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준은 강세헌의 말에 흠칫하며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야?”강세헌은 오늘의 날씨를 말하듯이 담담하게 말했다.“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은 건 아니겠지?”민호준이 놀랐다. 비록 그는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착륙한 기장만 죽였지만, 강세헌이 부기장의 죽음도 자기에게 뒤집어씌울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억울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민호준은 두 조종사가 강세헌을 죽인 다음 그들도 죽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야 아무도 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실패했고 이어서 강세헌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세헌이 죽은 줄 알고 더 찾지 않게 하려고 조종사를 죽었다. 그러고는 강세헌을 몰래 찾아서 아무도 모르게 확실히 죽여버리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죽은 걸로 위장하려고 했었는데 그 계획마저도 실패했다.“사람을 죽였으니 그 대가는 치러야지.”강세헌이 아주 담담하고 가볍게 말하자, 민호준은 두 주먹을 꽉 쥐고 강세헌을 뚫을 기세로 바라봤다.“강세헌, 나 귀신이 되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너도 결국 좋게 죽지 못할 거야.”강세헌은 눈썹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너의 지금 모습이 얼마나 여자처럼 보이는지 알아? 여자들처럼 그렇게 히스테리 부리지 말고 남자답게 패배를 인정해!”민호준이 생각했다.‘지금 이 지경이 됐는데 남자다운 게 뭐가 중요한데? 목숨도 잃을 판인데 남자 다운거로 밥해 먹을 것도 아니고!’“아참, 그리고 강세욱이 네 손에 죽었다며? 내가 미워하는 놈을 없애줘서 정말 고마워.”강세헌이 웃으며 말하자, 민호준 얼굴의 근육이 분노로 떨렸다. 그는 강세헌에게 보복하려고 했던 것인데 오히려 강세헌을 도운 셈이 되었다.“너의 손에 죽은 목숨이 많으니 아마 사형선고 나오겠지?”그러고는 임지훈에게 말했다.“끌어가!”“네.”임지훈은 대답하고 바로 세 사람을 데리고 나가서 대사관에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국내로 돌아갔는데 그들의 지은 범죄로는 아마도 국내에서
“이슬이 네 친구잖아?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심재경이 또 물어보자, 송연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다가 말했다.“양명섭 씨가 있어서 걱정 안 돼요. 그리고 아마 저보다 더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송연아의 생활은 지금 엉망이었다. 강세헌의 눈 치료가 지금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는 상황이고 또 강세헌이 오지 말라고 해서 그녀는 걱정만 할 뿐이다. 눈은 사람한테 아주 중요하기에 의사가 이런 상황은 치료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심재경도 지금 상황을 인정했다.“그래서 이제 포기했어요?”심재경은 몸을 뒤로 젖히고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그렇다고 했다.“그럼, 이제 좋아하는 여자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대시해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이 웃었다. 그는 문득 사랑이라는 게 참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면 다시는 그때의 감정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송연아는 심재경이 그래도 너무 절망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선배가 마음 정리 됐다고 하니 다행이에요.”심재경이 건들건들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사랑 그거 별거 아니야.”“...”차가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송연아는 멀리서부터 한 남자가 문 앞에서 붙잡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와 동시에 심재경의 휴대폰이 울렸는데 전화를 받고 그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더니 지난번의 그 남자가 다시 찾아온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돈을 다 써서 또 돈 달라고 온 건가?’차가 멈추고 송연아가 그를 돌아보자, 심재경이 말했다.“찬이 데리고 먼저 들어가. 내가 해결할게.”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는 남의 일에 신경 쓸 기분이 아니었다. 게다가 강세헌도 집에 없기에 다른 사람 일에 관심 끄고 두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싶었다. 차에서 내리고 그녀는 찬이를 데리고 곧장 집으로 들어갔다. 바자엘이 찬이를 보고 웃자, 심재경이 그의 시선을 막으며 말했다.“왜 돈 떨어졌어?”“아니요. 저 일자리를 찾았어요.”바자엘이 심재경에게 돈을 주면서
