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951 - Chapter 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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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웁!”송연아는 고통에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그녀의 손톱은 강세헌의 살까지 파고들었다.강세헌은 그녀가 많이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차마 위로의 말도 건넬 수 없었다. 그 어떤 말이라도 그녀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대신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그는 송연아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심재경에게 말했다.“조금 더 빨리 해.”심재경은 될수록 빨리 상처를 처리하고 있었다.그는 집중해서 총알을 꺼냈는데 다행히도 다른 도구를 빌리지 않고서도 총알이 또렷하게 보여 순조롭게 꺼낼 수 있었다.총알을 꺼낸 그 순간, 피는 더 빨리 흘렀고, 그는 지혈약으로 상처를 꾹 눌렀다.송연아는 고통에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고 방금 샤워한 것처럼 땀을 흠뻑 흘렸다.심재경은 밖에 있는 임지훈에게 말했다.“출발해요.”임지훈이 차에 올라타고는 물었다.“총알 다 빼내셨어요?”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이곳은 프랑스와 멀지 않았다. 이 도시를 지나고 앞으로 조금만 더 간다면 노르웨이 국경이 보일 것이다.심재경이 송연아에게 말했다.“잠깐 쉬고 있어.”송연아는 그에게 대답할 힘도 없어 그저 힘없이 강세헌의 품에 안겨 있었다.강세헌이 말했다.“좀 자.”송연아는 그의 품을 파고들고는 눈을 감았는데 입술은 창백했고 얼굴도 혈색 하나 없는 백지장 같았다.얼마 지났는지 그들은 노르웨이를 지나 프랑스 국경에 도착해 훨씬 안전해졌다. 적어도 상대는 프랑스에서 막무가내로 총을 겨누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강세헌 일행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바로 리조트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들이 전에 보스에 있을 때도 상대는 그들을 쉽게 찾았는데 누군가가 그들을 계속 미행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차를 바꾸고 길을 돌아갔다.아무도 미행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서야 리조트로 돌아갔다.차에서 내릴 때 심재경이 자진해서 나섰다.“내가 연아를 안을게.”강세헌이 대답했다.“필요 없어.”그는 고집스럽게 송연아를 안아 들었고 심재경은 어쩔 수 없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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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심재경이 반응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또 그 광기를 부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감히 이곳으로 올 배짱이 없지? 이러는 건 어때? 주소 하나 줘. 이 사람 다리를 잘라서 선물로 보낼 테니까. 어때?”“원우를 건드리기만 해봐. 그럼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심재경이 이를 뿌득뿌득 갈며 말했다.상대가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난 왜 그 말을 못 믿겠지? 능력이 되면 어디 한 번 와봐. 기다리고 있을게.”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꿨다.그는 상대가 자기 위치를 추적할까 봐 두려웠다.진원우가 잡혔다니.상대는 모두 탈옥범이었기에 그 어떤 미친 짓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그는 다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걸어 다녔다.어떡하지?어떻게 하면 진원우를 구할 수 있지?강세헌이 그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기에 해결 방법을 찾으려면 결국 강세헌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다만...그는 침실 쪽을 향해 바라봤다.송연아가 총을 맞았고 지금 총알을 꺼냈다고 하지만 안정이 필요했으며, 강세헌은 두 눈이 실명했다.의사를 찾으러 간 임지훈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그들은 며칠 동안 고생을 하고 밥 한 끼 먹지 못했지만, 진원우의 일은 절대 지체할 수 없었다.그는 고민 끝에 방 문을 두드렸다.한참 후, 기척이 들리더니 곧이어 방문이 열렸다.강세헌이 문 앞에 서 있었고 곧바로 팔을 들었다.심재경은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채고는 그를 부축했다.강세헌이 덤덤하게 말했다.“서재 가서 얘기하자.”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데리고 서재로 갔다.가는 길에 그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원우에게 일이 생겼어.”강세헌의 얼굴색이 확 바뀌더니 이내 다시 평정을 되찾았다.급한 일이 생길수록 당황하고 갈팡질팡하면 절대 안 되었다.하지만 심재경은 진정할 수가 없었다.