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961 - 챕터 970

1265 챕터

제961화

심재경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럼 누구 거예요?”‘뜸을 안 들이면 안 돼? 나 심장 약하다고! 큰 자극을 받으면 안 된다고! 이러다가 내가 먼저 정신을 잃겠어!’“강세욱 씨 거예요.”임지훈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심재경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왜 강세욱의 다리인 거죠?”너무나도 뜻밖의 결과에 심재경은 어안이 벙벙했다.임지훈이 말했다.“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어휴, 몰라요. 원우 거만 아니면 되죠. X발,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네요.”심재경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됐어요, 먼저 전화 끊을게요. 이 소식을 세헌이에게 알려줘야지.”심재경이 말했다.전화기 너머로 임지훈이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심재경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돌아서자 바로 뒤에 서 있던 구애린을 발견해 깜짝 놀랐다.“왜, 왜 여기에 있어요?”심재경이 물었다.구애린은 그저 그를 뚫어지게 쳐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재경은 그녀의 눈빛에 뒤가 켕겼다.‘설마 무슨 말을 들은 건 아니겠지?’심재경은 곰곰이 생각해 봤으나 자신이 별다른 말실수를 한 것 같진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러운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구애린과 눈을 마주쳤다.“왜 나를 봐요?”심재경이 물었다.“방금 누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요?”구애린이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그녀가 너무 진지한 얼굴을 보여서인지 심재경은 또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는 우물쭈물 대답했다.“임 비서님이요.”“그렇군요.”구애린이 또 물었다.“그런데 전화에서 원우 씨 얘기를 했어요?”“...”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내가 원우 이름을 얘기했었나? 한마디 하긴 한 것 같은데.’“무슨 원우 거만 아니면 된다고 했잖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구애린의 물음에 심재경이 재빨리 설명했다.“잘못 들었어요, 원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분명히 했는데요.”구애린이 단호하게 말했다.심재경은 구애린이 속지 않자 오히려 적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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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송연아는 한창 한혜숙을 도와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아직 어깨에 상처가 있어 한 손밖에 힘을 쓸 수가 없기에 다른 한 손으로 힘겹게 움직이고 있었다.심재경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는 고개를 들었는데 심재경이 황급하게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송연아는 미간을 구겼다.“선배...”심재경은 그녀의 뒤로 숨었다.“애린 씨가 계속 나에게 원우 일에 관해 물어.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는데 계속 쫓아와서 물어.”구애린이 다시 한번 말했다.“분명 전화에서 원우 씨 얘기를 했잖아요.”심재경이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구애린은 마음이 불안했다.그녀는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언니.”송연아는 고개를 돌려 계속 한혜숙을 도와 짐을 정리하면서 못 들은 척을 했다.하지만 심재경이 눈치 없이 송연아를 끌고 오고는 말했다.“내가 짐 정리 도울게.”“...”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구애린이 계속 말했다.“언니, 저에게 알려줘요!”송연아가 한참 침묵을 지키고는 구애린에게 말했다.“나 따라 들어와요.”송연아가 방에 들어선 후 구애린도 따라 들어왔다.“원우 씨는 세헌 씨를 찾으러 간 도중에 우리를 엄호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잡혀갔어요.”송연아는 더 숨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솔직하게 말했다.구애린은 멍한 표정을 지은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주먹을 쥐기 시작했다.송연아가 말을 이어갔다.“우리도 원우 씨를 많이 걱정하고 있어요.”“그럼 지금까지 찾으러 안 갔어요?”구애린이 물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원망이 담겨 있었다.송연아가 설명했다.“그 사람들 정체, 우리도 잘 몰라요. 세헌 씨가 이미 사람을 시켜 알아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애린 씨, 우리가 왜 원우 씨 지금까지 찾지 않았겠어요, 나랑 세헌 씨 그런 사람 아니에요.”구애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참 침묵을 지켰다.