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981 - Chapter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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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당신은 유부남인데 다른 사람에게 못 볼 이유가 뭐가 있어?”안이슬이 고개를 들었다. 양명섭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깊어지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당신 말이 맞아.”그리고 그는 안이슬에게 말을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그녀를 품에 꼭 안은 채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한바탕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다.아마도 이게 바로 신혼부부의 일상이 아닐까? 그들이 결혼한 기간은 짧지 않지만 진정한 부부가 된 것은 얼마 안 된 일이었기에 둘에게는 요즘이 진짜 신혼이었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어깨를 베고 누웠다.“당신의 휴가 거의 끝나가는 거 아니야?”양명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내가 출근하는 게 싫어?”“아니.”안이슬은 양명섭의 옆모습을 보면서 말했다.“걱정돼서.”양명섭의 직업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이런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려웠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가슴팍에 있는 수술 상처를 어루만졌다. “나는 우리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였으면 좋겠어.”양명섭은 안이슬을 안았다.“그럴 거야.”안이슬은 양명섭의 턱을 잡고 그가 자신을 보게 돌렸다.“당신이 한 말 기억해. 그 말 어기면 안 돼.”양명섭은 웃으며 그녀한테 물었다.“각서라도 써야 하나?”안이슬은 눈을 깜박였다.“그 방법이 좋네.”안이슬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종이를 가지러 내려가려고 했는데 양명섭이 그녀를 붙잡았다.“진심이야?”안이슬이 물었다.“왜? 진심이면 안 돼?”양명섭이 웃었다.“좋아!”안이슬은 갑자기 멈췄다.“종이에다 썼다가 만약 잃어버리면 어떡해?”안이슬은 양명섭의 건장한 몸을 보면서 농담을 했다.“당신 몸에 문신으로 남기자.”양명섭은 안이슬을 쳐다보았다.“경찰서에서 출근했었다는 사람이 문신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도 몰라?”안이슬은 다시 양명섭의 품에 누우며 말했다.“농담이야. 진짜인 줄 알았어?”양명섭은 핸드폰을 들어 안이슬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겼다.“나는 이슬 씨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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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심재경은 좀 난처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입을 열기가 곤란했다. 심재경은 자신이 불쑥 찾아온 게 이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나타나면 꼭 그들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어쩌면 남자는 남자가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양명섭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여기까지 온건, 아이를 보고 싶어서죠?”심재경은 표정이 멍해졌다. 양명섭이 말했다.“당신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나와 이슬 씨를 갈라놓으려 했다면 저번에 용운시에서 당신은 그렇게 태연하게 나와 이슬 씨를 축복하지 않았겠죠.”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잠시 끊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나는 당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잘 생각하기를 더 바라요. 아이는 당신의 아이이기 전에 이슬 씨의 아이예요. 당신이 아이를 먼저 데리고 가려든, 아니면 이슬 씨의 곁에서 아이를 뺏어 가려든 저는 다 허락할 수가 없어요. 이슬 씨가 당신한테 보내고 싶은 게 아니라면요.”양명섭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다. 안이슬은 절대 아이를 주지 않을 것이다. 열 달을 고이 품어 하루아침에 낳은 아이는 안이슬과 같은 피를 나누고 있다. 모녀의 정이란 어떻게 끊는다고 끊어낼 수 있는 것인가. 양명섭까지도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작은 아이가 곁에 있음으로써 양명섭의 생활이 얼마나 다채로워졌는지 모른다. 심재경은 당연히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그도 알고 있다. 만약 심재경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안이슬은 그를 죽일 듯이 증오할 것이다. 심재경은 안이슬과 양명섭을 위해서도 고민을 했다. 아이가 심재경이 데려가면 외부 사람들은 양명섭과 안이슬에 대해 어떻게 짐작하겠는가? 그들의 평범한 생활도 아마 망가지고 말 것이다.“나는 그저 아이를 보고 싶었어요. 그것뿐이에요.”양명섭은 눈꼬리가 살짝 처지며 물었다.“이슬 씨는 좋은 여자인데 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어요?”심재경은 몸을 살짝 굽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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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93화