“공부는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지, 크기까지 기다렸다가는 늦어요.”송연아가 말했다.“송연아, 너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지 알고 하는 거야? 말투가 왜 그래.”심재경은 처음으로 송연아가 조바심을 내며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세헌 씨가 여기에 있어도 제가 애들을 교육하는 걸 간섭 못해요.”“...”심재경은 문득 자기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공부를 강요당했던 것을 생각했다. 그때 아버지가 한마디만 해도 어머니에게 혼났었다. 정말로 여자들은 어머니만 되면 자식이 미래만 보고 괴팍해지는 건가?그가 기억하는 송연아는 온순하고 부드러운 여자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을까?“연아야, 너 지금 모습은 전혀 귀엽지 않아.”“제가 선배한테 귀여워 보일 의무는 없잖아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이 반박했다.“네가 이렇게 변하면 세헌이도 싫어할 거야.”그때 찬이도 맞장구쳤다.“맞아요. 저는 부드럽고 자상한 엄마가 좋아요. 그리고 아빠도 이해심 많은 아내를 좋아해요.”“...”송연아는 찬이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너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어?”찬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심재경이 찬이를 대신해서 말했다.“지금 인터넷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너 찬이 생각에는 신경을 안 썼지?”송연아는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자기가 아들에게, 가족에게 해준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와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 아닌가? 더 이상 어떡하라고?’그녀는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제가 아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아 줄래요?”“내가 방해하는 거 아니라, 그냥 충고하는 거야. 여기에 정착해서 살려고 한 거 아니었어? 찬이에게 불어 가정교사도 찾아줬다던데 그럼 앞으로 여기서 학교 다니고 여기 교육을 받을 거잖아. 여기 학교에서 한국 역사를 배울 일도 없을 텐데 왜 굳이 ...”“비록 여기 교육을 받는다고 하지만 자기 뿌리를 잊어서는 안 되니까요. 때문에 한글과 한국 역사는 제가 가르쳐줄 거예요. 그리고 여기에서 정착하기로 했지만 저는
한참을 생각하고 찬이가 말했다.“저 사격 배우고 싶어요.”“...”찬이가 계속 얘기했다.“저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거기서 사람들이 이렇게...”찬이는 사람들이 사격하던 자세를 따라 하며 송연아한테 말했다.“슈--과녁의 중심을 맞추는 게 너무 멋있어요!”찬이가 얘기할 때 동그란 두 눈은 빛이 났다.이로 보아 진심으로 좋아하는 듯했다. 남자아이니까!“찬이가 지금 배우려면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우리 1년 더 기다릴까?”찬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저는 작은 걸 들 수 있어요.”송연아가 말했다.“엄마가 알아봐 줄게. 너랑 비슷한 어린이가 배울 수 있는 수업이 있는지 찾아볼게.”말이 끝나고 송연아가 다시 얘기했다.“이리 와, 오늘 수업을 완성해야지.”찬이가 물었다.“사격은 안 배워요?”“엄마는 사격할 줄 몰라서 가르쳐줄 수가 없어. 좀 늦게 물어봐 줄게. 잘 알아보고 찬이가 다닐 수 있는데 찾을 게.”송연아는 침착하게 해석하면서 아들을 바라보았다.“찬이가 사격을 배운다고 해도 엄마가 가르쳐주는 걸 배우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야. 찬이가 노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거야.”찬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나는 아직 이렇게 어린 나이인데 엄마는 내가 지쳐서 죽게 할 셈이에요?”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너는 윤이의 형이고 어엿한 어린이니까 당연히 어린이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그렇지만 저는 아직 이만큼 밖에 자라지 않았는데요.”찬이는 자신과 송연아의 키를 대보고 있었다.송연아는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찬이는 아직 어린이고 이제 다 크면 사나이가 되는 거야. 그때가 되면 엄마는 찬이가 보호해줘야 해.”송연아는 아들을 안아서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찬이는 어른이 되고 싶어?”찬이는 바로 대답했다.“네.”송연아는 한숨을 쉬고는 그를 꼭 안았다.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만, 어른이 되면 또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을 그리워하게 된다. 아는 게 적을수록 더 즐겁다. 어른이 되면 고민도 따라서 생기게 된다.“엄마
