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991 - 챕터 1000

1265 챕터

제991화

양명섭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분유를 타 줄게...”“괜찮아, 내가 할게.”안이슬이 침대에서 내려 다가왔지만, 양명섭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순간 서로 바라보며 굳어버렸다....심재경이 돌아왔는데 기분이 안 좋은 표정을 보고 송연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집안 역시 진원우 일로 워낙 분위기기 다운되어 있었는데 다만 구애린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요리하는 걸 배우기도 하고 식재료 사러 가기도 했다.심재경은 소파에 반쯤 누워있다가 구애린이 갓 끓인 국을 담아 진원우에게 가져다주려는 걸 보고 불렀다.“애린 씨 눈에는 진원우 외에 다른 사람은 안 보여요?”구애린이 그를 보며 말했다.“갑자기 왜 시비에요?”심재경이 웃으며 말했다.“그건 아니고, 그냥 애린 씨가 만든 국이 어떤 맛인지 먹어보고 싶어서요.”“주방에 있으니 스스로 따라서 마셔요.”“저는 딱 지금 애린 씨 손에 있는 걸 마시고 싶은데요.”구애린이 아예 심재경의 말을 무시하고 진원우가 있는 방으로 걸어가는 걸 보고 심재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갔다.“뭐 하는 거예요?”“진원우가 애린 씨 덕분에 얼마나 살쪘나 보려고요.”심재경은 한 손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을 들고 물었다.“도와줄까요?”“...”‘약을 잘못 먹었나?’“말을 안 하면 동의하는 걸로 알게요.”그러고는 방문을 열자, 진원우가 웃옷을 다 벗고 있었는데 그의 등에는 아직도 수많은 채찍 자국이 남아있었다. 약을 바르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손에 닿지 않아 낑낑거리고 있는 걸 보고 의사인 심재경이 자기에게 너무나도 쉽고 능숙한 일이었기에 다가가서 그의 손에 들려져 있는 약을 가져다 진원우 어깨의 상처에 바르고 있는데 갑자기 진원우가 그의 손을 잡았다.“애린 씨...”“...”“...”진원우가 고개를 돌려보더니 자기 뒤에 있는 사람이 심재경이고 잡은 손 역시 심재경의 손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마치 똥을 털어내듯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뿌리쳤다.“넌 왜 왔어?”진원우가 미간을 찌푸리자, 심재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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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농담하는 거예요. 성격이 그러니 신경 쓰지 마요. 나쁜 사람은 아니예요.”진원우가 말했다.“나도 심재경 씨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아. 나쁜 사람이었으면 원우 씨가 같이 놀아주지 않았겠지.”구애린은 말하며 진원우 옷의 단추를 채워주었는데 진원우가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걸 보고 구애린이 웃었다.“원우 씨도 나쁜 사람이 아니잖아.”진원우는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안 돌아가도 돼요?”“휴가 아직 안 끝났어.”그녀는 국을 진원우에게 건넸는데 그는 구애린이 만든 거면 맛이 있든 없든 다 먹어 치웠고 칭찬도 했다.“솜씨가 제법인데요. 앞으로 다른 사람이 만든 음식을 못 먹을 것 같은데요.”구애린이 심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원우 씨가 다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니 나 사직하고 싶은데...”진원우는 국그릇을 내려놓고 구애린을 바라보았다. 그도 구애린이 항상 자기 옆에 있으면 좋겠지만, 그녀가 그냥 단순히 자기를 돌봐주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이제 정서적으로 조절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구애린이 진원우의 눈을 바라보더니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채고 솔직히 말했다.“원우 씨만 괜찮으면 난 예전처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바보. 당연하죠.”진원우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죽을 놈들은 다 죽었으니 괜찮지 않을 리가 없었다. 또한 민호준이 강세욱의 다리를 잘랐다는 좋은 소식도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고 했다.같은 시각, 강세헌은 눈 치료하러 간다고 나가서는 몰래 민호준을 잡으려고 행방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송연아를 따라오지 못하게 한 이유였다. 민호준은 숨어서 강세헌에게 복수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기에 송연아가 자기 옆에 있으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강세헌은 그녀가 걱정할까 봐 얘기해주지 않았다.구애린은 진원우의 품에 안겨서 말했다.“나랑 같이 미국에 갈까?”“...”“여기 일을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 내 말은 어차피 여기에서도 치료하는 거니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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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심재경이 웃었다.