안이슬은 양명섭을 빤히 쳐다봤다.“무슨 뜻이야? 지금 나 떠보는 거야?”양명섭은 손으로 안이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어. 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일 수 있지. 인연이 닿은 사람인데 얼굴도 못 보는 원수처럼 지낼 필요 없잖아. 나는 상관없어. 나는 당신 믿어.”안이슬은 입을 삐죽거렸다.“당신은 나 믿지만 나는 나를 못 믿겠어. 만약 그 사람이 또 달콤한 말로 나를 달래면 내가 홀라당 넘어가서 따라갈 수도 있잖아...”양명섭은 갑자기 안이슬을 안아서 그녀의 입술에 세게 키스를 했다.마음속으로는 안이슬이 농담하며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안이슬이 자신을 떠난다는 것은 두려웠다. 양명섭은 안이슬을 세게 껴안았다. 마치 이 사람을 자신의 몸속으로 녹여 들게 할 것처럼 말이다. 안이슬이 말했다.“보아를 안아서 내려가.”헤어지고 나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안이슬은 그다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이슬은 지나간 일들을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의연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앞으로 내 생활에는 당신만 있었으면 해.”“보아는 없어도 돼?”양명섭이 물었다. 안이슬은 표정이 잠시 멈칫했다.“그 사람이 아이를 달라고 해?”양명섭이 고개를 저었다.“그냥 보고 싶대.”안이슬은 양명섭의 허리를 껴안았다.“예전에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일이고 내가 원하던 존재도 아니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이가 점점 내 몸 안에서 자라면서 나는 아이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더라고... 엄마가 되는 느낌을 지금은 정말 포기하기 싫어!”양명섭은 알고 있다.“아이를 나한테 줘. 그 사람 아래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자.”양명섭이 말했다. 안이슬은 알겠다고 하고는 돌아가서 아이를 안아왔다. 보아는 잠이 들었는데 작은 얼굴이 불그레 했다. 생김새를 보면 누구를 닮았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 아직 어려서 그런듯하다. 좀 커서 이목구비가 선명해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이슬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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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당연하죠!”양명섭도 함께 보아를 보며 말했다.‘보아가 크면 아마 안이슬을 똑 닮을 거다. 안이슬은 의리도 있고 정도 많은 여자이고 한번 정을 주면 그 사람을 위해서 목숨조차 아끼지 않는다. 그런 여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심재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결국은 명섭 씨가 저보다 복이 많네요...”양명섭도 부정하지 않았다. 심재경은 아쉽지만, 어차피 데려갈 수 없었기에 보아를 양명섭에게 건네고는 호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이건 보아에게 주는 거예요.”심재경이 지금 보아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금전적인 지원밖에 없었다. 양명섭은 심재경이 아이에게 주는 것이기에 보아 대신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우선 받았다가 나중에 보아가 크면 주기로 했다. 그때 친아버지의 지원을 받을지, 안 받을지는 보아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보아도 성인이 되면 자기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권리가 있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심재경은 양명섭의 개의치 않는 태도에 기꺼이 패배를 인정하며 탄복했다.“술 한잔 사준다고 했던 거 기억하시죠?”술을 마시지 않으면 질투로 들끓는 마음의 불을 끌 수 없을 것 같았다.양명섭은 먼저 보아를 데리고 들어갔는데 안이슬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보아를 안이슬에게 넘겨주며 말했다.“배웅하고 올게.”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양명섭은 심재경을 포장마차에 데리고 갔다.“여기 혹시 불편하신가요?”양명섭은 평소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같은 데는 다니지 않고 그냥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있었다. 심재경이 그를 보며 말했다.“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부러운데요.”양명섭은 행복한 미소를 금치 못하며 말했다.“부러울 게 뭐가 있어요.”“지금 저랑 맞짱 드시겠다는 거예요?”심재경은 양명섭에게 술을 따랐다.“벌주 한잔해요.”술은 한 병에 2만 원짜리 소주였는데 양명섭은 통쾌하게 한 번에 잔을 비웠다.양명섭이 고개를 들고 술을 마실 때 심재경은 우연히 양명섭의 쇄골에 가까운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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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심재경의 어조는 낮았지만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미세한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명섭 씨가 마시지 않으면 저 장담하는데 여기서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수도 있어요.”