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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임지훈이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 알았어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거니까 해치지 말아주세요.”

민호준은 그제야 마스크를 벗고 역겨운 욕설을 내뱉었다.

“쓸모없는 것!”

그러더니 곧바로 병상으로 걸어가 침대에 누워있는 강세헌을 향해 말했다.

“네 주변에는 쓸모 있는 것들 하나도 없어.”

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록 여전히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담담하게 천천히 눈을 떴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민호준이 지금 빈약하고 역겹고 흉측한 얼굴로 얼마나 득의양양해하고 있을지 상상이 됐다.

민호준이 의자를 끌어당겨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

“비행기 사고를 당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다니 정말 대단해. 그런데 오늘 눈앞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 되어서 쓸모없는 부하도 꼼짝 못 하는데 어떻게 도망칠 거야?”

“내가 벗어나려고 하면 네가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강세헌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세헌, 지금 상황에서도 그렇게 버티고 싶어? 당신 나에게서 평생 일군 것을 모두 빼앗아 가고도 부족해서 나를 이 꼴로 만들어놨어. 나 죽더라도 너를 끌고 같이 지옥에 갈 거야. 알았어?”

강세헌은 민호준의 말을 아예 무시했는데 모든 것이 그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사실 민호준이 자기를 죽이려고 경호가 소홀하면 반드시 움직일 거라는 걸 알고 지금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임지훈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당신이 전쟁터와 같은 경쟁에서 실력 부족으로 졌으면서 왜 남 탓이야. 당신 같은 사람은 쌤통이야.”

민호준이 고개를 돌려 임지훈을 바라봤다.

“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내 손에 잡혔으면서 감히 나한테 그딴 말을 지껄여?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

그러고는 부하한테 명령했다.

“이봐, 제대로 혼내줘. 어른들이 말할 때 다시는 끼어들지 못하게.”

“네.”

부하가 바로 임지훈의 얼굴을 향해 손을 들어 뺨을 때리려던 찰나, 그의 손이 누군가에서 붙잡혔다. 같은 시각 민호준의 다른 부하도 숨어있던 사람에게 제압당했다. 그리고 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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