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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1270 챕터

제201화 건드릴 수 없는 존재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거실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 분주하게 국수 두 그릇을 만들었다.준재는 주방에서 들려오는 냄비와 프라이팬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전혀 시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특히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다정의 뒷모습을 보니 마치 집에 돌아온 것처럼 훈훈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잔치국수가 완성됐다.다정은 그릇을 조심스레 들고나왔다.“여 대표님, 와서 국수 드세요.”“네, 갈게요.”준재는 대답을 하고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다정은 그를 바라보며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집에 있는 재료로 만든 국수라 볼품없지만, 여 대표님 입에 맞았으면 좋겠네요.”“맛있어 보이는걸요.”준재는 고개를 저으며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이 국수는 간단하지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준재는 금세 국수 한 그릇을 다 비웠다.다정은 자연스레 그릇과 젓가락을 치워 주방 싱크대에 놓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치울 계획이었다.동시에 준재는 이제 들어가 보겠다고 말을 꺼냈다.아파트를 나오니 이미 구남준이 입구에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준재는 차에 오른 후, 자연스레 다정의 집이 있는 층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시선을 거두고 남준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돌아가서 하윤이에게 줄 털이 부드러운 인형을 몇 개 사둬.”“알겠습니다.”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지시를 받아들였다.……다음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아이들은 어젯밤의 기억을 생각하며 잔뜩 신이 난 채 다정이 있는 안방으로 달려갔다.“엄마, 어젯밤에 아저씨가 오셨어요?”아이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다정을 깨웠다.다정은 아이들의 소리에 잠에서 깼고, 이 말을 다시 들었을 땐 피곤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맞아, 너희가 좋아하는 아저씨가 왔다 가셨어.”이 말을 듣자마자 아이들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아, 아저씨가 진짜 오셨었군요. 그때는 비몽사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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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가장 신경 쓰는 사람

그러나 고다빈은 진시목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다정의 배후에 YS그룹이 있다는 거? 그건 당신과 나 모두가 알고 있어! 여준재는 그 여자랑 그런 관계가 아니야. 그저 당신은 여전히 그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말이 끝나자 다빈은 이성을 잃었다.시목은 다툼이 격해지자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해 손을 들어 그녀를 밀어내며 참지 못하고 말했다.“난 할 말을 다 했으니, 네가 알아서 해.”이 말을 끝으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무자비하게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다빈의 얼굴은 험상궂을 정도로 일그러졌다.“고다정, 넌 죽어도 싸!”그녀는 이를 악물고 악을 질렀다.지금 그녀는 고다정에 대한 원한이 극에 달했다!반면, 고다정은 다빈이 감옥에서 석방된 사실을 몰랐다.그러나 활발한 매체들이 이 문제를 꾸준히 주시하고 있었기에 인터넷에 관련 뉴스가 보도 됐다.[연예계 신흥 배우였던 고다빈이 오늘 오전, 노동 수용소에서 출소했다. 초췌하고 꾀죄죄한 모습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조롱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삽시간에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왜 아직도 이런 퇴물 기사를 쓰냐? 더 좋은 기삿거리도 많을 텐데, 그걸 쓰는 게 더 나을 듯.][이제 고다빈 소식은 궁금하지도 않음.][저런 저급한 인간은 연예계에서 퇴출당할 법도 한데?][내가 이딴 쓰레기를 좋아했다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나 자신을 죽여버리고 싶다.]  ……그날 저녁, 임은미는 기분 좋게 케이크를 들고 아이들과 강말숙을 만나러 이사한 새집에 갔다.저녁 식사 중, 그녀는 고다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다정아, 너 인터넷 기사 봤어?”“무슨 기사?”다정은 한동안 고민하다가 어이가 없어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고다빈 말이야! 너 앞으로 조심해. 그 여자 오늘 구치소에서 나왔대. 이번에 걔 큰 손해를 봤으니 틀림없이 널 가만 두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다정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녀는 헛웃음을 치고 업신여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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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메시지 수신 안 함