“어떻게 알았어요?”“지금 행동이 이상하잖아요. 지금 상태를 봤을 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면 정신환자겠죠.”구애린이 대답했다.“나이도 어리면서 왜 오빠한테 그렇게 버릇없게 말해요?”구애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생각했다.‘대체 누구 오빠라는 거지?’심재경은 아주 진지하게 그녀에게 분석했다.“세헌이와 원우는 저한테 둘도 없는 좋은 친구 사이잖아요?”이 부분은 구애린도 잘 알고 있는 일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우리 세 사람 중에 세헌이가 제일 큰데, 애린 씨가 오빠라고 부르죠. 그리고 나는 원우보다 크니까, 세헌이 쪽으로든, 원우 쪽으로든 다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거 맞잖아요.”“...”심재경의 말에 도리가 있지만, 오빠라는 호칭은 너무 오글거렸다.“다른 걸로 부르면 안 돼요?”심재경이 물었다.“뭐라고 부르고 싶은데요?”구애린은 오빠라는 호칭은 못 부르겠고, 아저씨라고 부르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이름을 부르는 게 제일 좋겠네요.”구애린이 말에 심재경은 손을 저었다.“이렇게까지 설명했는데 이름을 부르는 건 아니죠.”“그렇다고 오빠라고 부를 수 없잖아요.”구애린은 왠지 자기가 피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심재경과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럼, 세헌이를 부르는 것처럼 불러요.”“제 마음속에서 심재경 씨는 그 정도의 위치가 안 되거든요.”구애린은 체면을 하나도 봐주지 않았다.“나이도 아직 어리면서 어떻게 그렇게 사람 마음을 찌르는 말만 골라서 해요.”얼마 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철저하게 잃었는데 구애린 마저 인정사정없이 구니까 순간 삶이 너무 씁쓸했다.심재경의 눈에서 뿜어나오는 슬픔이 연기가 아닌 것 같아 구애린은 다시 앉으며 말했다.“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제가 분석해 줄게요.”“됐어요. 애린 씨는 이해 못 해요.”심재경이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되는 구애린에게 친딸이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게 되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말하면 구애린이 자기를 비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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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심재경이 뒤를 돌아보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진원우가 서 있는 걸 보고 웃으며 말했다.“다쳤으면서 방에 가만히 있지 않고 왜 나왔어?”“내가 방에만 있으면 네가 하는 그 뻔뻔한 말을 들을 수 있었겠어?”진원우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애린 씨 이리 와요.”구애린은 바로 그에게 달려가서 두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화났어?”“애린 씨에게 화 난 거 아니에요.”심재경은 등을 뒤로 젖히며 말했다.“그럼, 나한테 화 난 거야?”“아니면 누구겠어?”구애린은 진원우가 소파에 앉는 걸 도와주었다.“다리가 불구가 됐으면 방에 가만히 있을 것이지, 왜 나와서 돌아다녀?”“왜 말을 안 해?”심재경이 진원우에게 인신공격하자 구애린은 참을 수 없었다. 진원우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화내지 마요. 저 자식이 어쩌다가 여자 친구를 잃었는지 알아요? 바로 저 지독한 입 때문이에요.”“너 이거 인신공격보다 더 비겁한 거야.”진원우가 웃었다.“피차일반이야!”심재경이 삐쭉거렸다.“누가 너랑 같아?”심재경은 여기에 있어봤자,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일어나서 가려고 할 때 진원우가 불렀다.“가지 마.”“왜?”심재경는 경계의 눈빛으로 진원우를 바라보았다.“형수님이라고 불러봐. 우리 둘 중 누가 더 큰지 몰라?”진원우가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방금 전에는 그가 구애린을 놀리려고 거짓말을 했기에 입술을 다시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그래, 네가 크다 커.”진원우는 매를 부르는 심재경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다그쳤다.“그거 알면 어서 불러봐.”심재경은 진원우보다 어린 건 확실하지만, 한창 어린 구애린한테 형수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심재경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방에 들어가서 불러 드릴까?”“꺼져! 앞으로 내가 없을 때 애린 씨를 괴롭히지 마. 그랬다가는 가만두지 않을 거야.”심재경이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너무하네. 농담한 걸 가지고 왜 진지하게 받아?”구애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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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송연아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렇게 부르면 오히려 습관이 안 될 것 같아요.”어쨌든 그녀는 심재경을 예전부터 계속 선배라고 불렀었다.심재경은 이제 자기에게 유리한 것 같아서 말했다.“봤지? 