통해 임지환을 살펴보았다.“네가 임지환이냐?”“그래, 나야.”임지환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간이 크긴 하구나. 우리 천문 사람을 감히 건드려? 죽을 준비는 됐나?”강진수가 말을 꺼내자 차 안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냉기가 감돌았다.아무래도 타인의 목숨을 손에 거머쥐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대단한 인물임이 분명했다.“날 건드린 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 너희 천문 사람이라도 내 규칙을 따라야 해.”임지환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젊은 놈이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도 모르고 내 앞에서 규칙을 논하고 앉아 있어?”강진수는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진태양을 보며 말했다. “네가 그토록 칭찬하니까 난 또 어떤 대단한 청년인가 했는데 이렇게 건방지고 무지막지한 놈인 줄은 몰랐어. 내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했나 보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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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강진수는 용두 지팡이를 꽉 쥐고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 대신 강진수의 얼굴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별로 크지 않고 왜소한 편인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엄은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강진수의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 무술 대사인 진태양조차 입을 꼭 다물고 다급한 눈빛으로만 임지환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임지환은 진태양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틀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너한테 사과해야 해? 혹시 너희 천문 인간들은 다들 이렇게 권력을 남용하는 게 취미야?”“버르장머리 없는 놈!”임지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진수는 용두 지팡이를 들어 임지환의 얼굴을 향해 강하게 내리치려 했다. 나무로 만든 용두 지팡이였지만 강진수의 손에서 뻗어나가는 힘은 견고한 창을 휘두르는 것처럼 강렬했다. 천문 둘째 문주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지라 강진수의 무술 실력은 절대 범상치 않았다.강진수의 급작스러운 공격에도 불구하고 임지환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임지환은 오른팔을 가볍게 휘둘러 용두 지팡이의 강력한 힘을 손쉽게 다른 방향으로 흘려보냈다.펑! 뒷좌석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강진수는 강력한 힘이 지팡이를 통해 돌아오는 것을 느꼈고 순간 균형을 잃은 채 뒷좌석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강 문주님, 괜찮으세요?”진태양이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강진수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웠다.끼이익...천천히 달리던 차가 갑작스러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멈춰 섰고 운전석의 정호는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어 임지환의 머리에 겨누며 차갑게 말했다. “감히 강 문주님을 불순한 태도로 대하다니, 네놈 대갈통에 총알을 박아버릴까?”누군가가 총으로 겨누고 있는 긴박한 상태에서도 임지환은 하나도 긴장하지 않고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강진수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난 또 천문 문주라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일 줄 알았는데, 기대했던 내가 미련하구나.”임지환의 말에 강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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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강진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운전사를 바라보며 손짓했다.“강 문주님, 알겠습니다!”정호는 자신 있게 대답하며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임지환은 번개처럼 움직여 두 사람을 놀라게 했다.쉭!순간 정호는 눈앞이 갑자기 흐려지며 손에 쥐고 있던 총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느꼈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이제야 제대로 대화할 수 있어?”임지환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고 조금 전까지 정호가 쥐고 있던 총은 이미 그의 손안에 들어와 있었다. 임지환은 총을 가볍게 돌리며 그것이 자기 연장인 양 능숙하게 다루었고 이 일련의 동작은 마치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러웠다. 그 순간, 진태양과 강진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대사급 강자였지만 전혀 임지환의 속도를 따라잡아 제지할 수 없었다.“임 대사님, 일단 총을 내려놓으시죠. 