한동안 임은미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갔다.거실에는 고다정과 강말숙만이 남았다.다정은 할머니를 바라보며 할머니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애썼다.“전 정말 그럴 생각이 없어요…….” 지금 너는 없다. 장래에 너는 있을 것이다.“지금은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앞으로는 생길 수도 있잖니.”강말숙은 흔들리지 않고 다정을 소개팅에 참석시키고 싶었다.별다른 방법이 없자 다정은 아이들의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외할머니, 저를 위해 그러시는 마음은 알지만 이건 저뿐만 아니라 우리 하준이랑 하윤이 일이기도 해요. 만약 아이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해요?”강말숙은 이 말을 듣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곧 그녀는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걱정하지 마, 아이들은 자연히 받아들일 거야.”이 말을 들은 다정은 더 이상 어떠한 방법도 없었다.……다음 날, 다정은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한 뒤 아침을 준비하러 나갔다.거실에 있던 두 아이는 그녀를 보고 즉시 기뻐하며 달려왔다.“엄마, 증조할머니가 아빠를 찾아준다고 하셨는데 진짜예요?”아이들은 한 사람씩 다정의 다리를 껴안고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다정은 순간 머리가 아팠다.‘아이들도 외할머니 말을 지지할 줄은 몰랐네.’이 생각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만약 너희만 동의한다면 그게 사실이겠지?”원래 그녀는 아이들을 떠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뜻밖에도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저희는 좋아요!”“얼른 저희 아빠를 찾아줘요.”다정은 그들의 반응에 놀랐다. 아이들은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품고 고의적으로 이런 말을 했다.그들은 엄마가 소개팅을 한다는 것을 여준재 아저씨가 알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만약 아빠를 찾는다면 여준재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어.’‘하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거야.’그래서 두 아이는 마음을 합친 후, 그들을 도와줄 생각을 했다…….그날 저녁, 다정은 평소처럼 아이들을 데리러 유치원으로 갔다.그녀가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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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내일 아저씨가 만나러 갈게

강말숙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이전에 고다정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어 누구보다 그녀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한동안 앉아 있다가 돌아가겠다고 일어섰다.집을 나서자마자 그의 얼굴은 차가워졌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안 좋아졌다.아래층에 있던 구남준은 자기 대표님이 오늘따라 빨리 나오는 모습에 의아했다.그가 막 물으려던 순간, 냉랭한 표정의 대표님이 온몸에 무서운 아우라를 풍기는 것을 보았다.자격을 갖춘 비서로서 그는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했다.“대표님, 무슨 일입니까? 고 선생님과 싸우셨나요?”“고 선생님은 지금 집에 안 계셔.”준재는 냉랭하게 이 몇 글자를 내뱉었다.구남준은 이 말에 더 의아함이 커졌다.‘고 선생님이 안 계시는데 대표님은 왜 화가 나셨지? 못 만나셔서 그런가?’그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고 선생 외할머니께서 소개팅에서 입을 옷을 사러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하러 갔다고 말씀하셨어.”“소개팅이요?!”남준은 준재의 말을 듣고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다.즉시 그는 자신의 대표가 이렇게 빨리 나온 이유와 어두운 얼굴의 이유를 알게 됐다.하지만 대표의 이런 행동은 더욱 이상했다.  ‘그럼 대표님은 단순히 고 선생님이 소개팅에 나가시는 거에 신경이 쓰이는거야, 아니면 본인이 아이들의 아빠라서 단순히 불편한 거야?’이 두 점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이를 생각하며 남준은 이 일에 대해 어떤 의견도 표현하기 어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준재도 하소연할 사람을 찾고 싶었을 뿐, 남준의 침묵을 신경 쓰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다정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들어서자 그녀와 아이들은 소파에 놓여 있는 귀여운 인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외할머니, 할머니께서 산 인형이에요?”“정말 예뻐요. 증조할머니가 하윤이에게 주는 거예요?”