“그 사람들이 원우 다리 하나를 자르겠대. 어떻게 해야 하지? 설마 진짜 자르는 건 아니겠지?”강세헌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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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그 얘기를 들은 임지훈은 마음이 조금 놓였다.그는 바로 의사에게 물었다.“그럼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거네요?”“외부적 원인이라면 자체적으로 생긴 실명보다는 낫겠지만, 치료가 쉬운지 안 쉬운지는 제대로 검사를 한 후에야 알 수 있어요. 도대체 무슨 원인으로 실명하셨는지 알아야 확실히 말할 수 있거든요.”실명한 이유가 아주 중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듣자 임지훈은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뭐야? 쓸데없는 말이잖아. 전혀 소용이 없어.’의사가 그를 힐끔 보며 말했다.“조용히 하세요, 검사할 때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임지훈은 강세헌의 눈치를 살피고는 입을 꾹 다문 채 더 이상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강세헌의 얼굴색은 이미 어두울 대로 어두웠다.만약 임지훈이 한마디 더 한다면 그는 분명 화를 낼 것이다.의사는 강세헌의 눈을 벌리고는 불빛을 비추며 물었다.“불빛이 느껴져요?”조금은 느껴졌지만 아주, 아주 희미했다.“아파요?”의사가 또 물었다.“아니요.”강세헌이 대답했다.“초보적인 판단에 의하면 망막이 손상되었어요.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는 걸 추천해요. 만약 뇌진탕으로 인한 망막 손상이면 쉽게 치료할 수 있거든요.”강세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의사가 의료 기구를 챙기고 박스를 들었다.강세헌이 임지훈에게 말했다.“가서 배웅해 드려.”임지훈이 제자리에 선 채 말했다.“병원에 가서 검사는 안 받으실 거예요?”의사의 말대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야 하루빨리 치료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지체했다가 더 엄중해지면 어떡하겠는가?강세헌은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내 말대로 해.”임지훈은 그제야 의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이쪽으로 가시죠.”의사가 나간 후 문이 닫혔고 강세헌은 심재경더러 들어오라고 했다.앞이 보이지 않으니 많이 불편하긴 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상대에게 전화해 진원우가 진짜 잡힌 건지 확인해야 했다. 먼저 방법을 강구해 진원우를 구하는 것이 중요했다.강세헌이 심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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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강세헌이 말했다.“눈치가 없으면 입이라도 다물고 있어.”“...”심재경은 어이가 없었다.“세헌아, 말을 꼭 그렇게 해야 해?”“나갈래?”강세헌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심재경이 한참 침묵을 지키며 계속 컴퓨터를 조작했다.“내가 나가면 네가 메일을 보낼 수 있겠어? 내가 네 옆에 없으면 넌 혼자 화장실도 못 가고 변기도 못 찾을 거잖아.”강세헌이 실명해서 그런지 심재경의 배짱도 점점 커졌다.그의 말에 강세헌은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어 소리를 질렀다.“꺼져!”하지만 심재경은 가지 않았다.“안 꺼져도 네가 날 어떻게 할 수 없잖아.”강세헌이 미간을 찌푸렸다.“너 그거 배불러서 하는 소리야?”“나 아직 밥 안 먹었거든.”심재경이 말했다.“내가 메일을 다 보내면 같이 뭐 좀 먹으러 가. 집사님이 음식을 다 준비했을 거야. 나 배가 고파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강세헌이 콧방귀를 뀌었다.“그래도 입맛은 있나 봐? 음식이 지금 목구멍에 넘어가?”심재경이 말했다.“내가 조급해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차라리 희망을 너한테 거는 게 낫지.”“희망을 나한테 건다면 좀 조용히 해. 그 입 닥치란 말이야, 괜히 나 짜증 나게 만들지 말고.”강세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심재경이 얼른 그를 부축했다.“내가 지금 너의 눈이잖아. 무조건 너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어. 나도 너 짜증 나게 만들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지금 네가 나 없이 되겠어? 나도 어쩔 수 없다고.”심재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강세헌의 눈이 보이지 않아 망정이지, 아니면 지금 분명 심재경을 발로 걷어찼을 것이다.심재경은 평소 강세헌의 뒤에서나 까불었지, 절대 그의 앞에서는 나댈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강세헌이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강세헌을 도발한 것이다.서재를 나선 후 임지훈도 돌아왔는데 강세헌은 그더러 먼저 밥을 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강세헌은 다시 침실로 돌아갔다.