나 송연아보다 위라고.”송연아가 물었다.“나보다 위에요?”“나 원래는 강세헌보다 작았지만, 이제 네가 강세헌에게 시집갔잖아? 그리고 난 너의 선배니까 강세헌도 너를 따라 나를 선배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어?”“...”“...”진원우도 구애린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애린 씨, 우리 방에 들어가요.”진원우가 일어났다.‘안 돼! 이런 식으로 계속 분석한다면 나에게도 자기를 선배라고 불러라고 하는 거 아니야?’“가지 마, 내 말 좀 들어봐.”심재경이 스스로 지금 상황에 만족해하며 득의양양했다.“후배 덕분에 내 위치가 올라가네.”진원우는 그의 표정을 보는 순간 한 대 후려치고 싶었다.“선배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순위 계산은 세헌 씨와 해요.”진원우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어디 계속 해 봐.”“...”심재경은 강세헌더러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면 아예 그냥 자기를 내쫓을 것 같았다.“인제 그만.”심재경은 이 일이 강세헌한테 가면 자기가 불리할 거라는 것을 알고는 화제를 돌리려 했다.구애린이 송연아 곁에 앉으며 말을 꺼냈다.“언니, 제가 할 말이 있어요.”“얘기해요.”“저 원우 씨를 데리고 미국으로 가고 싶은데 괜찮겠어요?”구애린이 물었다.“그건 두 분이 의논해서 결정해요.”그녀는 두 사람의 감정 문제이기에 둘이 의논하고 결정하면 되는 거지 자기는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고모, 갈 거예요? 여기에 계속 있어요.”찬이가 구애린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프랑스 집은 한국 집보다 작다보니 놀 수 있는 공간도 없어서 계속 송연아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송연아는 당분간은 여기에서 지내야 하기에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구애린도 간다고 하니 자기와 놀 사람이 없어서 아쉬웠다.송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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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진원우가 구애린에게 먼저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자, 구애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갔다. 구애린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진원우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여기 와서 앉아.”심재경은 믿음이 가지 않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진원우를 쳐다봤다.“왜 그러는데?”“기분이 안 좋은 같은데 나랑 얘기하지 않을래?”심재경은 자리에 앉았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웃었다.“나에게 안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진원우는 심재경이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며 더 묻지 않았다.“네가 다 나으면 술이나 한잔하자.”심재경의 말에 진원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방 안에서 찬이는 펜을 들고 공책에 글씨를 쓰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이었다. 송연아는 오늘 반드시 이름을 쓸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예쁘게 써야 한다고 했다.찬이가 이름을 쓰고 있을 때 그녀는 침대 옆으로 가서 임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전화를 내려놓고 다시 테이블로 돌아가 찬이의 글쓰기를 살폈다. 그 뒤로 약 1시간 뒤에 휴대폰이 울렸는데 임지훈인 걸 확인하고 바로 받았다.“왜 전화를 안 받았어요?”임지훈은 안쪽에 있는 강세헌을 한번 바라보고는 거짓말을 했다.“방금 대표님과 같이 의사 선생님과 상담 중이어서 못 받았어요.”사실 두 사람은 지금 병원에 있지 않았다. 진원우를 구하기 위해 강세헌은 상대방에게 거액의 몸값을 줬고 또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도 내줬는데 방금 그 얘기를 하느라 휴대폰을 음 소거로 했었는데 일을 해결하고서야 이제 의사를 만나러 가려고 했다. 동시에 그는 민호준의 행방도 알아보고 있었는데 그놈이 어디에 숨어버렸는지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래요? 지금 끝났어요? 의사가 뭐래요?”송연아가 물었다.“...”‘이제 어떻게 말해야지?’“휴대폰 나 줘.”강세헌이 말하자 임지훈은 휴대폰을 그에게 가져갔다.“대표님, 사모님입니다.”강세헌도 송연아인 걸 알고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의사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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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임지훈이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네, 알았어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니까 해치지 말아주세요.”민호준은 그제야 마스크를 벗고 역겨운 욕설을 내뱉었다.“쓸모없는 것!”그러더니 곧바로 병상으로 걸어가 침대에 누워있는 강세헌을 향해 말했다.“네 주변에는 쓸모 있는 것들 하나도 없어.”