말하는 사이 하윤은 이미 달려가 인형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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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고다정은 임은미를 따라 소개팅 장소로 갔다.두 사람은 바깥쪽 자리에 앉아 있었다.이때 적지 않은 남녀들이 평범하지 않은 옷차림에 한껏 꾸미고 현장에 도착했다.그럼에도 다정은 의자에 앉아 불편한 듯 자신의 치마를 잡아당기며 앞에 놓은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며 긴장을 풀려 노력했다.은미는 그녀의 작은 동작을 놓치지 않았고, 골치가 아팠다.“다정아, 그냥 이렇게 앉아서 사람 구경하라고 데리고 온 거 아니야. 얼른 가서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아봐.”“안 갈 거야!”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완곡히 거절했다.은미도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왜 안 가려는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하지만 그렇진 않았다.“은미야, 제발 날 내버려 둬. 난 정말 남자를 찾을 생각이 없어.”다정은 다시 한번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은미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그녀에게 말했다.“네가 그럴 생각이 없어도 다른 사람은 안 그런 것 같은데? 방금 여러 명이 널 쳐다봤어.”오늘 밤 가장 친한 친구를 빛나게 하기 위해 은미는 온 힘을 다해 그녀를 꾸며줬다.다정의 허리선을 강조한 남색 드레스는 백옥 같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손바닥만 한 얼굴엔 정교하고 우아한 화장을 했고 그녀의 까만 머리카락은 깔끔히 뒤로 묶어 매끈하고 도톰한 이마를 드러내며 단정하고 우아했다.다정은 자기보다 더 적극적인 은미를 무기력한 눈으로 바라봤다.“난 사실 이렇게 주목받는 걸 별로 안 좋아해.”“기왕 온 김에 친구 몇 명 사귀는 건 좋잖아.”은미는 절친인 다정을 계속해서 설득했다.바로 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료가 은미를 불렀다.그녀는 대답을 한 후 다정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넌 잘할 거야. 파이팅!”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몸을 돌려 떠났다.다정이 그녀를 잡기엔 이미 늦어버렸다.하는 수 없이 그녀는 부스에 혼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때, 위엄이 있어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검은색 정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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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스쳐 지나가다

임은미는 갑자기 나타난 여준재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녀의 마음속에는 가십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이 사람이 어떻게 찾아왔지?’‘그리고 다정이를 대하는 태도도 좀 이상해.’이를 생각한 그녀의 눈에는 교활한 빛이 반짝였다.“여 대표님이시네요. 우리 다정이 찾으러 오셨어요?”“그녀는 어디에 있습니까?”준재는 눈살을 찌푸리고 차가운 말투로 다시 한번 물었다.은미는 왠지 겁이 났지만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다정이는 화장실 갔어요. 방금 다정이를 마음에 들어 하던 사람도 따라가던데, 지금 빨리 안 가시면…….”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는 질투의 화신으로 몸을 돌려 떠났다.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은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이것 봐, 여 대표가 다정이한테 관심이 있다는 데에 내 손목을 건다.’동시에 준재가 떠는 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너도나도 모두 은미를 바라보았다.“은미 씨, 방금 그 남자 누구예요? 너무 잘생겼어요.”“아직 저분의 여자친구 자리는 남아 있는 거죠?”“은미 씨, 내 인생의 결말은 당신 손에 달려 있어!”이 말을 들은 은미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굴렸다.“그냥 포기하세요, 제 친구 남자예요.”한편, 준재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걸어 나갔다.그의 모습은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바람피운 애인을 잡으러 오는 것 같았다.남준은 그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상기시켜 줬다.“대표님, 진정하세요. 고 선생님은 지금 독신이에요. 선생님께서 연애하려고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잖아요.”“하지만 그녀는 내 아이들의 엄마야!”준재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말했다.이 말을 들은 남준은 눈을 부라리고 싶은 충동을 억눌렸다.그는 심호흡을 한 뒤 다시 설득했다.“고 선생님은 아이들의 어머니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미혼이세요. 싱글이라고요!”그는 다시 한번 잘릴 각오를 하고 다시 준재를 일깨웠다.“그리고 대표님께서는 어떤 신분으로 고 선생님을 데리고 오시려는 겁니까?”그에게 찬물을 끼얹는 듯한 남준의 말에 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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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괴롭힘을 당하다