모든 건 대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내심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진태양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 진태양은 단순하게 중재하려고만 했지만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더 심각한 사태로 넘어갈 수도 있어 보였다.임지환은 빙그레 웃으며 손목을 휘둘러 총을 강진수 앞에 던지며 말했다. “내가 괘씸하지? 불만이 가득하지? 자, 나도 기회를 줄게. 네가 나한테 사과하든지, 아니면 직접 총을 쏘든지.”강진수는 가까이 놓인 총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한참 후에야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휴, 이제 나도 나이를 속일 수 없군. 임 대사, 아까 내가 좀 경솔한 모습을 보였어요. 부디 용서해 주길 바랍니다.”천문 둘째 문주라는 거물급 인물이 어린 후배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태양은 입을 벌린 채 한참 동안 할 말을 잃었다.“보아하니 당신이 천문 둘째 문주 자리에 앉은 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만은 아닌 것 같네요.”임지환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 그럼 말해 보세요. 오늘 날 찾아온 진짜 이유가 대체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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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천문 문주 자리를 양보해라고?“임 대사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진태양은 한참 동안 얼이 빠져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놀란 얼굴로 물었다.“농담 아니야.”임지환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10억 달러로 천문 둘째 문주 자리를 바꾸는 건 어떻게 봐도 천문이 이득을 보는 거래야.”“흥, 우리 천문을 너무 만만하게 보네요. 10억은커녕, 100억 달러라도 이 자리를 바꿀 수는 없어요.”멍해 있던 강진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냉랭하게 말했고 임지환을 바라보는 눈빛에 적대감이 짙게 깔려 있었다.“뭘 또 그렇게 긴장하세요? 그냥 농담한 겁니다.”임지환은 강진수의 불쾌한 시선을 느끼고 웃음을 터뜨렸다. “난 자유로운 걸 좋아해요. 강 문주가 진짜 자리를 준다고 해도 귀찮아서 맡지 않을 겁니다.”임지환의 말을 듣고 나서야 강진수는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임지환이 문주 자리를 내놓으라고 할 배짱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고 진짜 깜짝 놀랄 일이기도 했다.“문주 자리가 아깝다면 내가 좀 양보할게요... 그 용두 지팡이를 나한테 이틀만 빌려주는 걸로 하죠.”임지환은 말을 마치고 강진수가 쥐고 있는 용두 지팡이를 가리키며 말했다.“그건 어려울 것 같네요. 이 용두 지팡이는 우리 천문 문주 상징입니다. 외부인에게 절대로 빌려줄 수 없어요.”강진수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용두 지팡이는 천문 지도층의 신분 상징이다. 용두 지팡이를 쥔 사람은 각 지역의 천문 제자들을 호령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사실 천문 둘째 문주라는 타이틀보다 용두 지팡이의 실제 용도가 더 선명했다.“내가 제시한 조건을 다 거절한다면 그건 당신이 성의가 없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이제 우리 사이엔 더 이상 할 말이 없겠네요. 지금 당장 운전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말해요. 난 이만 내려가 볼게요.”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흥미를 잃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강진수는 임지환의 태도를 보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임 대사, 아까 그 제안은 협상의 여지가 있어요. 임 대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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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임지환은 용두 지팡이를 받고 차에서 내렸다.“강 문주님, 방금 왜 저 자식을 총으로 쏴버리지 않았습니까? 저 녀석은 너무 건방지잖아요.” 임지환이 멀어지자 운전사 정호가 참지 못하고 임지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흥, 내가 총을 쏘고 싶지 않은 줄 알아? 방금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였더라면 이미 저 녀석 손에 목이 꺾였을 거야.”강진수는 말을 마치고 손을 뻗어 바닥에 있는 총을 들어 정호에게 던졌다.“헉!”정호가 총을 집어 들고 자세히 보더니 본능적으로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이 총의 총신은 이미 변형되어 있었고 강진수가 방금 총을 쏘려 했다면 임지환이 손을 대지 않더라도 총은 그 자리에서 폭발했을 것이다.“임지환이라는 녀석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상대하기 어렵군. 그런데 저 녀석은 대체 왜 용두 지팡이를 빌려 갔을까?”창밖으로 멀어져 가는 임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진수는 의문에 가득 찼다.“어쨌든 임 대사님이 이번 의뢰를 받아들였으니...”진태양이 옆에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장로회에서 맡기신 일을 무사히 처리하면 다음 천문 문주 자리는 이미 강 문주님 손안에 있는 것과 다름없죠.”“저 녀석이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말끝을 흐리며 일부러 꺼내지 않았지만 강진수의 눈에는 섬뜩한 빛이 번뜩였다....임지환이 저택 거실로 돌아오자 양서은이 바로 다가왔다.“임지환, 안전하게 돌아와서 다행이야. 네가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나랑 허 교관이 널 구하러 갔을 거야.”