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록 여전히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담담하게 천천히 눈을 떴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민호준이 지금 빈약하고 역겹고 흉측한 얼굴로 얼마나 득의양양해하고 있을지 상상이 됐다.민호준이 의자를 끌어당겨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비행기 사고를 당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다니 정말 대단해. 그런데 오늘 눈앞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 되어서 쓸모없는 부하도 꼼짝 못 하는데 어떻게 도망칠 거야?”“내가 벗어나려고 하면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강세헌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강세헌, 지금 상황에서도 그렇게 버티고 싶어? 당신 나에게서 평생 일군 것을 모두 빼앗아 가고도 부족해서 나를 이 꼴로 만들어놨어. 나 죽더라도 너를 끌고 같이 지옥에 갈 거야. 알았어?”강세헌은 민호준의 말을 아예 무시했는데 모든 것이 그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사실 민호준이 자기를 죽이려고 경호가 소홀하면 반드시 움직일 거라는 걸 알고 지금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임지훈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당신이 전쟁터와 같은 경쟁에서 실력 부족으로 졌으면서 왜 남 탓이야. 당신 같은 사람은 쌤통이야.”민호준이 고개를 돌려 임지훈을 바라봤다.“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내 손에 잡혔으면서 감히 나한테 그딴 말을 지껄여?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그러고는 부하한테 명령했다.“이봐, 제대로 혼내줘. 어른들이 말할 때 다시는 끼어들지 못하게.”“네.”부하가 바로 임지훈의 얼굴을 향해 손을 들어 뺨을 때리려던 찰나, 그의 손이 누군가에서 붙잡혔다. 같은 시각 민호준의 다른 부하도 숨어있던 사람에게 제압당했다. 그리고 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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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민호준은 강세헌의 말에 흠칫하며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야?”강세헌은 오늘의 날씨를 말하듯이 담담하게 말했다.“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은 건 아니겠지?”민호준이 놀랐다. 비록 그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착륙한 기장만 죽였지만, 강세헌이 부기장의 죽음도 자기에게 뒤집어씌울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민호준은 두 조종사가 강세헌을 죽인 다음 그들도 죽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야 아무도 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실패했고 이어서 강세헌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세헌이 죽은 줄 알고 더 찾지 않게 하려고 조종사를 죽었다. 그러고는 강세헌을 몰래 찾아서 아무도 모르게 확실히 죽여버리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죽은 걸로 위장하려고 했었는데 그 계획마저도 실패했다.“사람을 죽였으니 그 대가는 치러야지.”강세헌이 아주 담담하고 가볍게 말하자, 민호준은 두 주먹을 꽉 쥐고 강세헌을 뚫을 기세로 바라봤다.“강세헌, 나 귀신이 되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도 결국 좋게 죽지 못할 거야.”강세헌은 눈썹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너의 지금 모습이 얼마나 여자처럼 보이는지 알아? 여자들처럼 그렇게 히스테리 부리지 말고 남자답게 패배를 인정해!”민호준이 생각했다.‘지금 이 지경이 됐는데 남자다운 게 뭐가 중요한데? 목숨도 잃을 판인데 남자 다운거로 밥해 먹을 것도 아니고!’“아참, 그리고 강세욱이 네 손에 죽었다며? 내가 미워하는 놈을 없애줘서 정말 고마워.”강세헌이 웃으며 말하자, 민호준 얼굴의 근육이 분노로 떨렸다. 그는 강세헌에게 보복하려고 했던 것인데 오히려 강세헌을 도운 셈이 되었다.“너의 손에 죽은 목숨이 많으니 아마 사형선고 나오겠지?”그러고는 임지훈에게 말했다.“끌어가!”“네.”임지훈은 대답하고 바로 세 사람을 데리고 나가서 대사관에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국내로 돌아갔는데 그들의 지은 범죄로는 아마도 국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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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이슬이 네 친구잖아?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심재경이 또 물어보자, 송연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다가 말했다.“양명섭 씨가 있어서 걱정 안 돼요. 그리고 아마 저보다 더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송연아의 생활은 지금 엉망이었다. 