그리고 드디어 이 소식을 소화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언니, 미안해요. 아까는 너무 마음이 급해서 실례했네요...”“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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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강세욱까지 죽였으니 원우가 손을 더럽힐 일도 없잖아. 참 아이러니해. 오히려 우리 대신 골칫거리를 해결해 줬으니 말이야.”심재경이 말했다.“그럼 우리 위치를 알고 있는 건 민호준이지, 우리를 쫓던 그 사람들은 아니라는 거네?”심재경은 민호준이 그나마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상대하기 어려운 건 오히려 그 목숨도 마다하는 놈들이지!강세헌이 말했다.“가서 민호준 행방을 좀 알아봐.”이런 시한폭탄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위험이 생길 수 있다.언제 나타나서 갑자기 뒤통수를 때릴지 모르니까.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X끼 얼마나 잘 숨는지 몰라, 전에 원우가 찾을 때도 전혀 단서를 찾지 못했다니까.”곧이어 그는 또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아예 단서가 없는 건 아니겠지. 오늘 한 번 모습을 드러냈으니 아예 흔적 없이 사라지지는 않겠지.”“응.”강세헌이 말했다.“서둘러.”심재경이 말했다.“지금 바로 갈게.”그는 뒤로 돌아서자 바로 송연아를 발견했다.이때 송연아가 걸어 들어오더니 물었다.“그 다리, 원우 씨 거 아니죠?”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다 들어서 그저 확인차 물었다.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강세욱 거야.”송연아는 다행이라고 생각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리고 이때, 강세헌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돌아온 후 그는 휴대폰을 새로 바꿨지만 여전히 전에 그 번호를 사용했다.휴대폰도 전과 똑같은 기종이라 보이지 않아도 익숙히 사용할 수 있었다.그는 통화 버튼을 누른 후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댔다.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강세헌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평소대로 덤덤한 얼굴을 보이고는 전화를 끊었다.송연아가 물었다.“원우 씨 소식이에요?”강세헌이 대답했다.“아니, 하지만 나 나가봐야 해.”송연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나도 같이 갈래요...”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세헌이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잖아. 집에서 쉬고 있어. 나는 임 비서랑 같이 가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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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강세헌이 고개를 돌렸다.구애린도 고개를 돌려 송연아를 바라봤다.“언니, 왜 그래요?”송연아가 대답했다.“아니요, 그냥 두 사람 조심하라고요.”“조심할게요, 언니도 걱정하지 말아요.”구애린이 말했고 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송연아는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만 바라봤는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안색이 어두워졌다.이영이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사모님, 제 도움이 필요해요?”송연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제 들어가죠.”그러고는 말을 이어갔다.“제가 없을 때 수고 많았어요.”“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이영이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말했다.찬이가 다가오더니 송연아의 다리를 끌어안고는 말했다.“엄마, 안아주세요.”송연아가 허리를 굽혀 두 손으로 그를 안아 들려고 했는데 그때 상처를 건드렸다.송연아는 그제야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다.“손잡고 가면 안 돼?”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하지만 찬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안아주세요.”이영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내가 안아줄게.”“...”찬이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싫어요.”그러고는 다른 곳으로 후다닥 뛰어갔다.송연아가 없을 때 찬이는 이영이 단단히 지켜보고 있었다.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게 했고, 리조트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불어를 잘 배울 수 있도록, 또 밥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다그쳤다.찬이는 이영의 감시하에 전혀 자유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영의 포옹을 당연히 반가워할 리가 없었다.그의 품에 안긴다는 것은 속박받는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 말이다.