이때 심재경이 또 눈치 없이 끼어들었다.“앞이 보이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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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연락은 되었어.”“그런데 왜 행방이 묘연하다고 해요?”송연아가 눈살을 찌푸렸다.심재경도 더는 숨길 수가 없어 솔직하게 말했다.“원우가 그놈들에게 잡혔나 봐. 하지만 걱정하지 마. 세헌이가 이미 사람 시켜 원우를 찾으라고 했으니까.”송연아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설마 원우 씨에게 무슨 위험이 생기는 건 아니겠죠?”심재경은 송연아가 걱정을 할까 봐 차마 그녀에게 전에 있었던 통화 내용을 말할 수 없었다.“너 아직 상처가 완전히 나은 거 아니잖아. 먼저 쉬고 있어. 원우 찾는 건 나랑 세헌이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송연아는 얼굴색이 창백했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해 몸을 구부렸다. 그리고 어깨에 난 상처는 아직도 많이 아팠다.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소식이 있으면 바로 나에게 알려요.”“그래, 나 지금 애린 씨 데리러 갈게.”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심재경이 리조트를 나선 후 집사가 다가왔다.“사모님.”송연아는 음식을 들고 있는 도우미를 보며 말했다.“식탁에 놓아요, 세헌 씨랑 같이 먹을게요.”“알겠습니다.”집사는 도우미더러 음식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놓으라고 했다.송연아가 강세헌의 옆자리에 앉았다.강세헌이 그녀에게 물었다.“왜 일어났어?”“어깨가 아파서요, 누워 있으면 더 아파요.”강세헌이 대답했다.“이따가 다시 병원 가서 치료받아.”“안 가도 돼요, 재경 선배가 상처를 잘 처리해 줬어요. 얼른 밥 먹어요.”송연아가 강세헌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내가 먹여줄게요.”“...”강세헌은 불편한 얼굴을 드러냈다.송연아가 웃었다.“우리 부부 사이잖아요, 왜요, 부끄러워요?”“...”강세헌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이따가 같이 병원 가요.”송연아가 말했다.“나 괜찮은 안과 의사를 알고 있거든요.”“이미 의사를 집으로 모셔서 진찰을 받았습니다.”임지훈의 말에 송연아가 물었다.“의사가 뭐라고 해요?”“아마 망막이 손상됐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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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송연아는 이번 일이 일어나게 된 이유가 강세헌이 비즈니스로 상대를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한 사람이 모든 걸 잃었을 때 당연히 거침없는 반격을 하기 마련이다. 설사 목숨을 걸어서라도 말이다.목숨을 잃을 각오까지 한 사람들은 결국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비행기 추락 사고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강세헌이 알겠다고 대답한 후 송연아가 말했다.“이따가 나갔다 올게요.”강세헌이 물었다.“어디 가?”“애린 씨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설득해야죠. 계속 여기에 있으면 원우 씨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될까 봐요.”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이 반박했다.“그러면 의심만 사지 않을까? 게다가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잖아. 그냥 집에 있어.”송연아가 물었다.“만약 세헌 씨 눈이 왜 멀었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해요? 뭐라고 대답할 거예요?”“비행기 추락 사고에 관한 뉴스는 봤을 거 아니야.”강세헌이 대답했다.하지만 송연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 뉴스를 봤다면 이제야 오진 않았겠죠. 분명 그 소식을 모를 거예요.”송연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강세헌은 침묵을 지켰다.구애린은 그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이었지만 계속 두 사람의 관계를 가까이하려고 노력했었다.만약 구애린이 강세헌이 다쳤다는 걸 진작 알았으면 이제 왔을 리가 없으니 아무래도 그 소식을 아직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내 상처는 많이 나았어요. 그렇게 아프지도 않고요. 나가서 진통제도 좀 사려고요.”강세헌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또 정확하게 그녀를 안아줄 자신도 없었기에 그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그의 볼에 입맞춤을 했다.식사를 마친 후 송연아는 안색이 좋아 보이도록 화장을 했다.그녀는 옷을 입으면서 심재경에게 전화를 걸었다.“애린 씨를 롤리브 거리로 데려다줘요. 이따가 나도 그쪽으로 갈게요.”전화기 너머의 심재경이 옆에 있던 구애린을 힐끔 보고는 낮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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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는데 한참 버벅거리다가 대답했다.