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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모른 체 넘어가다

민도준은 이곳까지 운전으로 온 모양이다.

심지어 그 사이 담배를 적잖게 피웠는지 문을 닫는 순간 차 안에서 나는 담배 연기가 남자의 몸에서 나는 냄새와 한데 섞여 더 심각하게 코를 자극했다.

답답한 공기에 하윤은 손을 들어 창문을 열었다. 이것으로나마 도준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을 덜어내야 했으니.

하지만 이런 겁 없는 행동에 옆에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이쪽도 열어줄까?”

가슴이 점점 답답해 괴로웠지만, 방금 전 저를 도운 도준의 행동을 되새긴 하윤은 끝내 감정 없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왜 왔어요?”

도준은 하윤을 힐끗 살피더니 옆으로 바짝 다가가더니 마침 하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거리에서 멈췄다.

“자기가 나 보러 오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직접 왔지.”

“이제 봤으니 가요.”

하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이제 방금 왔는데 벌써 쫓아낸다고?”

도준은 긴 손가락으로 하윤의 시선을 막은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는가 싶더니 굳은살이 박힌 손으로 하윤의 귀를 따라 점점 내려갔다.

그 순간, 머리카락이 막아주지 않은 탓에 남자의 숨결이 귓가에 직접 느껴졌다.

“보기만 해서 될 리가 있나.”

하윤의 몸은 본능적으로 움츠렸고 귀불까지 귀여운 홍조를 띄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피부에서 괴로움이 느껴지자 하윤은 불편한 듯 고개를 홱 돌렸다.

연달아 거절을 당하자 도준도 끝내 인내심이 바닥 났는지 커다란 손으로 하윤의 머리를 감싸며 억지로 그녀의 머리를 자기 쪽으로 돌렸다.

거친 동작에 하윤은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도준은 오히려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하윤의 목덜미를 문질렀다.

“자기야, 나 건드리지 마.”

하윤은 더 이상 도준의 힘을 당해낼 수 없자, 자포자기하 듯 힘을 풀고 도준을 째려봤다.

“왜요? 여기서 하려고요? 끝나면 갈 거예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참기 힘들단 말이지. 하지만 이 성격이 잠잠해질 때까지 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은데.’

잠깐 고민하던 도준은 손가락을 하윤의 얼굴에 튕기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어쩜 그런 생각밖에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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