“사모님 저에요.”임지훈의 말에 송연아는 눈꼬리가 처지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위기가 잘 해결되어서 리조트로 돌아갈 수 있어요.”임지훈이 말했다. 민호준, 그 남몰래 나쁜 짓을 하는 놈은 이미 귀국시켜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사형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의 손에 죽은 사람이 몇 명인데 틀림없이 사형을 받을 것이다.송연아는 알겠다고 하고는 강세헌의 상황을 물었다. “의사가 언제 치료가 끝날 수 있을지 얘기했어요?”그쪽에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한참 지나 대답했다.“의사 말로는 빨리 끝난다고 했어요.”송연아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임지훈이 잠시 말이 없었을 때는 강세헌한테 어떻게 대답할지 묻고 있었을 것이다.“임 비서님, 세헌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절대 나한테 숨기면 안 돼요, 알겠죠?”송연아의 말투에는 은은한 위협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임지훈은 자신이 중간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강세헌 앞에서는 함부로 얘기하지 못하고 심지어 한마디라도 더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송연아가 묻는 말에는 또 잘 대답해야 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말을 잘못하면 강세헌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견뎌야 했다. 임지훈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럴 때는 진원우가 와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대신에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다.진원우의 부상이 그렇게 엄중한데 아마 한동안은 요양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강세헌한테는 임지훈 한 사람밖에 없게 되는데 생각만 해도 너무 부담스러웠다. 임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제가 감히 어떻게 사모님한테 뭘 숨기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강 대표님 상태 좋아요.”송연아가 물었다.“세헌 씨는요?”“검사받으러 갔어요.”이 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방금 의사가 와서 강세헌을 데리고 진료실로 갔다.송연아가 한마디 당부했다.“잘 보살펴 주세요.”강세헌의 곁에는 임지훈 한 사람뿐이다. 송연아는 임지훈의 개인 능력이 진원우보다
여자 목소리?이 여자는 누구지?송연아는 떠보듯 말했다.“심재경 씨 찾아요.”“아, 지금 씻고 있어요...”“...”“알겠어요. 다 씻으면 저한테 전화 달라고 전해주세요.”송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쪽에서는 말을 끊었다.“그것에 대해서는 제가 보기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송연아는 미간이 세게 찌푸려졌다. ‘이건 나랑 재경 선배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거잖아?’“저는 재경 선배의 여자친구가 아니고 그냥 단순한 친구예요. 재경 선배한테 볼 일이 있는 것뿐입니다.”송연아는 해명했다.“전화 달라고 해주세요.”말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송연아는 소파에 앉아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심재경이 상처에서 헤어나오는 방법이 밖에 나가서 방탕하게 노는 거였어?윤이가 송연아의 머리카락을 잡고 있어 송연아는 아들을 토닥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윤이와 놀아주는 데 집중하였다.윤이는 이제 점점 더 안정하게 잘 걸었다. 처음에는 자주 넘어지고 하더니.“윤이 최고야.”송연아는 아들을 안고 그의 볼에 뽀뽀했다. 금방 밥을 다 먹은 찬이가 와서 이 광경을 보더니 눈을 깜빡이며 속으로 윤이가 지금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처럼 이렇게 컸을 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니까 말이다.찬이는 털썩 소파에 앉았다. 송연아는 찬이를 보며 말했다.“밥 먹는데도 힘들어?”찬이가 말했다.“공부하는 게 힘들어요.”“다 잘 배웠어?”송연아가 묻자 찬이가 조금 자랑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어려워지고 아는데 못 배울 게 뭐가 있어요?”쯧쯧... 이 말투.송연아는 찬이를 테스트해 보려고 했다.“산울림 외울 수 있어?”찬이는 바로 외우기 시작했다.“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 혼자 들었다 산울림.”송연아는 계속해서 물었다.“지구.”“지구는 하나의 꽃병. 꽃 한 송이 꽂으면 밝아오고 물 한 모금 뿌려주면 더욱 밝아오지만, 꽃 한 송이 시들면 금방 어두워진다. 지구는