양명섭은 심재경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안이슬을 양보할 수는 없었기에 긴 한숨을 내쉬고는 술잔을 들어 마셨다.그 사이 심재경도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고는 잔을 무겁게 내려놓으며 입을 다셨다.“이 술 독하네요.”술이 어찌나 독한지 심장까지 아픈 것 같았다. 양명섭이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이 술이 좀 독하긴 해요.”심재경이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이렇게 독한데 더 마실 수 있어요?”양명섭은 자기 잔에도 한가득 따르며 말했다.“독하긴 해도 천천히 마시다 보면 달아요.”“지금 술 얘기하는 거 맞아요?”심재경이 의미심장한 눈길로 묻자, 양명섭이 웃으며 대답했다.“술을 물어보는 거 아니었어요?”두 사람은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서로 마주 보다가 같이 웃었다.심재경은 술잔을 들고 주동적으로 양명섭과 부딪치자고 하며 말했다.“명섭 씨가 나보다 복이 많아요.”이에 양명섭도 부정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동시에 술을 마셨다! 양명섭이 계속해서 잔을 가득 채우는 걸 보며 심재경이 물었다.“취해서 들어가면 야단맞는 거 아니에요?”양명섭이 웃었다.“그럴 수도 있겠죠!”양명섭은 원래 많이 마시지 않으려고 했지만, 심재경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았기에 술을 마시면 그의 속이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얼마든지 같이 마시기로 했다.심재경이 입을 삐쭉거리며 물었다.“안 무서워요?”“아니요.”양명섭이 대답했다.“명섭 씨, 여자가 왜 법의학을 선택했을까요? 매일 시체를 상대하는 게 무섭지 않을까요?”안이슬이 법의학을 전공하겠다고 할 때 심재경이 그냥 의사를 하라고 말렸던 적이 있었다. 양명섭은 말하지 않고 술을 마셨다. 여자가 법의학을 하는 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부터 존경했다. 안이슬이 일할 때의 세심하고 차분하게 대하는 모습은 그 어떤 곤란이 닥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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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양명섭은 심지어 안이슬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명섭 씨, 왜 이래... 음...”안이슬이 처음으로 너무 아파서 그를 뿌리치려고 그의 팔을 세게 밀어봤지만......양명섭은 안이슬을 거의 기절시키다시피 해서 아예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아래 그 부위도 매우 아팠는데 그녀는 자기가 언제 의식을 잃고 잠이 들었는지, 어떻게 방으로 들어왔는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양명섭은 그녀를 벽에서, 문에서, 바닥에서...안이슬은 양명섭을 밀어내고 싶었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밀면 밀수록 그가 더 강하게 힘을 주었기에 어떻게 반항할 수도 없었다. 도중에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어도 양명섭은 그녀를 놔주지 않았는데 다행히 아이는 오래 울지 않고 울음을 그쳤다.정신이 희미할 때 뭔가 몸에서 따뜻한 기운을 느껴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봤더니 양명섭이 그의 몸을 닦아주고 있었다. 안이슬은 차가운 얼굴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났는데 순간 온몸에서 찢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며 미간을 찌푸렸다. 양명섭은 손에 따뜻한 수건을 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해...”안이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옷을 들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몸을 검사해 보니 그곳이 부어있었다.‘부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안이슬은 양명섭이 자기에게 이런 짓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양명섭은 자세 하나 변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그녀가 보아보러 가자, 그가 말했다.“방금 먹였고 지금은 잠 들었어.”안이슬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심재경이 뭐라고 했어?”“아니, 아무 말도 안 했어.”그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그럼 왜...”“미안해.”양명섭은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알고 또 한 번 사과했다. 심재경이 그의 목에 있는 흔적을 보고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했듯이 양명섭도 보아를 보고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 장면을 상상했기 때문에 알코올의 자극하에 폭발했다. 양명섭은 안이슬을 해칠 생각이 없었지만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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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진원우가 대답했다.