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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말을 할수록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낮아졌고, 심지어는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섞여 있었다.

“이슬 씨, 미안해. 정말로 다신 이런 일 없을 거야.”

그의 말투는 단호했다. 안이슬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 있다가 완전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 이럴 일이 있을 거라는 걸 생각했어야 했다. 그녀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과거의 일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차피 결혼 전 일이었고 양명섭도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신경이 쓰인다고 해도 그건 양명섭 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문제이다. 안이슬은 양명섭이 어떤 결정을 하든지 존중할 거라고 생각하며 이불을 덮고 누웠다.

“명섭 씨도 얼른 자.”

말하고 눈을 감았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은 너무 평온했는데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그녀 역시 자기가 이렇게 조용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양명섭이 물었다.

“화났어?”

“아니, 화 안 났어.”

안이슬은 진심 화가 안 났고 또 화를 낼 자격이 없었다. 자기 일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하다는 것은 자기 잘못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무슨 말을 할까?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것도 필요 없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어떡하자는 건가?

양명섭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었기에 자책했다.

“이슬 씨,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양명섭이 말하며 안이슬 옆으로 다가갔는데 이번에는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번 일 때문에 양명섭과 이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자!”

양명섭은 안이슬의 마음에 응어리가 생긴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슬 씨, 사람이면 누구나 잘못할 때가 있나 봐.”

안이슬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나 화 안 났어.”

양명섭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당신을 몰라? 마음속으로 다음에 또 그러면 이혼할 거라고 생각했지?”

“...”

안이슬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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