여준재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다정을 바라보며 다가가려 했다.그러나 그는 다시 마음을 바꿨다.구남준은 이를 보고 물었다.“대표님, 고 선생님께 안 가보십니까?”“안 가.”준재는 담담히 대답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동시에 다정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지금 상황에 정말로 적응할 수 없었다.지금 같은 상황이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찍 부스로 돌아가지 않고 주위에서 바람을 쐬려고 했다.그러나 그녀가 떠나기도 전에 비틀거리며 걸어가던 주정뱅이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다정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정뱅이의 희롱 섞인 말이 들려왔다.“오, 거기 예쁜이. 나랑 놀까?”“누구세요, 이 손 놓으세요!”다정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분노와 놀란 호통을 치며 발버둥 쳤고, 주정뱅이는 너무 취해서 그런지 다정은 바로 그의 손에서 풀려났다.잡고 있던 미녀가 떠나려 하자 주정뱅이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그는 다시 다가가 그녀를 막으며 히죽거렸다.“예쁜아, 어디 가? 오빠랑 같이 갈까? 오빠가 맛있는 음식이랑 술을 대접할게. 우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자.”“비켜주세요, 계속 이러시면 사람을 부를 거예요!”다정은 차가운 얼굴로 호통을 치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불안했다.반면, 주정뱅이는 그녀의 엄숙하고 차분한 모습에 마음이 근질거렸다.“예쁜이가 화내니까 색다른 매력이 있네. 난 당신이 너무 마음에 들어. 누가 감히 당신을 도우러 올 것 같아?”주정뱅이는 말하며 다정에게 달려가 그녀를 껴안으려 했다.다정은 화가 나고 깜짝 놀라서 본능적으로 옆으로 피했다.그러나 복도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그녀가 이리저리 피하다 보니 점점 궁지로 몰렸고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이때 주정뱅이도 다정이 피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히죽거렸다.“이제는 피할 곳이 없네, 순순히 나랑 같이 가자. 나한테 잘만 하면 앞으로 먹고 살 걱정은 없게 해줄게.”그는 말하면서 다정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그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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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다행히 열은 나지 않네요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이끌려 소개팅 장소를 떠났다.그녀는 냉랭한 기운의 그를 바라보며 이 사람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몰랐다.그러나 급하게 소개팅 장소를 나왔기에 아직 건물 안에 있는 절친인 임은미가 생각나 얼른 준재를 붙잡고 설명했다. “여 대표님, 잠시만요, 친구가 아직 안에 있어요.”“그럼 먼저 돌아가겠다고 전하고 와요.”준재는 그녀를 막지 않고 말했다.다정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확실한 것은 그녀는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는 것이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절친에게 전화를 걸었다.“은미야, 나 일이 생겨서 먼저 갈게.”그녀는 은미가 돌아가는 이유를 추궁할 거라 생각해 이미 변명거리를 준비해 놓았다.뜻밖에도 은미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되레 웃으며 말했다.[그래, 조심히 가.]다정은 다소 의아했다.그리고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은미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동시에 소개팅 장소에 있던 은미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두 아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좋은 소식이 있어. 여 대표님이 와서 너희 엄마를 데리고 갔어. 헤헤, 이모는 너희 엄마랑 여 대표님 사이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메시지가 전송된 지 거의 몇 초도 되지 않아 아이들은 답장을 보냈다.[너무 잘됐네요!]알고 보니 이건 아이들과 은미가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은미는 그녀를 소개팅에 데리고 오는 일을 담당했고, 아이들은 준재를 속여 다정에게 가도록 하는 일을 담당했다.‘여 대표가 왔으니, 이 남자가 다정이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건 확신할 수 있겠지?’단지 다정은 스스로 눈치채지 못했다.핸드폰을 내려놓은 두 아이는 행복하게 입을 모았다.“오빠, 여준재 아저씨가 정말 엄마를 찾으러 갔대. 앞으로 아저씨가 우리의 아빠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윤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하준은 일이 생각처럼 빠르게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엄마가 어떤 성격인지 알고 있었다. “그렇게 빨리 될 것 같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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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제가 잘 알아요

