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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이슬이 네 친구잖아?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심재경이 또 물어보자, 송연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다가 말했다.

“양명섭 씨가 있어서 걱정 안 돼요. 그리고 아마 저보다 더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

송연아의 생활은 지금 엉망이었다. 강세헌의 눈 치료가 지금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는 상황이고 또 강세헌이 오지 말라고 해서 그녀는 걱정만 할 뿐이다. 눈은 사람한테 아주 중요하기에 의사가 이런 상황은 치료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

심재경도 지금 상황을 인정했다.

“그래서 이제 포기했어요?”

심재경은 몸을 뒤로 젖히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렇다고 했다.

“그럼, 이제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대시해요.”

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이 웃었다. 그는 문득 사랑이라는 게 참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면 다시는 그때의 감정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송연아는 심재경이 그래도 너무 절망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선배가 마음 정리 됐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심재경이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사랑 그거 별거 아니야.”

“...”

차가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송연아는 멀리서부터 한 남자가 문 앞에서 붙잡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와 동시에 심재경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전화를 받고 그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더니 지난번의 그 남자가 다시 찾아온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돈을 다 써서 또 돈 달라고 온 건가?’

차가 멈추고 송연아가 그를 돌아보자, 심재경이 말했다.

“찬이 데리고 먼저 들어가. 내가 해결할게.”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는 남의 일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게다가 강세헌도 집에 없기에 다른 사람 일에 관심 끄고 두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차에서 내리고 그녀는 찬이를 데리고 곧장 집으로 들어갔다. 바자엘이 찬이를 보고 웃자, 심재경이 그의 시선을 막으며 말했다.

“왜 돈 떨어졌어?”

“아니요. 저 일자리를 찾았어요.”

바자엘이 심재경에게 돈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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