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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나이가 어려 달래기 힘들다

다시 병실로 돌아가는 정다정의 뒷모습을 보며 한민혁은 낮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두 모녀가 생각보다 단단해서 다행이네요.”

“그러게요.”

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두 사람은 권하윤의 도움으로 더 편한 생활을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모녀는 그러지 않았다.

장옥분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자 하윤은 얼른 민혁에게 물었다.

“오늘 아침 혹시 도준 씨와 함께 정씨 집안 식구들 찾아갔어요?”

“네. 그 집 식구들이 도준 형 때문에 겁먹어서 헛구역질을 해대는 꼴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하윤 씨는 모르죠? 저는 그 자리에서 웃겨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민혁은 아무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심지어 하하 소리 내어 웃다가 이내 뭐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어, 혹시 도준 형이 말 안 해 주던가요?”

“안 했어요.”

하윤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민혁은 하윤의 기색을 한참 동안 살펴보다가 하윤이 화를 내지 않자 또 다시 도준의 칭찬을 이어갔다.

“솔직히 그 정도 일에 도준 형이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는데, 그 사람들이 주제도 모르고 하윤 씨한테 손찌검했잖아요.”

하윤은 어느새 마음이 풀려 저도 모르게 도준을 걱정했다.

“그래도 그렇지 조 국장과 함께 시찰하러 온 사람들이 아직 안 떠났는데 정씨 집안 사람들이 또 소란을 피우면 어쩌려고 그랬대요? 여긴 경성도 아닌데,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는지.”

하윤의 말에 민혁은 더 분발해서 말을 이었다.

“그러게 말이에요. 그러니까 도준 형한테 전화해서 좀 뭐라고 해요.”

민혁은 하윤이 얼른 도준의 연락처 차단을 풀었으면 하는 바람에 열과 성의를 다해 도준 편을 들었다. 도준이 이미 직접 손을 썼다는 것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그렇다고 민혁의 그런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하윤이 한참 동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끝내 도준의 번호를 눌렀으니까.

대기음이 약 두 번 정도 울리는가 싶더니, 통화는 이내 연결되었다.

“혹시 지금 통화할 수 있어요?”

전류에 섞여 흘러나오는 남자의 목소리는 가볍고 느릿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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