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었다.송연아가 눈썹을 치켜들었다.“찬이가 이영 씨를 이렇게 무서워해요?”송연아가 말하면서 이영을 바라봤다.이영은 송연아가 무슨 뜻으로 이 말을 했는지 몰라 저도 모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혹시 다들 안 계실 때 제가 찬이를 너무 꽉 조인 건 아닐까요? 그래서 찬이가 저를 싫어하나 봐요.”송연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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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양명섭은 그녀의 눈길을 피하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안이슬은 그의 말을 믿지 않고 손으로 그의 얼굴을 움켜쥐며 그가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말해, 뭘 생각했는데?”양명섭도 더 숨길 생각이 없었다.“그 사람이 아이 아빠잖아. 그 사람 성씨를 준다고 해도 나는 개의치 않아. 나 그런 거 신경 쓰지 않는다고...”안이슬의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그녀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속상하여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양명섭이 그녀를 따라 나왔다.“화났어?”안이슬이 그를 등지며 말했다.“아니.”양명섭은 그녀의 속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분명 화가 났잖아.”안이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푹 숙였다.양명섭은 뒤에서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얼굴을 그녀의 얼굴에 바짝 대고 말했다.“내가 말실수했으니까 그만 화를 내.”안이슬이 어금니를 깨물더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명섭 씨, 나 양심 없는 사람 아니야. 명섭 씨가 나에게 얼마나 잘해주는지 다 느낄 수 있는데 왜 자꾸 그 사람 얘기를 꺼내?”양명섭이 설명했다.“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슬 씨 생각을 존중한다는 거야. 일부러 그 사람 얘기를 꺼낸 게 아니고.”그는 곧바로 사과했다.“미안해...”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안이슬이 고개를 돌려 그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양명섭은 잠깐 멈칫하더니 멍하니 안이슬을 바라봤다.안이슬이 몸을 돌리고는 그의 목을 끌어안더니 점점 더 깊은 키스를 퍼부었고 양명섭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안이슬의 몸에서 싱긋한 향기와 은은한 모유 냄새가 났다.그는 감히 다른 동작을 하지 못하는데 그녀의 키스에 반응하기 싫은 게 아니라 안이슬이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흥분할까 봐 두려웠다.안이슬은 입술이 저릿할 때까지 키스를 퍼부었는데 양명섭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천천히 입술을 뗐다.그녀도 양명섭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낮은 목소리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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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양명섭의 손이 안이슬의 옷자락 아래로 들어갔다.그의 손가락은 결코 섬세하지 않았는데 안이슬은 심지어 그의 검지에 있는 두꺼운 굳은살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건 항상 총을 들고 있어서 생긴 굳은살이었다.양명섭의 손이 위로 올라갈수록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떨었다.곧이어 안이슬의 옷이 모두 벗겨져 희고 고운 속살을 드러냈다. 출산했다고 해서 몸매가 망가지지 않았지만 뱃가죽이 조금 느슨해질 뿐이었다.출산한 지 아직 한 달밖에 더 되지 않았기에 몸매가 완전히 회복한 건 아니었다.안이슬은 양명섭에게 아직 채 회복하지 않은 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손으로 가렸다.양명섭은 그녀의 속마음을 바로 알아챘다.하지만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녀의 모든 걸 사랑한다는 것과 다름없었다.안이슬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든 양명섭의 눈에는 모두 사랑스럽게 보였다.그는 살포시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신경 쓰지 않아.”안이슬은 그래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나...”양명섭이 그녀의 손을 떼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배에 입맞춤을 했다.안이슬은 입술을 깨물었고 이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그들의 몸이 하나로 되는 순간, 안이슬은 눈물을 흘렸다.그녀도 자신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 몰랐다.감동해서?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오늘 밤은 그녀가 겪은 가장 광란의 밤이었다.