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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깔고 얘기했다.

“이슬 언니가 말하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거예요...”

“무슨 이유, 본인이 사람을 잘못 봐서 인정하기 싫고 말하기도 싫고 사람들이 본인이 남자 보는 눈이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 게 싫어서 그러는 거.”

심재경이 화가 난 이유는 안이슬이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이슬이 양명섭이 잘못했다고 한마디만 하면 바로 가서 사람을 칠 생각이었다. 안이슬을 위해 화풀이를 하는 거다. 연인이 될 수 없다면 가족이 되어 안이슬의 뒷배가 되어주는 이 점은 그래도 해줄 수 있다.

송연아는 안이슬을 보러 갔는데 그녀는 아이를 안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송연아는 안이슬이 아이에 대한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어쩔 수 없지 않은 이상 절대 자신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키워달라고 보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심재경은 남이 아니지만 열 달을 품어서 하루아침에 낳은 사람은 안이슬이다. 그녀는 아이와 제일 가까운 사람이다. 송연아 본인도 엄마이기에 그 감정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송연아는 일어서며 말했다.

“배고파요. 제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 올게요.”

송연아는 안이슬이 아이를 자신에게 준다는 말이 사실은 심재경한테 보낸다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저 직접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마 그녀는 심재경에게 부탁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송연아는 그들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송연아는 집을 나서고 문을 닫았다. 심재경은 예전이라면 안이슬과 둘만 있기를 바랄 것이지만 지금 그들 사이의 유일한 연결고리는 아이일 뿐이다. 아무리 깊은 관계라도 이미 다 소모돼버리고 말았다.

송연아가 있을 때는 잘만 말하더니 송연아가 없고 심재경과 안이슬만 남으니까 그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랐다. 공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심재경은 앉아있지 못하고 베란다에 가 서서 더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안이슬도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아 분위기는 그렇게 얼어붙었다.

보아가 울어서야 심재경은 안이슬의 곁으로 가서 고개를 숙여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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