“좀 먼 곳으로 가서 신호가 안 좋은 게 아닐까요?”“언니, 신호가 안 좋은 곳으로 갔다고 해서 원우 씨가 나와 연락을 안 하지 않을 텐데요.”구애린은 송연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저를 속이지 마세요.”송연아는 감히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구애린의 눈빛은 워낙 날카로웠기에 송연아는 그녀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며 거짓말할 수 없었다.“내가 왜 애린 씨 속이겠어요?”송연아가 설명했다.“저를 돌아가게 하려고 이런 곳에서 만나자고 한 거 아니에요?”송연아는 바로 부인했다.“그럴 리가 있겠어요. 애린 씨가 방금 도착했는데 당연히 며칠 더 머물다가 가기를 바라죠. 다만 애린 씨도 직장이 있고 너무 오래 있을 수는 없잖아요.”“나 휴가 내고 왔어요.”구애린이 말했다.“...”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잘 넘어오지 않는데 어떻게 하지?’송연아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구애린이 말했다.“얼른 다 돌고 집에 가요.”송연아는 차마 그녀에게 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그리고 구애린이 돌아가 강세헌의 두 눈이 실명하게 된 걸 발견하면 분명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것이다.아니, 어쩌면 구애린은 이미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을지도 모른다.송연아는 어쩔 수 없이 계속 구애린과 거리를 돌았는데 정신은 딴 데 팔렸다.구애린이 바로 그걸 눈치채고 웃으면서 말했다.“언니, 무슨 생각 해요? 쇼핑할 때 정신을 딴 데 파는 여자도 있나요?”송연아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애린 씨는 뉴스를 안 봐요?”구애린이 말했다.“전에 좀 바빴어요. 엄청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았거든요. 그 프로젝트를 끝내서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거고요.”구애린은 여유 시간이 거의 없었다.매일 야근을 했고 새벽이 다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는데, 아침에는 날이 밝기도 전에 출근했다.그래서 뉴스를 볼 시간조차 없었다.송연아가 말했다.“세헌 씨가 한국에서 프랑스로 오는 비행기에 탔는데 그 비행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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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설마 위험한 물건이 아닐까?’그 생각에 송연아는 긴장되기 시작했다.송연아는 집사를 불러 말했다.“가서 비서님과 재경 선배 불러주세요. 그리고...”그녀는 또 고개를 돌려 구애린을 바라봤다.“애린 씨는 안으로 들어가요.”하지만 구애린은 움직이지 않았다.송연아는 엄숙한 얼굴로 한 번 또 말했다.“들어가요.”그러는 사이에 그녀는 또 옆에 있던 이영을 보며 말했다.“이영 씨도 들어가요.”이영의 싸움 실력이 그들 중에서 가장 높았다. 두 아이와 강세헌이 집 안에 있었으니 이영도 집 안에 있어야 그녀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이영이 대답했다.“네, 사모님.”그리고 그는 또 구애린에게 말했다.“우리 같이 들어가요.”구애린이 어금니를 깨물고는 끝내 이영을 따라 들어갔다.송연아는 박스에 뭐가 담겼는지 감히 열어볼 수 없었다.심재경과 임지훈이 모두 나오자 그녀는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방금 두 남자가 이걸 배달해 왔는데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어요. 혹시 위험한 물건이 있을까 봐 두려워요.”임지훈과 심재경이 서로 마주 보더니 심재경이 고개를 들고는 송연아에게 말했다.“연아야, 들어가 있어.”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집으로 들어설 때 고개를 돌리고는 그들에게 당부했다.“두 사람 조심해요.”심재경이 손을 저었다.“얼른 들어가.”송연아는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계속 돌아봤다.임지훈과 심재경은 바로 박스를 열어보지 않고 힘을 합쳐 그 박스를 리조트로부터 먼 곳으로 옮겼다.만약 정말 위험한 물건이 담겨 있다면 집 안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불똥이 튀면 안 되니까.그들은 박스를 인적이 드문 길가에 옮겼고, 이때 심재경이 말했다.“우리 두 사람 중에서 누가 열까요?”임지훈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심재경이 말했다.“됐어요, 내가 열게요.”임지훈이 말했다.“내가 당신보고 열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심재경이 눈을 희번덕거렸다.“그럼 비서님이 열어요.”말하고는 일부러 몸을 돌렸다.하지만 임지훈은 그를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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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임지훈은 차마 볼 수 없어 눈을 감았다.