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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속죄

“게다가 너 이제 곧 살인범이 될 거잖아.”

민시영의 말에 갑자기 혼란스러워진 케빈은 짧게 깎은 머리를 들며 시영을 바라보았다.

“그건…….”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운 시영의 눈에는 비아냥이 가득 섞여 있었다.

“일부러 민재혁과 같은 감방을 고집한 게 그 원인 아니야? 내가 뭐 이제 갓 사랑에 눈을 뜬 어린애로 보여? 영웅을 좋아하게? 꿈 깨.”

“주인의 말도 안 듣는 개 따위는 그저 날 짜증나게 할 뿐이야. 네가 나한테 진 빚은 사람 하나 죽이고 감옥살이한다고 씻을 수 있는 게 아니야. 고작 그렇게 벗어나려고 해? 너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 속죄해야 해!”

케빈은 시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젯밤 숙취도 모자라 오늘 이 곳까지 오느라 고생해서인지 눈은 이미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솔직히 시영이 이토록 다급하게 이곳까지 온 것은 케빈이 살인을 저지를까 봐 겁나서다. 그러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으니까.

시영은 케빈이 살아 있기를 원한다.

심호흡을 한 케빈이 끝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알겠습니다.”

“탁!”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영은 수화기를 탁 내리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문 앞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 문을 연 순간, 시영은 다시 민씨 집안 아가씨로 돌아왔다.

이윽고 문 앞에서 오랫동안 기다린 변호사를 바라보았다.

“사건 다 파악했나요?”

“네. 케빈 씨 사건에 허점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추형탁과 민재혁의 범죄에 가담한 증거도 적고요. 기껏해야 방조죄인 데다, 죄를 자백하여 단서를 제공한 점을 감안해서 원래라면 경범죄로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데 케빈 씨가 변호사한테 협조하지 않고 재판에서 모든 죄를 인정하여 결국 중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만약 케빈 씨만 협조하면 제가 다시 재심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영은 손을 닦던 물 티슈를 버리며 입을 열었다.

“감형하면 얼마 정도죠?”

“많아서 3년이요.”

‘3년…….’

“혹시 더 감형은 안 되나요?”

변호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케빈 씨가 한 일이 모두 스파이로 수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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