안이슬은 그 어떤 수치심도 들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그녀는 양명섭과 땀을 뻘뻘 흘렸는데 거실에서부터 욕실까지, 침실에서부터 주방까지, 집 구석구석에 모두 두 사람의 흔적을 남기려는 듯했다.그들은 한참 동안 몸을 섞었고, 할 때마다 긴 시간을 지속했다.하늘이 어두워졌고.그들은 너무 피곤해서 서로 껴안은 채 잠이 들었다.안이슬은 아주 깊이 잠들었는데 잠결에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천천히 눈을 뜨자 분유를 타고 있는 양명섭을 발견했다.그녀의 젖은 아이가 먹을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분유까지 같이 먹여야 했다.안이슬은 너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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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그녀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몇 시야?”목소리가 푹 잠겼다.양명섭이 대답했다.“열 시.”안이슬이 눈살을 찌푸렸다.“열 시라고?”벌써 이렇게 늦은 시간이라니?안이슬은 아기를 보려고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이불이 흘러내리더니 그녀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잠깐 멈칫했다. 그제야 어젯밤 일을 떠올렸는지 얼굴을 붉혔고...양명섭은 잠옷을 그녀에게 걸쳐주고는 말했다.“일어나서 씻어. 밥 먹으러 가자.”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양명섭이 침대에서 내렸는데 그의 건장한 몸매, 특히 튼실한 가슴 근육과 복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안이슬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는 겉으로 힘이 세 보였을 뿐만 아니라 실로 그랬다!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그녀의 얼굴은 점점 빨개졌다.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광란의 밤을 보낼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난 후 욕실로 향했다.세수를 끝내고 샤워기 밑에 서서 물을 틀었는데 그녀의 검고 긴 생머리를 따라 물이 콸콸 내렸다.“엉엉...”이때 보아가 잠에서 깨어나 울기 시작했다.안이슬은 보아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물을 끄고 욕실 문을 열어 나오려고 했는데 양명섭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는 안이슬을 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안이슬은 홀딱 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문을 닫았다.“보아가 배고픈 거 아니야?”양명섭이 대답했다.“분유를 준비할게...”“분유 타지 마.”안이슬이 그를 말리자 양명섭이 물었다.“왜?”“이유는 없어. 먼저 안아주고 있어, 이따가 내가 젖을 먹일 테니까.”안이슬은 하루 종일 젖을 먹이지 않아 두 가슴은 불어서 아프기까지 했다.양명섭도 더는 묻지 않고 보아를 안은 채 달랬다.그는 건장한 사내였지만 아이도 듬직한 아빠처럼 잘 안았다.안이슬이 샤워를 마친 후 가운을 두른 채 욕실에서 나오자 창문 앞에서 보아를 안은 양명섭을 발견했다.훤칠한 모습의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안이슬이 다가오더니 뒤에서 그의 허리를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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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난 다 좋아.”양명섭이 말했다.“당신이 좋아하는 거로 주문하자.”안이슬은 웃으며 시선을 내렸다. “보아하니 앞으로 내가 당신한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신이 뭘 좋아하는지 하나도 몰라.”양명섭이 웃었다.“앞으로 살아갈 날이 아직 멀었으니 당신이 날 알아갈 시간이 충분해.”안이슬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응했다. 사실 마음속에는 미래를 향한 동경과 기대가 차올랐다. 그녀는 평온하고 고즈넉한 일상을 바라왔었는데 그런 생활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소중히 할 가치가 있고 기억될 가치가 있다.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안이슬은 턱을 받치고 맞은 쪽에 앉은 양명섭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너무도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에 양명섭 같은 사내대장부도 조금 민망해져서 눈길을 피했다. 안이슬이 물었다.“명섭 씨, 민망해?”...안이슬이 웃었다. 조금 지나 음식이 나오고 밥을 먹을 때 양명섭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아 그쪽에서 뭐라고 하는 말에, 몇 마디 대답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 안이슬은 양명섭에게 음식을 집어주면서 물었다.“누구 전화야?”“서에 한 번 다녀오래.”양명섭이 덤덤하게 말하자 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렸다.“또 당신한테 임무를 주려고? 당신한테 휴가를 준다고 말 다 끝난 거 아니야? 휴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양명섭은 안이슬이 집어준 음식을 입안에 넣으며 말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꼭 임무가 있는 건 아닐 거야.”