지퍼가 조금씩 열리는 소리는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임지훈은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곧이어 지퍼가 열렸고, 심재경이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다행인지는 모르지만 시체가 아닌 다리가 하나 담겨 있었다.그렇다, 검은 주머니 안에는 피범벅이 된 사람 다리가 하나 담겨 있었다.심재경은 어두운 얼굴로 그 다리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임지훈은 아무 기척이 들리지 않자 천천히 눈을 떴는데 눈앞의 다리를 보고는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그는 이런 끔찍한 장면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다리가 진원우의 다리일까 봐 두려웠던 것이었다.심재경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여기도 안전하지 않을 것 같네요.”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상대가 이곳으로 박스를 보낼 수 있다는 건 분명 그들의 위치를 확보했다는 걸 말해준다.“만약 그렇다면 우리 모두 위험한 상황에 놓인 거 아니에요?”심재경이 말했다.“이걸 잘 처리해 줘요, 나는 들어가서 세헌이에게 이 일을 알려야겠어요.”임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집 안에서.송연아가 들어올 때 구애린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들었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울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강세헌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았다.송연아는 그녀의 옆에 앉아 위로를 건넸다.“치료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전에 송연아는 그저 강세헌이 눈을 다쳤다고만 해서 구애린은 강세헌이 기껏해야 찰과상뿐인 줄 알았다.하지만 앞을 볼 수 없다니!송연아는 그녀를 위로하려고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봐요, 나도 원우 씨도 애린 씨에게 알리지 않은 게 애린 씨가 너무 속상하고 걱정할 것 같아서예요.”구애린이 눈물을 닦고는 되도록 진정하려고 했다.그녀는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나랑 같이 미국 가요. 그쪽에 좋은 안과 의사가 많거든요. 얼른 치료해야 후유증이나 안 남을 거 아니에요...”구애린의 말을 채 끝내기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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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송연아는 깜짝 놀랐는데 애써 진정하려고 했다.“왜 그래요?”그녀는 될수록 평정심을 유지했다.구애린은 송연아를 보다가 또 강세헌을 보고는 어색한 얼굴로 말했다.“문 두드리는 걸 깜빡했네요. 두 사람 방해했죠?”송연아가 다급하게 말했다.“아니에요.”“그럼 다행이네요. 찬이가 불어를 공부하는데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어 먼저 나왔어요.”송연아가 걸어오고는 고개를 돌려 강세헌을 보더니 말을 조직한 후 구애린을 보며 입을 열었다.“애린 씨, 우리 당분간 이 집에서 살지 않을 거예요.”“왜요?”구애린이 물었다.“그러니까... 그러니까...”그녀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그렇다고 구애린에게 진원우로 의심되는 다리를 하나 받아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사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눈을 치료할 병원을 알아봤는데 그쪽이 다니기 훨씬 더 편해서.”강세헌이 말했다.구애린이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여기 좋잖아요. 그렇다고 오빠가 계속 눈을 치료할 것도 아니잖아요.”‘치료를 끝내면 다시 이곳으로 이사한다고? 안 될 거야 없지만 두 아이까지 있는 마당에 얼마나 귀찮아.’송연아가 말을 이어갔다.“내가 이사하자고 했어요. 가까이 있으면 세헌 씨 더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구애린이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 진짜 너무 알콩달콩한 거 아니에요? 한 시도 떨어질 수 없어요? 알겠어요, 이사를 도울게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방문을 닫았다.송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찌저찌 핑계를 둘러댔지만 그래도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마음에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지금은 이렇게 핑계를 둘러대고 있지만 언제까지 속일 수 있단 말인가?송연아가 물었다.“아직 소식 없어요?”강세헌은 알아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전해져 온 소식이 없었다.강세헌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송연아도 분명 소식이 오지 않은 걸 알고 더는 묻지 않았다.한혜숙은 이사에 관해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하려고 했다.이사 같은 큰일은 쉽게 결정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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