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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문을 열자 심재경이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려는 게 보였다. 송연아가 그를 불러세웠다.

“어디 갔다와요?”

심재경은 몸을 펴면서 뒤돌아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송연아가 물었다.

“제가 전화했었다고 얘기하지 않던가요?”

심재경의 얼굴에는 얼핏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비췄고 궁색한 것 같기도 했다.

“나한테 전화했었어?”

심재경이 물었다. 송연아는 아주 확신에 차게 대답했다.

“네. 전화했었는데 어떤 여자가 받더라고요. 선배가 씻고 있다고 얘기해서 제가 씻고 나오면 저한테 전화를 주라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얘기 안 하던가요?”

심재경이 웃었다.

“나한테 얘기 안 했어.”

송연아가 물었다.

“진심이에요?”

심재경이 다가와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뭘 말하는 거야?”

“전화 받은 여자요.”

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은 개의치 않는듯했다.

“그냥 여자 하나일 뿐인데 진심이고 뭐고 할 게 뭐 있어. 그냥 육체적인 수요일뿐이야.”

“...”

송연아는 얼굴을 찌푸렸다.

“자포자기하는 거예요?”

심재경은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 내가 무슨 속세를 초월한 신선도 아니고. 내가 여자를 찾아서 하룻밤을 보내는 게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가?”

송연아는 확실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아무 여자나 찾아서 그냥 잔다고?’

“남자들은 다 그래요?”

송연아의 물음에 심재경이 말했다.

“다 비슷해!”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너희 강세헌은 아닐 거야. 다른 남자들이랑 다르게 잘 참거든.”

송연아는 콧방귀를 꼈다.

“끝에 붙은 한마디는 선배가 세헌 씨를 위해 변명을 하거나 뭘 감춰주는 것 같네요.”

심재경이 말했다.

“너는 세헌이랑 함께한 시간이 짧지도 않은데 걔가 행실이 어떤지 모르겠어?”

송연아는 이렇게 말할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강세헌에 대해 믿음이 있었다.

“선배도 본인이 알아서 하세요!”

송연아는 말하고는 일어서서 방으로 가려고 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송연아도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심재경이 그녀를 붙잡았다.

“전화했다며 무슨 일인데?”

송연아는 이마를 치며 이 일을 어떻게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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