안이슬이 말했다.“당신의 이 직업은 정말 너무 힘드네.”휴가를 보내도 마음 놓고 보낼 수 없으니!“당신은 진작에 내 직업의 특성을 알고 있지 않았어?”양명섭은 안이슬에게 음식을 집어주면서 가벼운 위로를 건넸다.“최대한 시간을 내서 당신과 딸이랑 함께 있어 줄게.”안이슬이 말했다.“당신의 직업특성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 내가 불만인 것은 당신의 상처가 아직 다 안 나았는데 이런다는 거야.”안이슬은 양명섭의 몸이 걱정되었다. 양명섭이 웃자 안이슬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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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안이슬은 찻잔을 들고 양명섭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언제 이런 걸 배운 거야? 나 보고 알아 맞혀보라고? 내가 어떻게 알아맞힐 수가 있어?”“내가 서에 간 건 임무를 주려는 게 아니라 상을 주려는 거야. 이번에 내가 공을 세웠잖아.”양명섭은 물건을 가지고 와서 안이슬에게 건넸다.“당신한테 줄게.”안이슬이 열어보니 400만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이들 같은 사람들한테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저 훈장이었다. 안이슬은 이게 양명섭의 목숨으로 바꿔온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안이슬이 물었다.“아까워서 나한테 줄 수 있겠어?”양명섭은 침대로 가서 보아를 보고 손을 뻗어 보아의 보드라운 볼을 만졌다.“내 것이 곧 당신 것이 아닌가?”안이슬이 웃었다.“맞다, 당신 친구 송연아한테 전화 한 통 할래? 송예걸이 요 며칠 사이에 재판을 받을 건데 공을 세웠지만 저지른 일이 많긴 한데, 그래도 정상참작 해주실 거야.”안이슬의 얼굴에 있던 웃음이 점점 사라졌다. 양명섭은 고개를 들었다.“당신은 당신의 생활을 잘하고 다른 사람의 일은 적게 신경 써.”안이슬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알아.”안이슬은 핸드폰을 들었다.“가서 전화하고 올게.”양명섭이 응했다....송연아는 지금 인터넷에서 제일 좋은 안과 의사를 찾는 중이다. 국내에서 송연아가 아는 안과 의사가 많지 않기에 많이 찾아봐야 했다. 송연아는 한 포럼에 강세헌의 상황을 대략 서술하는 글을 올렸는데 빠르게 많은 회신을 받았다. 이건 하나의 메디칼 포럼이었기에 각 분야의 출중한 전문의들이 다 있었다. 안과는 그녀가 익숙한 분야가 아니기에 많이 알아봐야 했다.철컥...방문이 갑자기 열려서 송연아가 고개를 들자 심재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심재경은 문 앞에서 흠칫했다.“미안, 아직 집에 누가 있다는 게 익숙하지 않네.”여기는 심재경의 공간이었기에 현재 송연아 일가가 여기로 이사한 것을 깜빡했다.“무슨 일 있어요?”송연아의 물음에 심재경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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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송연아는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작게 기침을 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심재경의 곁으로 지나갔다.“왜 그렇게 봐요?”“안이슬 전화해서 뭐라고 했어?”이렇게 묻는 심재경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송연아의 얼굴에서 뭐라도 알아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사실대로 말했다.“예걸의 일이에요.”심재경은 입술을 깨물었다.“너는 가서 송예걸을 보지도 않아? 그래도 너랑 혈연관계가 있는 동생인데 왜 그렇게 모질어?”송연아는 그 말에 흔들리지 않고 말했다.“내가 간다고 해도, 변하는 게 없잖아요. 그리고 지금 여기에 내가 더 필요하고요.”강세헌이 없으니 그녀가 두 아이를 잘 지켜야 했다. 그리고 회신을 하나 봤는데 미국에 있는 안과 의사 한 분이 전 세계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의사의 진료를 예약하고 싶었다. 하여 송연아는 이 의사의 자료도 찾아봐야 했다. “넌 안 가도 돼. 나 혼자 갈 거야.”심재경은 이렇게 말하고 뒤돌아서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송연아는 바로 그를 잡고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무슨 뜻이에요? 선배 뭘 하려고요?”“계산해보니까 안이슬 아이도 태어난 지 한 달이 되었겠더라고. 아마 생후 1개월 축하 파티를 하겠지? 내가 가서 아이한테 선물을 줘도 안 돼?”“...”“선배 미쳤어요? 선배 이러면 이슬 언니한테 폐를 끼치는 것밖에 더 돼요?”“너희들 모두 양 경관을 좋게 보는 거 아니야? 그렇게 마음이 넓은 사람인데 내가 아이를 한번 보는 건 개의치 않아 할 거야.”송연아는 눈꼬리가 떨렸다.“선배를 절대 못 가게 할 거예요.”심재경이 웃었다.“나를 매달기라도 하게?”송연아는 심재경을 빤히 쳐다보았다.“내가 매달릴 수는 없지만 묶을 수는 있죠.”“연아야,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 나를 묶을 수 있다고?”심재경은 아예 믿지 않았다. 송연아의 연약한 여자 몸으로 그를 묶으려 한다고?‘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선배 진짜 꼭 가야 해요?”송연아는 심재경을 빤히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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