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2화 혼인 신고한 남자친구

점심 시간, 권하윤은 통화 목록을 넘겼다.

“시영 언니한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저녁에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요?”

민도준은 반찬을 짚어 하윤의 그릇에 올려 놓았다.

“밥 먹을 때는 핸드폰 내려놔. 밥 다 먹고 얘기해.”

“네.”

하윤은 얼른 핸드폰을 내려놓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었다.

두 사람이 먹고 있는 건 다름아닌 하윤이 전에 말했던 해원의 특색 음식이다. 그리고 이 곳은 예전에 어머니의 음식이 지겨워 오빠와 동생을 데리고 함께 외식했던 곳이다.

사장은 음식을 내오면서 하윤을 알아보았는지 허허 웃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네. 오빠랑 동생은 같이 안 왔네?”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사장은 밖에서 떠들어 대는 음악가 집안, 재벌 간의 경쟁 같은 건 모르는 듯했다. 그저 친근한 고향 사투리로 안부를 전할 뿐.

하윤은 그 말에 눈을 내리깔며 애써 씁쓸함을 숨기려 했다.

“일이 있어서 안 왔어요.”

“그렇구나. 동생이 우리집 구운 만두를 그렇게 좋아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매번 올때마다 2인분씩 시켰잖아.”

허허 웃으며 음식을 내려놓던 사장은 그제야 하윤의 맞은편에 남자가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총각은 혹시 남자친구?”

자기가 자란 고향이라 그런지 하윤은 왠지 쑥스러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다 맞은편에 앉은 도준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고는 흠칫 놀라더니 한마디 보충했다.

“혼인 신고까지 한 남자친구요.”

사장은 활짝 웃었다.

“오빠랑 우리 가게에 올 때만 해도 꼬맹이였는데, 벌써 결혼했다니. 시간 참 빠르네.”

이윽고 반가운 마음에 농담을 던졌다.

“오빠가 동생 참 아끼는 것 같던데, 동생 결혼하다고 엄청 울었겠네.”

‘오빠…….’

하윤의 눈에는 씁쓸함이 더해졌다. 승우는 하윤이 결혼한 것도, 혼인신고 한 것도 직접 본 적이 없다. 하윤도 가족을 본 지가 까마득하고…….

사장이 떠난 뒤, 식욕이 떨어진 하윤은 만두를 젓가락을 쿡쿡 찌르며 도준의 눈치를 살폈다.

그때 도준이 눈꺼풀을 쳐들며 하윤을 살폈다.

“말해. 또 뭐?”

“전에……, 저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