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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심재경이 웃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지금 행동이 이상하잖아요. 지금 상태를 봤을 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면 정신환자겠죠.”

구애린이 대답했다.

“나이도 어리면서 왜 오빠한테 그렇게 버릇없게 말해요?”

구애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생각했다.

‘대체 누구 오빠라는 거지?’

심재경은 아주 진지하게 그녀에게 분석했다.

“세헌이와 원우는 저한테 둘도 없는 좋은 친구 사이잖아요?”

이 부분은 구애린도 잘 알고 있는 일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리 세 사람 중에 세헌이가 제일 큰데, 애린 씨가 오빠라고 부르죠. 그리고 나는 원우보다 크니까, 세헌이 쪽으로든, 원우 쪽으로든 다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거 맞잖아요.”

“...”

심재경의 말에 도리가 있지만, 오빠라는 호칭은 너무 오글거렸다.

“다른 걸로 부르면 안 돼요?”

심재경이 물었다.

“뭐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구애린은 오빠라는 호칭은 못 부르겠고, 아저씨라고 부르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름을 부르는 게 제일 좋겠네요.”

구애린이 말에 심재경은 손을 저었다.

“이렇게까지 설명했는데 이름을 부르는 건 아니죠.”

“그렇다고 오빠라고 부를 수 없잖아요.”

구애린은 왠지 자기가 피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심재경과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세헌이를 부르는 것처럼 불러요.”

“제 마음속에서 심재경 씨는 그 정도의 위치가 안 되거든요.”

구애린은 체면을 하나도 봐주지 않았다.

“나이도 아직 어리면서 어떻게 그렇게 사람 마음을 찌르는 말만 골라서 해요.”

얼마 전에 사랑하는 사람을 철저하게 잃었는데 구애린 마저 인정사정없이 구니까 순간 삶이 너무 씁쓸했다.

심재경의 눈에서 뿜어나오는 슬픔이 연기가 아닌 것 같아 구애린은 다시 앉으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제가 분석해 줄게요.”

“됐어요. 애린 씨는 이해 못 해요.”

심재경이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되는 구애린에게 친딸이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게 되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말하면 구애린이 자기를 비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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