누군가가 감히 여준재의 얼굴을 그렇게 거리낌 없이 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준재는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다정의 시원한 손가락 아래 마침에 평정을 되찾았다.그는 손을 뻗어 다정의 손을 아래로 잡아당겼고, 부드러운 촉감에 그의 얼굴은 발그레해졌다.“전 괜찮아요, 그냥 좀 피곤할 뿐이에요.”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잊은 듯 다정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그러나 다정은 온 신경이 팔목에 집중되었다.그의 손은 너무 뜨거워서 다정이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어색하게 손을 뺐고, 마음이 이상했다.그리고 이 이상함은 그녀를 낯설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며 스스로에게 말하고, 조금 전에 복도에서 있었던 일로 화제를 바꿔 이야기했다.“아까는 정말 감사했어요. 여 대표님께서 맞춰서 나타나지 않으셨으면 정말 큰 일을 당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이 말을 들은 준재는 그녀를 쳐다보며 일부러 그녀를 떠봤다.“괜찮습니다, 오히려 고 선생님께서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본 고 선생님은 이런 데에 관심이 없어 보였는데, 설마 소개팅하러 와서 좋은 사람을 찾지 못한 거예요?”약간 감정이 섞인 이 말을 들은 다정은 약간 놀랐다.‘왜 눈앞에 있는 남자가 내가 소개팅에 참석하는 일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느껴지지?’그러나 그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어쨌든 난 아직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아마 오해한 걸 거야.’이에 대해 그녀는 웃으며 설명했다.“확실히 전 이런 데엔 관심이 없어요. 자의로 온 게 아니라 은미한테 끌려서 온 거거든요. 솔직히 그런 상황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다정이 자발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준재는 마침내 표정이 누그러졌고 기분도 차츰 괜찮아졌다.남준은 그의 눈에 나타난 이런 변화를 보고 놀랐고, 마음속의 추측이 확신이 되었다.‘고 선생님이 우리 대표님에게 영향을 끼친 건 분명해, 뭔가 낌새가 있어.’그리고 아직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듯한 자신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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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마음을 진정시키다

집에 도착한 후, 아이들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소파에서 뛰어내려 짧은 다리를 내디디고 문으로 달려가 엄마와 여준재 아저씨가 차례로 서 있는 것을 보았다.두 아이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한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안녕히 다녀오셨어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하윤이 바로 말을 덧붙였다.“전 정말 아저씨가 엄마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어요.”다정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설마 여 대표님이 소개팅 장소에 나타난 것이 우연이 아니라 날 데리고 오기 위해서야?’‘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굳이 왜?’다정은 이해할 수 없었고 매우 혼란스러웠다.준재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 이 문제를 물어보기엔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녀가 한참 고민하고 있을 때, 물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왜냐하면 하윤은 이미 준재의 손을 잡고 소파에 걸어가 앉힌 다음 흥미진진하게 질문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아저씨, 저희 엄마를 데리러 갔을 때 엄마한테 고백한 사람이 있었어요?”준재는 이런 악마 같은 질문에 잠시 멍해졌다.소개팅 장소에서 봤던 장면을 생각하면 이유 없이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손을 들고 소녀의 이마를 가볍게 치며 미소를 지었다.“얘들아, 어른들 일에 너무 궁금해하지 마.”하윤은 대답도 거절당하고 이마에 꿀밤도 맞자 억울했다.소녀는 이마를 가리고 검은 눈동자가 흔들렸다.사실 방금 물어본 질문은 뒤 내용의 밑밥을 깔기 위해 고의로 물어본 것이다.“아저씨, 벌써 마지막 질문으로 질문을 거절하셨어요. 다음 질문부터는 거부하실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전 다시는 아저씨를 안 볼 거예요.”어린 소녀는 준재의 한 손을 잡고 앙탈을 부렸다.준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그래, 다음 질문은 뭐야?”이 말을 들은 하윤이 질문을 했다.“아저씨, 오늘 저희 엄마가 너무 예쁘지 않나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준재는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는 다정을 쳐다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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