양서은은 임지환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임 선생님을 찾은 사람이 도대체 누구죠?”허청열은 양서은과 달리 침착한 말투로 물었다.“진태양이 천문의 둘째 문주를 데리고 와서 나랑 조금 얘기를 나눴어. 지금쯤 그들은 이미 떠났을 거야.”임지환은 나른한 목소리로 천천히 대답했다.“천문 사람들 말입니까? 혹시 그들이 임 선생님을 협박하려 한 겁니까?”허청열은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장군님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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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검은색 명패가 깔끔하게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그리고 그 명패의 중앙에는 뜻밖에도 둥글게 말린 양피지가 숨어 있었다.임지환은 그 양피지를 꺼내어 바닥에 펼쳤고 옆에 있던 용두 지팡이를 들어 용두 부분을 눌렀다.그러자 놀랍게도 용두 지팡이의 몸체도 명패처럼 깔끔하게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 또 다른 양피지가 나왔다.임지환은 그 양피지를 꺼내 천천히 펼쳤다.순식간에 두 장의 양피지가 합쳐져 하나의 완벽한 지도가 완성되었다.“홍 어르신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네. 과거 용파의 세 가지 보물에 진짜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네.”임지환은 완성된 지도를 보며 평소에 보기 드문 흥분한 감정을 드러냈다.“이건 아마 용파 보물창고의 지도일 거야. 그 창고 안의 보물들만 해도 가치가 조 단위를 넘나들 거야. 옛날 전쟁으로 인해 용파가 천문과 청파 두 세력으로 나뉘었지. 영룡반지는 아마 청파의 손에 있을 거야. 기회가 되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겠어.”잠시의 흥분을 뒤로하고 임지환은 곧 냉정을 되찾았다.보물창고의 지도는 손에 넣었지만 영룡반지가 없으면 보물창고에 도착해도 문을 열 수 없을 것이다.“나 원 참, 천문 문주 강진수가 이 용두 지팡이의 가치를 모를 줄이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기회를 놓쳤다는 걸 알면 분명 땅을 치며 후회할 거야.”임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강진수가 참 한심하다고 비웃었다.임지환은 양피지 두 장을 조심스럽게 접어 상자 맨 안쪽에 넣었다.그 후, 다시 용두 지팡이와 흑룡령을 원래대로 복구했다.이 두 보물은 도대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원 상태로 합쳐놓으니 틈새 하나 찾을 수가 없었다.막 이 모든 작업을 마치자 문밖에서 양서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환, 자고 있어? 아까 위준우에게 전화가 왔어. 병원에 가서 자기를 치료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임지환은 흑룡령을 상자에 넣고 상자를 침대 밑으로 깊숙이 밀어 넣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그 녀석이 생각보다 똑똑하네. 너에게 전화해서 대신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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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임 선생님, 걱정 마세요. 탐랑만 잡아주시면 최선을 다해 도울게요.”허청열은 진지한 말투로 임지환과 약속했다....강한시 한의원.“쓸모없는 놈들! 의사란 놈들이 왜 이렇게 한결같이 쓸모없어? 이런 작은 병도 치료할 수 없는 놈들이 병원에 남아서 뭐 해? 너희들 다 해고해 버릴까?”위준우는 창백한 얼굴로 배를 움켜쥐며 욕설을 퍼부었다. 병원 의사들은 전부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그 누구도 위준우의 말에 반박할 용기를 내지 못했다.“위 도련님, 진정하세요. 이미 양서은에게 전화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임지환을 데리고 곧 올 겁니다.”유진헌은 억지로 웃으며 위준우를 위안했고 팽팽한 분위기를 느슨하게 하려고 애썼다.“양서은 그년이 내 말 고분고분 듣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내 전화 한 통으로 양씨 가문을 파산시켜 버릴 테니까.”위준우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서려 있었다.“윽!”말을 마치자마자 위준우는 극심한 고통이 그의 하복부를 찌르며 온몸으로 퍼져 나가 저도 몰래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위준우는 삶은 새우처럼 몸을 굽히고 배를 움켜쥐며 구슬처럼 커다란 땀을 뻘뻘 흘렸다. 얼굴은 술에 취한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바지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뒤이어 방 안에 역한 냄새가 빠르게 퍼졌고 모든 사람이 고약한 냄새를 참지 못하고 코를 틀어막았다. 위씨 가문의 도련님 위준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심 원장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유진헌이 한의원 원장 심창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우리가 조금 전에 위 도련님에게 이미 전신 검사를 했는데 결과에는 모든 수치가 정상이라고 나왔습니다.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 보는 겁니다.”심창진도 자기 의술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운 어조로 말했다.“빌어먹을 임지환 짓이 분명해. 그 자식이 오면 무조건 무릎 꿇고 내게 용서를 빌게 할 거야!”위준우는 이를 악물고 극심한 고통을 참아내며 임지환을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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