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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차창이 내려가며 진태양의 얼굴이 드러났다.

“강 문주님을 모셔 왔으니 잠시 차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시죠.”

“잠깐 기다려줘. 잠깐 얘기를 하고 바로 돌아올게.”

임지환은 양서은에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괜찮아. 먼저 볼일 봐. 굳이 날 챙기느라 애쓰지 않아도 돼.”

양서은의 얼굴에 살짝 홍조가 돌았고 마음속에서 달콤한 기분이 스며들었다.

‘왜 굳이 임지환이 주동적으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임지환은 한국 차의 문을 열고 태연한 자태로 조수석에 앉았다.

“정호야, 출발해.”

한국 차 뒷좌석에서 꽤 권위 있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서은은 이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져 뒷좌석을 보려 했으나 뒷좌석의 유리는 짙은 검은색 방탄유리였다.

양서은이 주시하는 가운데, 그 한국 차는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갔다.

임지환은 차에 올라타고 뒤쪽을 쓱 훑어보았다.

뒷좌석에는 진태양 외에 선글라스를 쓰고 지팡이를 든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바로 진태양이 말한 천문 둘째 가주 장 문주일 것이다.

임지환의 시선을 감지한 듯, 진태양 옆에 앉은 강진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 선글라스를 통해 임지환을 살펴보았다.

“네가 임지환이냐?”

“그래, 나야.”

임지환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간이 크긴 하구나. 우리 천문 사람을 감히 건드려? 죽을 준비는 됐나?”

강진수가 말을 꺼내자 차 안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냉기가 감돌았다.

아무래도 타인의 목숨을 손에 거머쥐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대단한 인물임이 분명했다.

“날 건드린 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 너희 천문 사람이라도 내 규칙을 따라야 해.”

임지환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젊은 놈이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도 모르고 내 앞에서 규칙을 논하고 앉아 있어?”

강진수는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진태양을 보며 말했다.

“네가 그토록 칭찬하니까 난 또 어떤 대단한 청년인가 했는데 이렇게 건방지고 무지막지한 놈인 줄은 몰랐어. 내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했나 보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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