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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여전히 그리워하는 거죠?

민도준은 조바심에 눈살을 팍 구겼다.

“꼭 그렇게 말해야겠어?”

“그럼 어떻게 말하기를 원하는데요?”

하윤이 반문했다.

“바보처럼 도준 씨가 공은채랑 바다 위에서 얼마나 붙어먹었는지 모른 체하라는 거예요? 아니면 제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잊으라는 거예요?”

“그간 제가 해원에 가겠다는 걸 극구 말렸던 건 공은채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숨기기 위해서였잖아요! 제가 바보처럼 도준 씨를 향해 계속 꼬리 흔들기를 원한 거예요? 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말을 마친 하윤이 차에서 내리려 할 때, 도준이 그녀를 다시 안으로 잡아 끌었다.

“이거 놔요!”

“됐어. 그만해.”

도준은 몇 번 만에 하윤을 제압사고는 아예 조수석에 있던 그녀를 자기 품에 끌어안았다.

“아직 화풀이도 안 했으면서 도망치면 자기만 손해잖아. 내가 자기를 이렇게 괴롭혔는데 적어도 뭐라도 건지는 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만하고 우리 얘기 좀 해. 응?”

하윤은 도준의 품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튼튼한 그의 다리 위에서 도망도 칠 수 없었고, 힘있는 팔에 꽉 안겨 움직이지도 못했다.

‘그런데 얘기 좀 하자고? 저는 나를 협박하고 있으면서.’

하윤은 도준과 한마디도 섞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렸다. 차라리 보이지 않으면 화도 덜할 테니까.

하지만 도준은 이에 불만을 표하기는커녕 하윤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하윤의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내가 잘못했어. 이혼하자는 것 빼고 뭐든 들어줄게.”

“하, 그럼 공은채 목숨을 갖고 싶은데, 그건 돼요?”

공기 속에는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서로 눈을 마주치는 순간, 도준의 눈에 드리웠던 욕망은 이내 어둠으로 대체되었다.

“착하지? 다른 거로 바꿔.”

분명 귀를 간지럽히는 듣기 좋은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하윤의 심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윽고 싸늘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안 되죠? 역시 공은채는 건드리지 못하겠죠?”

한껏 구겨진 도준의 미간 아래 날카로운 눈빛은 하윤을 매섭게 보고 있었다.

“앞으로 자기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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