강세헌의 눈 치료가 지금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는 상황이고 또 강세헌이 오지 말라고 해서 그녀는 걱정만 할 뿐이다. 눈은 사람한테 아주 중요하기에 의사가 이런 상황은 치료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심재경도 지금 상황을 인정했다.“그래서 이제 포기했어요?”심재경은 몸을 뒤로 젖히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렇다고 했다.“그럼, 이제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대시해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이 웃었다. 그는 문득 사랑이라는 게 참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면 다시는 그때의 감정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송연아는 심재경이 그래도 너무 절망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선배가 마음 정리 됐다고 하니 다행이에요.”심재경이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사랑 그거 별거 아니야.”“...”차가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송연아는 멀리서부터 한 남자가 문 앞에서 붙잡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와 동시에 심재경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전화를 받고 그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더니 지난번의 그 남자가 다시 찾아온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돈을 다 써서 또 돈 달라고 온 건가?’차가 멈추고 송연아가 그를 돌아보자, 심재경이 말했다.“찬이 데리고 먼저 들어가. 내가 해결할게.”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는 남의 일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게다가 강세헌도 집에 없기에 다른 사람 일에 관심 끄고 두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차에서 내리고 그녀는 찬이를 데리고 곧장 집으로 들어갔다. 바자엘이 찬이를 보고 웃자, 심재경이 그의 시선을 막으며 말했다.“왜 돈 떨어졌어?”“아니요. 저 일자리를 찾았어요.”바자엘이 심재경에게 돈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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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공부는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지, 크기까지 기다렸다가는 늦어요.”송연아가 말했다.“송연아, 너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지 알고 하는 거야? 말투가 왜 그래.”심재경은 처음으로 송연아가 조바심을 내며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세헌 씨가 여기에 있어도 제가 애들을 교육하는 걸 간섭 못해요.”“...”심재경은 문득 자기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공부를 강요당했던 것을 생각했다. 그때 아버지가 한마디만 해도 어머니에게 혼났었다. 정말로 여자들은 어머니만 되면 자식이 미래만 보고 괴팍해지는 건가?그가 기억하는 송연아는 온순하고 부드러운 여자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을까?“연아야, 너 지금 모습은 전혀 귀엽지 않아.”“제가 선배한테 귀여워 보일 의무는 없잖아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이 반박했다.“네가 이렇게 변하면 세헌이도 싫어할 거야.”그때 찬이도 맞장구쳤다.“맞아요. 저는 부드럽고 자상한 엄마가 좋아요. 그리고 아빠도 이해심 많은 아내를 좋아해요.”“...”송연아는 찬이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너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어?”찬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심재경이 찬이를 대신해서 말했다.“지금 인터넷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너 찬이 생각에는 신경을 안 썼지?”송연아는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자기가 아들에게, 가족에게 해준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와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아닌가? 더 이상 어떡하라고?’그녀는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제가 아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아 줄래요?”“내가 방해하는 거 아니라, 그냥 충고하는 거야. 여기에 정착해서 살려고 한 거 아니었어? 찬이에게 불어 가정교사도 찾아줬다던데 그럼 앞으로 여기서 학교 다니고 여기 교육을 받을 거잖아. 여기 학교에서 한국 역사를 배울 일도 없을 텐데 왜 굳이 ...”“비록 여기 교육을 받는다고 하지만 자기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되니까요. 때문에 한글과 한국 역사는 제가 가르쳐줄 거예요. 그리고 여기에서 정착하기로 했지만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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