“안 아파...”“어떻게 안 아파.”구애린은 너무나 마음이 상했다. 송연아도 의사 이긴 하지만 이미 병원에 다녀왔기 때문에 도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상처가 나으려면 시간이 흘러야 했다.“얼른 들어가요.”송연아는 진원우가 거실에 있으면 모두와 얘기해야 하기에 구애린에게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라고 하자, 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진원우를 조심스레 부축했다. 진원우는 구애린이 자기를 마음 아파하는 걸 알고 거절하지 않았다. 다만 구애린이 자기를 아이처럼 대하는 게 조금 불편하고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구애린은 그가 불편해하는 표정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진원우의 상처에 대한 아픔에 빠져 있었다.방에 들어온 구애린은 진원우를 침대에 누워서 자라고 했다.“...”진원우가 구애린을 앉으라고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누워서 좀 자. 나는 주방에 가서 먹을 것을 만들어 올게. 사골을 사다가 사골국도 끓이고...”“애린 씨.”진원우가 구애린의 말을 끊고 그녀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바라보며 물었다.“사골은 왜 사? 나는 물고기를 좋아하는데...”“다리와 팔의 뼈를 다쳤잖아. 옛말에 뼈를 다치면 사골국을 먹으라고 했잖아.”구애린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하자, 진원우는 할 말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있다가 두 그릇 마실게요.”구애린은 진원우가 누울 생각을 하지 않자 물었다.“누워서 휴식하지 않을 거야?”“지금 잠이 오지 않아요.”“잠이 오지 않아도 누워있어.”그녀는 아예 명령했다.“...”진원우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눕자, 그녀는 이불을 덮어주었는데 그때 그의 얼굴에 있는 깊은 상처가 가까이에서 보였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물었다.“많이 아팠지. 어떻게 버텼어?”진원우는 구애린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대답했다.“이제 다 지나갔으니 걱정하지 마.”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이라도 구해서 정말 다행이야.”구애린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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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송연아는 강세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노크 소리를 듣고 바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애린 씨...”“언니, 사골 사러 가고 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아요?”송연아도 몰랐기에 바로 이영에게 집에 돌아가서 집사한테 사 오게 하라고 시켰다. 집사는 생활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순간 집사의 존재가 생활에 아주 큰 편리를 주는 것 같았다.구애린은 직접 사다가 만들고 싶어서 말했다.“저도 가고 싶어요.”“그럼, 이영 씨와 함께 가요.”송연아의 말에 구애린은 좋아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애린은 돌아서서 나가려다가 뭐가 생각났는지 다시 고개를 돌려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언니, 오빠 눈은요?”“지금 그 일로 의논하고 있어요.”구애린이 비록 진원우에게 정신이 팔린 상태였지만, 그래도 강세헌의 상황을 걱정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원우 씨도 돌아왔으니, 이제 오빠 눈 더 지체하지 말고 빨리 치료해요.”송연아도 그 부분은 알고 있기에 알았다고 대답했다. 구애린이 이영 찾으러 가자, 송연아는 문을 닫고 강세헌을 보며 물었다.“다 들었죠?”강세헌은 초점이 없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무슨 말을 해도 당신은 집에 있어야 해.”“제가 연락한 의사잖아요.”송연아가 미국에 있는 유명한 안과의사를 찾고 예약했는데 두 사람은 한창 언제 미국으로 갈 건지 의논 중이었는데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송연아는 강세헌과 같이 미국으로 가고 싶었는데 강세헌은 그녀가 집에 남아 있기를 바랐다.“같이 가면 왜요? 나도 의사예요. 비록 안과 의사는 아니지만 분명 임지훈 씨가 돌봐 주는 것보다는 제가 나을 거잖아요?”강세헌이 물었다.“당신 총상은 다 나았어?”“네, 다 나았어요.”사실은 총상이어서 아직 다 회복하지 못했다.“왜 그렇게 내 말을 안 들어?”강세헌이 입술을 깨물며 말하자 송연아는 화를 내면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고 말했다.“알았어요. 안 가, 안 가면 되잖아요. 얼른 가요.”강세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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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안이슬이 바로 양명섭 앞에서 이 정도로 화를 낸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 것이다. 양명섭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안이슬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보며 말했다.“명섭 씨, 무슨 뜻이야? 왜 나한테 그랬어? 