문을 열자 심재경이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려는 게 보였다. 송연아가 그를 불러세웠다.“어디 갔다와요?”심재경은 몸을 펴면서 뒤돌아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야.”송연아가 물었다.“제가 전화했었다고 얘기하지 않던가요?”심재경의 얼굴에는 얼핏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비췄고 궁색한 것 같기도 했다.“나한테 전화했었어?”심재경이 물었다. 송연아는 아주 확신에 차게 대답했다.“네. 전화했었는데 어떤 여자가 받더라고요. 선배가 씻고 있다고 얘기해서 제가 씻고 나오면 저한테 전화를 주라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얘기 안 하던가요?”심재경이 웃었다.“나한테 얘기 안 했어.”송연아가 물었다.“진심이에요?”심재경이 다가와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뭘 말하는 거야?”“전화 받은 여자요.”송연아의 말에 심재경은 개의치 않는듯했다.“그냥 여자 하나일 뿐인데 진심이고 뭐고 할 게 뭐 있어. 그냥 육체적인 수요일뿐이야.”“...”송연아는 얼굴을 찌푸렸다.“자포자기하는 거예요?”심재경은 진지하게 말했다.“아니. 내가 무슨 속세를 초월한 신선도 아니고. 내가 여자를 찾아서 하룻밤을 보내는 게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가?”송연아는 확실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아무 여자나 찾아서 그냥 잔다고?’“남자들은 다 그래요?”송연아의 물음에 심재경이 말했다.“다 비슷해!”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너희 강세헌은 아닐 거야. 다른 남자들이랑 다르게 잘 참거든.”송연아는 콧방귀를 꼈다.“끝에 붙은 한마디는 선배가 세헌 씨를 위해 변명을 하거나 뭘 감춰주는 것 같네요.”심재경이 말했다.“너는 세헌이랑 함께한 시간이 짧지도 않은데 걔가 행실이 어떤지 모르겠어?”송연아는 이렇게 말할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강세헌에 대해 믿음이 있었다.“선배도 본인이 알아서 하세요!”송연아는 말하고는 일어서서 방으로 가려고 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송연아도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심재경이 그녀를 붙잡았다.“전화했다며 무슨 일인데?”송연아는 이마를 치며 이 일을 어떻게 잊
“찬이는 아직 어리니까 먼저 접촉해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단번에 보아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주 흥미가 있어 보입니다.”이영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송연아를 쳐다보지 못하는 것 같았고 시선을 마주치지도 못했다. 송연아는 아들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사실 이영 씨가 무술 같은 걸 가르쳐줬으면 해요.”찬이가 싸울 때 쓰라고 하는 게 아니라 커서 호신용으로 쓰게 하고 싶었다. 송연아는 마음속으로 강세헌이 장차 회사를 찬이에게 물려주리라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강세헌이 이번에 사람한테 당해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했다는 것을 보고 이후에 아들도 이 길에 들어서게 될 때 찬이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면 했다.이영이 말했다.“그럴게요.”송연아는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한혜숙한테서 윤이를 받아 안았을 때 핸드폰이 울려서 화면을 보니 안이슬한테서 온 전화였다. 송연아는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쪽에서는 안이슬의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송연아는 안이슬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요? 울었어요? 명섭 씨랑 싸웠어요?”“아니.”송연아가 물었다.“그럼...”심재경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송연아는 방으로 들어갔다. 심재경은 송연아의 행동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러는 거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지?’“어머님, 연아 왜 저래요?”“아닌데,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데?”한혜숙은 송연아가 수상해 보이는 점이 없다고 느꼈다. 심재경은 송연아가 자기를 피한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 하지만 심재경도 빠르게 알아차렸다. 송연아가 누구의 전화를 받으면 이렇게 자신을 피하겠는지, 당연히 안이슬의 전화였다. 사실 송연아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명섭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을 보는 순간, 심재경은 마음을 완전히 접었었다. 자신과 안이슬은 이번 생에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만약 어느 날 안이슬이 돌아오는 날이 있더라도 심재경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