난 당신 와이프야, 도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 당시 안이슬은 양명섭에게서 조금의 부드러움도 느끼지 못했다. 너무나도 거칠고 사나웠다. 전에는 두 사람이 아무리 격렬해도 그는 항상 그녀의 감정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레 대하고 한 번도 불편하게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양명섭의 그러한 배려 덕분에 그녀도 아주 개방적으로 변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왜 그랬을까?안이슬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기를 차지했다는 생각에 이제는 막 해도 된다고 생각한 건가?하지만 안이슬은 양명섭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믿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그가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를 알 수가 없었는데 문득 머릿속에 심재경이 떠올랐다.‘심재경이 무슨 말을 해서 자극했나? 맞아, 그게 맞을 거야! 아니면 명섭 씨가 그렇게 할 수 없어. 그런데 명섭 씨는 내 과거를 이미 모두 알고 있는데?’아무리 생각해도 더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그녀는 머릿속이 답답했던 나머지 직설적으로 물었다.“명섭 씨, 나에게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그런 식으로 상처 주지 말고.”“미안해.”양명섭은 또 그저 사과만 할 뿐이다.“그딴 사과를 듣고 싶지 않아.”양명섭은 여자와 다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기에 아주 조용했다.“정말이지, 나에게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나에게 직접적으로 얘기해. 이렇게 명섭 씨와 싸우고 싶지 않아.”양명섭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불만 없어. 이슬 씨가 잘못한 것도 없고,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속이 좁아서 그래. 그날 술을 많이 마시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안이슬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지금 뭐라고 했어?”“내가...”양명섭은 자기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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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말을 할수록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고, 심지어는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섞여 있었다.“이슬 씨, 미안해. 정말로 다신 이런 일 없을 거야.”그의 말투는 단호했다. 안이슬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 있다가 완전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이럴 일이 있을 거라는 걸 생각했어야 했다. 그녀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과거의 일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차피 결혼 전 일이었고 양명섭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신경이 쓰인다고 해도 그건 양명섭 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문제이다. 안이슬은 양명섭이 어떤 결정을 하든지 존중할 거라고 생각하며 이불을 덮고 누웠다.“명섭 씨도 얼른 자.”말하고 눈을 감았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은 너무 평온했는데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그녀 역시 자기가 이렇게 조용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양명섭이 물었다.“화났어?”“아니, 화 안 났어.”안이슬은 진심 화가 안 났고 또 화를 낼 자격이 없었다. 자기 일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하다는 것은 자기 잘못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그게 아니면 무슨 말을 할까?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하지만 그것도 필요 없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어떡하자는 건가?양명섭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었기에 자책했다.“이슬 씨,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양명섭이 말하며 안이슬 옆으로 다가갔는데 이번에는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번 일 때문에 양명섭과 이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자!”양명섭은 안이슬의 마음에 응어리가 생긴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이슬 씨, 사람이면 누구나 잘못할 때가 있나 봐.”안이슬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나 화 안 났어.”양명섭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당신을 몰라? 마음속으로 다음에 또 그러면 이혼할 거라고 생각했지?”“...”안이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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